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청춘창업의 시작, 그 후 2년... 건물주 바가지 임대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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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 청춘창업의 시작, 그 후 2년... 건물주 바가지 임대료만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11.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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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낡고 비어있는 상가 들어 와 주는 것만도 만족하던 건물주
다시 ‘목포시 월임대료 지원 최대 75만원’ 안내문만 남아
해지면 발길이 닿지 않은 곳에서 청춘창업 분투
지역축제 빠짐없이 무료체험 자원봉사 나서기도

[목포시민신문=박광배시민기자] 봄은 피어나고 가을은 물 든다. 봄은 터트리고 가을은 스며든다. 기온이 비슷할지언정 둘은 이토록 다른 계절이다. 2017년 늦은 봄 목포시가 지속가능한 도시 재생을 위해 문화예술 및 청춘창업 지원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창업자를 모집 한 이후로 어느덧 세 번째 맞이하는 가을이다.

목포시 목원동 도시재생 선도 지역 내 차 없는 거리, 수문로, 빛의 거리 등 원도심 상징 거리와 목마르뜨거리, 구름다리거리, 김우진거리 등 관광루트에 상가 등을 리모델링하고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문화예술과 청춘 분야 창업자를 선정·육성하는 사업을 목표로 미술, 공예, 조각, 사진, 공연, 전시, 디자인 등 문화예술 분야와 외식, 판매, 서비스, IT 등 다양한 분야로서 서류심사와 발표 등을 거쳐 선정된 창업자들은 점포당 리모델링 최대 3000만원, 상가 임대료 및 보증금 50% 최대 2000만원 등 창업지원 보조금으로 지원받아 이 곳 원도심에 씨앗을 뿌렸다. 그 후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뿌린 결과물을 수확할 때가 된 것이다. 과연 2년의 시간동안 원도심은 어떻게 변화 되었을까? 

원도심의 명암 

시작은 순조로웠다. 당초 목포시는 창업자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창업교육과 맞춤형 멘토링, 컨설팅, 홍보지원을 하고 창업 후 모니터링 및 운영컨설팅으로 경영 안정화를 지원하고 원도심이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더욱 증가되는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였다. 80,90년대 목포의 가장 왕성했던 이 곳 거리 곳곳에 임대를 알리는 안내판이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십 수 년 간 걸려 있던 공간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줄 거란 기대가 임대인들 사이에 도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대부분 처음 창업하는 청춘창업자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틀 안에서 창업활동을 하기란 여간 녹록지 않았다. 목포시도 처음 목표와는 다르게 창업자금 지원 후 이렇다 할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거기엔 임대인들도 한 몫을 차지했다. 당초 낡고 비어있는 공간에 들어 와 주는 것 만 으로도 만족한다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걸려오는 임대문의에 하루가 다르게 임대료가 상승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말이 실감 났다.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80만원이던 빈 상가가 일주일이 지난 후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200만원이 되었으니 말이다. 임대안내문에 목포시 월임대료 지원 최대 75만원이라고 친절하게 써 놓은 임대인들도 간혹 있었다. 그렇게 힘겹게 들어간 건물의 상태는 더 심각했다. 최소 30년에서 족히 백 년은 돼 보이는 건물들은 인테리어 수준을 넘어 기초공사 및 설비를 다시 해야 했다. 

해지면 발길이 닿지 않은 곳에서 청춘창업 분투 

우여곡절 끝에 49개의 청춘들이 목원동에 둥지를 틀었다. 창업과정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던 터라 소위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생각 그 이상으로 원도심 공동화 현상은 심각했다. 목포역과 세무서를 중심으로 자리 잡은 이제는 몇 남지 않은 회사와 사무실 퇴근시간이 되면 유령도시가 된다. 드문드문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대부분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집으로 향하는 발길이다. 이에 청춘창업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거리 활성화를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만 했다.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홍보가 우선이었다.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는 빠짐없이 참석 해 무료체험 자원봉사를 했으며 협의체를 만들어 십시일반 회비를 걷어 자체적으로 행사도 개최 했다. 201812월 오거리 레트로 감성의 소환하라오거리 7080’이 그 첫 행사였다. 지난 2019세계마당페스티발 기간에는 청춘창업물놀이북새통-물총대첩도 개최 하여 큰 성황을 이뤘다. 이 외에 코레일과 협업하여 코레일 내일로, 하나로 패스를 이용객들이 청춘창업점포 방문 시 다양한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청춘창업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벌써 지난 10월부터 목포시와의 창업협약기간이 종료 된 창업자들이 발생하기 시작 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높은 임대료에 대한 무거운 부담이 당장 현실로 다가왔다.

목포시와 임대인 그리고 청춘 창업자들간의 상생협약서는 보기 좋은 종이조각에 불과 했다.

2년의 임대계약종료와 동시에 대부분의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상승한 임대료에 대한 부담감에 계약연장을 포기한 창업자들은 갖은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예로 아직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워줄 것을 강요당했다. 방송에서 보던 건물주의 횡포가 바로 여기 있었다. 폭언과 욕설은 기본이거니와 다 무너져가는 건물을 기초설비부터 시작해 건물 내 외관을 말끔히 고쳐 놨더니 예전모습으로 원상복구하고 나라가며 어깃장을 놓았다. 목포시와 협약으로 인해 창업기간을 꼭 지켜야만 하는 청춘창업자 입장에서는 갖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인근 건물주들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열어 사업에 대한 취지와 동의를 얻고, 참여 시키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원도심 건물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상태에 따라 월세 와 업종을 나열 해 입주자들이 선택하는 형태였다면 오히려 오랜 기간 빈 점포를 세놓으려는 임대인들의 경쟁으로 월세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착한 건물주를 모집하자는 대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또 변화의 흐름을 따라야 한다. 왕년에 이 곳이 어떤 동네였는데 라는 감성에 젖은 채 멈춰있다면 다시 죽은 거리로 변할 수밖에 없다. 그 죽어가던 거리를 젊은 청년들이 청춘을 태워 밝게 비추고 있다. 하지만 시대를 역행하는 왕년에 잘나갔던 건물주의 마인드와 꽉 막힌 행정이 찬물을 끼얹고 있는 건 아닐까. 판도라의 상자 마지막에 남았던 희망처럼 바뀔거라는 그리고 바꿀거라는 희망을 품고 청춘창업자들은 오늘도 원도심의 마지막까지 불을 밝히고 있다.

/목포청춘창업협의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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