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신안 섬, 그 섬에 스토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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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신안 섬, 그 섬에 스토리가 있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10.3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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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과학대학교 요트디자인융합과 정은채 교수
정은채 교수
정은채 교수

[목포시민신문]  윤박사님!~ 우리 학생들과 섬 탐방을 통해 해양레저관광 디자인개발을 하고자 합니다!” 신안군 섬 경관 팀장인 국내 유일의 실무적 역할로 섬이 가야 할 방향을 누구보다 잘 아신 윤박사님께서 우리 학생들을 위해 기꺼이 함께 해 주시겠다고 하셨다. 10월의 가장 청아한 날, 신안군 압해면 송공항 여객선터미널에서 만나 우리 학생들과 섬 해양(공공디자인) 탐방 길에 작은 배낭을 메고 찾은 신안군에 기점·소악도라는 섬, 우려했던 멀미는 다행히 한 사람도 없었고, 모두들 섬 탐방에 희망과 호기심 가득한 즐거운 모습들이었다. 그저 어느 SNS에서의 ‘4개의 섬을 잇는 힐링 로드 작은 산티아고라는 메시지를 보고 결정된 탐방 길로 과연 어떤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인지? 오는 11월 중에 이 야심찬 프로젝트가 완성되어 진다고 한다.

썰물 때만 드러나는 노둣길을 따라 이어지는 작은 섬으로 천혜 오염되지 않는 자연환경 그 자체로 하루에 두 번 바다 위로 길이 드러나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야 고립을 피할 수 있다. 그 섬에는 예수의 12제자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 열두 곳을 국내외 작가들의 열정으로 지은 순례길이라 한다. 우리는 다 완성 되어지지 않은 순례길을 미리 먼저 가본 셈이다. 고립된 섬에서는 풍요로운 자연경관과 바다의 움직임은 살아있는 그 무엇에 금방이라고 뛰쳐나올 듯하다. 고요함과 적막함까지...

교회인지, 성당인지, 아니면 고즈넉한 암자인지도 모를 작은 예배당은 작가들의 열정과 애잔한 섬의 스토리가 담겨 있었다. 여기를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열정과 스토리는 예술과 낭만 그리고 감동과 환희를 줄 수 있는 섬이 될 것이다. 전남의 섬은 2,100여 개가 넘는 섬으로 신안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섬이 많다. 그동안 섬에 대한 관심과 고찰이 부족했고 최근에야 비로소 섬 해양 정책에 다양한 변화와 투자가 시작되었다. 특히, 우리 전남의 서남해안의 연안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뻘밭으로 귀한 자원이 되고 있다. 하루 두 번 썰물이 되면 바다는 저 멀리 멀어지고 얕은 수심의 바다는 뻘밭으로 귀한 자원들을 물씬물씬 드러낸다.

그 갯벌을 건너기 위해 푹푹 빠지며 갯벌에 돌을 던져 돌이 잠기면 다시 돌을 넣고, 또 넣고 해서 섬과 섬 사이로 이어진 징검다리 길이 바로 노둣길이라 한다. 그 중 제일 긴 노둣길이 신안의 병풍도 섬이다. 병풍도는 물이 빠지면 어미 섬인 병풍도부터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까지 노둣길로 이어져 있어 우리는 그 4개의 그림 같은 섬들을 만날 수 있으며 이름하여 기점·소악도라 부른다.

이 섬이 전라남도가 5년에 걸쳐 40억 원을 지원하는 가보고 싶은 섬사업에 선정이 되어 섬 연출가의 예술적 상상력과 예술가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지는 감동의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다. 섬은 고립과 절절한 애환과 설움 그리고 자포자기한 시간들로 전해 내려왔으나 이제는 감동과 희망 그리고 사랑이 있는 섬이 되고 있다.

섬 스토리의 핵심 키워드는 작은 예배당이었다. 4개의 섬을 잇는 12Km의 소소한 길에 예수의 12사도를 상징하는 열두 개의 작은 예배당으로 섬과 육지를 잇는 삶의 애환을 이야기하고 산티아고의 순례길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글로벌 작가들과 함께 마지막 제작에 몰두하고 있었다. 제작하는 작가들의 뜻깊은 열정들은 담아 아마도 영화 소재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12개의 작은 예배당의 모티브는 기독교인 비율이 90%가 넘는 기점·소악도 주민들이 이런 프로젝트에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민 대부분이 기독교인으로 기점·소악도에 지어진 예배당은 기독교 교회만은 아니라고 한다. 윤박사님께서 굳이 말하자면, 천주교의 공소에 가깝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고 불교 신자에게는 절집에 딸린 암자일 수도 있고, 이슬람교도들에게는 기도소 일 수도 있고, 종교가 없는 이들에게는 그저 다리 쉼을 하면서 고요히 묵상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일 수도 있으며 종교를 떠나 모두에게 행복한 공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기점·소악도의 예배당을 순례하기 위해 우리는 압해도 송공항에서 바로 대기점도로 들어갔다. 송공항을 출항한 철선은 천천히 이 섬, 저 섬 다 들려서 1시간 20분여 만에 대기점도에 도착했다. 섬에 닿기도 전에 숭고한 예배당의 모습이 작게 보인다. 열두 개 예배당 중 첫 번째 예배당인 베드로의 집이 보이고 있었다. 제방 끝 하얀색의 벽에 파란색 원형 지붕으로 베드로의 집은, 배 위에서도 한눈에 보여진다. 그리스 산토리니풍이 생생히 연상되어진 이국적 분위기의 배경으로 바다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예술 그 자체였다. 기점·소악도의 12순례길에서는 1에 하나씩 만나는 스토리가 있는 예배당에 대한 기대감은 설레임으로 벌써 다가왔다. ~ 다음 예배당은 어디인가! 그래 어서 가보자. 가면서 또다시 돌이켜 본다. 섬 해양은 미래의 무궁무진한 에너지의 산실이란 것을, 그리고 그 출발점은 낭만항구 목포에서부터 시작이다. 그 섬들의 플랫폼, 목포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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