정감독의 이주의 영화 리뷰 - 동물,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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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독의 이주의 영화 리뷰 - 동물, 원
  • 류용철
  • 승인 2019.09.0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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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이 영화는 4년간 청주동물원에서 촬영하였고 동물원을 심도깊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감독 왕민철님은 관객과의 대화에서 '동물원을 막연히 반대만 하다가 동물들과 그 공간을 제대로 잡아내고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환경, 자연에 대해 반성적 사고를 하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동물원은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비난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될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은 지난 5년간의 활동이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동물원이라는 공간은 그곳을 운영하는 사람들, 일하는 직원들. 그리고 운영비를 지원하는 의회와 운영의 주체인 시. 그리고 관람객들. 동물원을 둘러싼 다종다양한 사람들의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힌 곳이 그곳입니다. 싫다고 외면하는 순간 동물에 아무 관심없는 사람들이 영향력을 행사해냈던 곳. 우리가 할 일은 그 복잡한 관계의 사슬속에서 우리 편을 찾고 동물들 편에 서지 않는 사람들을 가려내고 동물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청주동물원은 개장 이후 제대로 된 리뉴얼조차 이루어진 적이 없던 곳입니다. 개장 때 관람객의 동물에 대한 인식과 현재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인간의 집도 시간이 지나면 고쳐야 하는 만큼 동물의 집 역시 마찬가지겠죠. 그러나 동물 사 하나 짓는데 억대의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동물의 집을 고치는데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정치인들에게 동물원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영화는 그 열악한 환경에서 동물을 돌보고 치료하는 사육사와 수의사들의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습니다. 청주동물원은 삵의 보전을 위해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연구하는 곳이며, 건강한 독수리는 야생방사훈련을 거쳐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구조센터에 들어온 장애가 있는 독수리를 보호하는 곳입니다. "다친 동물은 평생 보호하고 건강한 동물은 보호와 훈련 후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원칙은 상대적으로 예산과 인력이 없는 동물원으로서는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박람이 (호랑이)를 치료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는 점입니다. 동물원은 대부분 내부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청주동물원은 내부 사정을 공개해주었습니다. 박람이는 어느날부터 보행에 장애가 왔고 검진을 위해 충북동물의료센터로 운송되었습니다 검진 결과 오랜 기간 좁은 활동공간에서 살다보니 디스크가 왔던 것입니다. 고령인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안락사를 권유했지만 수의사선생님들은 수술을 진행합니다. 박람이는 수술 과정에서 심정지가 와 사망을 합니다.

멸종위기에 놓인 야생동물들과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수의사, 사육사)의 보통의 하루를 영화로 그려내고 청주동물원의 이야기를 숨김없이 보여주면서 관객들 각자의 마음에 자리 잡은 동물원에 대한 기억들과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동물원의 풍경이 겹치며 묵직한 여운을 남길 작품 동물원 아이의 손을 잡고 영화를 보러가는 것 이상 좋은 경험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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