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이상한 ‘느린 도시' 목포...시민 호응 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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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 이상한 ‘느린 도시' 목포...시민 호응 얻을까
  • 김영준
  • 승인 2019.09.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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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시티 = 관광지 개발’ 인식 한계
“교통대란 걱정하는 슬로시티가 어디 있나”
외달도 달리도 만은 진짜 슬로아일랜드로
목포시는 지난 6월 25일 슬로시티 발상지인 이탈리아 오르비에또에서 열린 2019 국제슬로시티 총회에서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목포시는 지난 6월 25일 슬로시티 발상지인 이탈리아 오르비에또에서 열린 2019 국제슬로시티 총회에서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슬로시티 목포’를 표방하는 목포시 행정이 아귀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슬로우 시티란 공해 없는 자연 속에서 그 지역에서 나온 음식과 문화를 공유하자는 느림의 삶을 영위하는 도시를 말한다.

‘불편함이 아닌 자연에 대한 인간의 기다림’을 주제로 하며, 급하고 빠르게 사는 것보다 천천히 살며 한가롭게 거닐기, 듣기, 권태롭기, 꿈꾸기, 기다리기, 마음의 고향을 찾기, 글쓰기 등 무한 속도 경쟁의 디지털 시대보다 여유로운 아날로그적 삶을 추구하는 것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일 목포해상케이블카 개통을 앞두고 밀려드는 관광객과 차량으로 인한 혼잡이 예상됨에 따라 목포시는 교통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시는 지능형 교통체계(ITS) 구축과 교통종합상황실 설치를 마무리하고 시험 가동에 나서는가 하면 주차 공간 추가확보 등에 골몰하고 있다.   

목포시의 수요전망에 따르면 목포해상케이블카의 연간 이용 예상인원은 136만 명으로, 하루 최대 예상 관광객은 유달산 8192명, 고하도 5461명 등 1만3653명에 이른다. 1일 최대교통량은 3600대(승용차 3323대, 버스·기타 277대), 주말 피크시간대(토요일 오후 2~3시 사이)에는 유달 승강장(531대)과 고하 승강장(405대)에 936대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호 목포시 안전도시건설국장은 “해상케이블카 개통에 따라 서해안에서 진입하는 ‘고하대로’ 구간이 교차로가 많아 극심한 차량지체가 예상된다”면서 “ITS체계를 통해 신호조절, 교통분산 등을 유도하고, 주말 등 북항지역 불법주정차 즉시단속 등을 통해 목포를 찾는 관광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도로와 주차장이 한정된 상황에서 밀려드는 관광객들의 교통 불편을 최소화 시킨다면 정주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교통 대란’과 ‘느림의 도시 목포’ 슬로시티, 목포시 행정의 양면이다. 모순이다. 

지난 6월 22일 국제슬로시티 지정 직후, 목포시는 “세계적 브랜드인 슬로시티 로고마크를 각종 마케팅과 홍보활동에 사용할 수 있어 도시 브랜드가치 향상과 관광객 증가 효과 및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슬로시티 = 관공지 개발’, 김종식 시장이 이끄는 목포시 행정의 인식이다.    

민선 7기 출범 초부터 김종식 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목포를 팔아먹겠다’고 강조해 왔다. 김 시장은 목포를 팔아먹기 위한 전략으로 ‘4색(色)의 도시’를 내세웠다. ‘항구 도시, 맛의 도시, 슬로시티, 문화 도시’이다. 천만 관광객 시대를 열 김 시장의 밑그림이다.

‘목포를 어떻게 포장해야 잘 팔아먹을 수 있을까’ 그 고민의 끝에 슬로시티가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 오르비에토에서 시작된 슬로시티 운동의 본연의 정신은 어디가고 껍데기인 천박한 상업성만 남았다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지난 6월 국제 슬로시티 총회에서 국내 16번째로 국제슬로시티 인증을 받은 목포시는 오는 10월 1일 목포시민의 날 행사에서 국제슬로시티 비젼 선포식을 갖고 내년부터 관련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펼친다는 계획이다. 당초 시는 9월까지 슬로시티 목포의 미래 비전과 정책방향을 담은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단계별 추진전략과 관광 브랜드화 등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해 10월 ‘슬로시티 목포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늦어지고 있다. 슬로시티에 대한 철학이 부재하니 ‘슬로시티 목포’라는 가치에 부합하는 정책이 제대로 나올 리 없다. 시는 오는 9월 시의회 임시회에서 행정적인 지원에 대한 근거 마련을 위해 ‘목포시 슬로시티 지원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방침이다. 

현재, 목포시가 구상 중인 ‘슬로시티 목포’의 세부 추진계획은 권역별 사업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콘텐츠로 외달도와 달리도를 묶는 ‘슬로아일랜드’권, 원도심과 유달산권, 만호동 근대역사거리권, 갓바위권 등이다. 이 중 원도심과 유달산권, 만호동 근대역사거리권, 갓바위권 등은 이미 관광 상품화가 진행됐다.

슬로시티 지정된 후 목포MBC 대담에서 김 시장은 “외달도 달리도는 자연 환경을 잘 살려 가면서 정말 우리나라에서 슬로우시티로서 새로운 목포의 특성을 살리는 멋진 슬로우시티, 쉬어 가는 아늑한, 조용한, 그러면서 좋은 슬로우시티를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자연경관, 전통문화와 슬로푸드가 보전된 외달도와 달리도는 어촌 뉴딜 300사업과 조화를 이뤄 국내 최대 바다정원으로 조성할 계획으로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이다.  

관광차로 분비는 ‘느림의 도시 목포’에서 외달도와 달리도 만이라도 제대로 된 ‘슬로시티 목포’가 되길 바란다.
김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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