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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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의 기도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9.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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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박승

 

서울의 지인으로부터 보내온 17세기 어느 수녀님의 기도문이다. 기도문을 읽으면서 오늘의 나를 돌아 보면서 공유 하는 마음으로 소개한다.

기 도 문

주님, / 주님 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 언젠가는 / 정말로 늙어 버릴 것을 / 저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금 /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않게 하시고 /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 잡고자 하는 /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 하기를 좋아 하는- /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결국엔 / 친구가 몇 명 남아 있어야 하겠지요 / 끝없이 / 이 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 아예 입을 막아 주소서 / 내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 그 것에 대해 /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은 /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기꺼이 / 들어줄 은혜야 어찌 바라 겠습니까만 /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아 줄수있도록 도와주소서

제 기억력을 좋게 해 주십사고 / 감히 청할 순 없아오나 제기억이 다른 사람의 / 기억과 부딪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 조금이나마 들게 하소서 / 나도 가끔 틀릴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 주소서 / 저는 성인까지 되고 싶진 않습니다만 / 어떤 성인들은 더불어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 그렇더라도 심술궂은 늙은이는 / 그저 마귀의 자랑거리가 될 뿐입니다

제가 눈이 점점 어두워 지는 건 어 쩔수 없겠지만 /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 그 들에게 그 것을 선뜻 말해 줄수 있는 /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아  멘

목포 문화원 향토문화 연구위원
목포 복음교회 장로
나홀로 시인   박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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