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에 반영 안돼 사실상 폐기
公약은 空약일 뿐?… 사과라도 해야할것
[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 지난 23일 스물 세 번째 ‘노인의 날’을 맞아 목포 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기념행사가 열렸지만 지역 노인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한쪽에선 “김 시장, 약속이 허풍이었나요” 한숨소리가 들렸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선거판을 흔든 김종식 시장의 노인복지공약이 28일 현재, 내년도 목포시 예산에 전혀 반영되지 않아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목포시장 선거 개표결과, 김 시장이 0.2%차이인 292표로 초접전 끝에 승부를 거머져 ‘어르신 취미활동비 10만원 지급’ 공약이 막판 노인층 표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여 그 동안 이 공약의 이행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선거기간 뿐만 아니라 민선7기 출범 이후 줄곧 ‘어르신 취미활동비 10만원 지급’ 공약은 재원 마련의 문제 등으로 실현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목포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3만5000 여명이며, 매년 2% 정도 노인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100% 시비로 지급하고 있는 노인목욕비 쿠폰도 올해 18억원에서 내년 21억원으로 증액했다.
김 시장 임기 동안 이 공약 사업을 시행하려면 1600억원이, 년간 44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현재 목포시의 가용 가능 예산은 250억원 정도. 시가 사용할 수 있는 가용 재원의 2배에 달하는 예산이 매년 필요한 셈이다. 사실상 실현 불가능해 보인다.
시는 차선책으로 하위 10% 어르신들에게 1년에 10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도 알려졌으나 이 예산도 최소 40억원의 재원을 충당해야 하므로 재정여건이 열악한 목포시로서는 이마저도 실행하기가 쉽지않는 상황이다.
이 공약의 파열음은 처음부터 곳곳에서 이어졌다.
당선 직후 열린 지역 당정협의회 자리에서 이 공약이 거론됐고, 이에 대해 김 시장은 “시 재정 형편을 고려해 볼 때 사실상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아 논란에 휩싸였다. 이 공약 이행과 관련, 목포시는 그 동안 여론의 여러 요구에도 공식입장을 유보해 오다 민평당과의 당정협의회 자리에서 첫 입장을 내놓은 것이었다.
김 시장의 이 공약은 올 3월 제346회 목포시의회 임시회에서 다시 논란이 됐다.
김 시장은 시의회 시정질의에서 이 공약에 대해 “보건복지부 승인이 어렵고 여러 여건상 어렵다면 과감히 폐기 하겠다”고 답변했다. 보건복지부의 “신중하게 접근하라”는 답변을 전제하고 나온 답변이란 점에서, 사실상 공약 폐기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시정질의한 김오수 시의원은 “중기지방제정계획에도 반영이 안됐다. 지급할 계획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지난 선거 막판에 던진 ‘어르신 취미활동비 10만원 지급’ 공약은 공약 폐기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김 시장의 행정력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며 “지킬 수 없다면 지금이라도 김 시장이 공약 파기를 선언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고 일갈했다.
"취미활동비 10만원을 준다고 해서 찍었는데, 이제 와서 안 한다니…"라고 노여워하는 지역 노인들을 김 시장이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