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입개선과 대학의 개혁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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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입개선과 대학의 개혁 (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09.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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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신서 칼럼의 구신서.

 

최근 법무부 장관임명을 둘러싸고 소위‘조국대첩’이 거의 한달 동안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국론이 극도로 분열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포함해 3명의 장관과 3명의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이번 과정을 통해 공평과 공정의 가치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평범한 국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상실감을 다시 한 번 절감할 수 있었다. 무거운 마음” 이라고 토로하면서 “국민을 좌절시키는 기득권과 불합리의 원천이 되는 제도까지 개혁해 나가겠다”며 “특히 교육분야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 고교서열화와 대입 공정성 등 기회의 공정을 해치는 제도부터 다시 한 번 살피겠다”라고 말했다. 그 간의 논란의 핵심적 요인이 대학입시제도에 있고 초중고 교육이 대학입시에 예속되어 있는 구조의 개혁을 의미한다. 또한 자립형 사립고, 특목고 등의 고교서열체제의 개혁의지를 밝히었다고 볼 수 있다. 교육개혁을 추진할 정권초기에 기대를 모았던 전임 김상곤 전 교육부총리가 시간만 날려버리고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국가나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큰 후회가 되는 시점이다. 이제라도 우리 교육모순의 처음이고 모든 것인 대입제도개선의 시작이 되길 희망하면서 대입제도 개선방향에 대한 생각을 2회에 거쳐 나누고자 한다. 

우리의 대입제도와 대학서열체제 무엇이 문제인가?

먼저, 우리나라의 대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수학능력시험,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의 일제고사로 학생을 측정하고 여러 방식으로 조합하여 그 결과로 학생을 서열화하여 선발하고 있다. 크게 보면 학교종합전형, 내신전형 등의 수시전형과 수능중심의 정시전형으로 나누어져있다. 학교종합전형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암기위주로 학습한 결과를 측정하여 이를 입시의 기준으로 삼는 방식이다. 이러한 성취시험을 통해 학생을 서열화하는 입시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는 일본,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 한정되어 진행되고 있다.

두번 째로 입시위주의 교육의 또 다른 문제점은 시험위주교육으로 인해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학능력시험은 고등학교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들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시험위주교육 뿐만 아니라 사교육 수요를 증폭시키고 있다.

대학입시를 위한 획일적인 교육과정 운영은 우수한 학생들은 정해진 수준의 문제 풀이에 자신의 지적 역량을 허비하여 창의적 영재로 발전하는 기회를 잃어버리고, 기초학습부진 학생 역시 자신의 수준에 맞는 학습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경쟁의 낙오자로 낙인찍히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큰 폐해라 할 수 있다.

셋째, 수능형태의 표준 성취시험은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까지 줄을 세운다. 각각의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의 수준이 시험성적으로 세밀하게 비교되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나라에나 대학의 서열은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서열체제는 대학의 실질적인 서열이 연구나 교육, 사회봉사와는 거리가 먼 신입생의 성적(특히 수능)에 의해 매겨지고 이러한 서열이 대학구성원의 연구 및 교육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잘 바뀌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넷째, 한국의 대학 서열체제는 수도권 집중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수도권은 입학정원의 34.8%를 차지하고 있으나 수능상위 4%의 68.8%를 차지하고 있다. 지방 인재의 수도권 유출로 인한 지역경제력 유출도 심각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학서열체제에서의 순위 역시 수도권과의 거리와 반비례하는 추세로 진행되고 있다. 수도권 4년제 일반대학(80개 대학)들은 대부분 100%에 가까운 충원율을 보인 반면 지방 소재 4년제 일반대 134개 대학들은 학생수 감소로 인한 미 충원율이 가속화 되어 폐교까지 이르는 심각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정부에서 지역대학육성책을 통해 지방의 산업과 대학을 연계하는 교육과정 운영 및 취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지역의 낙후된 산업 구조를 고려하면 지방 대학 출신은 중소기업 취업이나 1차 산업에 종사하고 수도권 출신은 대기업이나 3차 산업에 취업하는 구조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 지방대학의 ‘대학서열체제 순위 하락 → 입학자원의 감소 및 질적 하락 → 취업률 저하 → 지역인재 유출 → 지역경제 악화’의 악순환이 반복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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