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강갑수 목포노인대학 학장] 법치가 너무 허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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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강갑수 목포노인대학 학장] 법치가 너무 허술하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9.12.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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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강갑수
목포인성학교 교장, 목포노인대학 학장, 전라남도교육삼락회 회장

[목포시민신문] 고대 중국에 전국시대가 있었다. ()나라 비롯해서 위(), (), (), (), (), ()7개국이 서로 힘을 겨루며 으르렁 거리던 때가 있었다.

이때 진()나라에는 효공(孝公)21세로 국군(國君)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 먹히지 않으려면 나라가 부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재를 찾는다는 공고를 했다.

이때 마침 위()의 재상 공숙자 밑에서 중서자(中庶子) 벼슬을 하고 있던 위앙(衛鞅)이라는 사람이 위의 국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어 주유천하를 하는데 진나라 땅에 들어서 보니 인재를 찾는다고 한다. 위앙은 처음에는 제왕지도(帝王之道)를 설파했다. 효공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위앙은 주제를 바꾸었다. “변법을 제정하고 철저하게 시행하면 온 백성이 안정되어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 것이며 지방관원들의 수탈도 없어지므로 부국강병의 나라로 발전할 것이오라고 열변을 토했다.

효공은 무릎을 탁 쳤다. “바로 네가 내가 찾는 자로다하면서 즉석에서 위앙을 좌서장에 임명하고 당장 변법을 만들라고 재촉했다. 그리고 변법의 시행도 위앙에게 전부 위임했다.

위앙이 변법을 만들고 시행하는데 적지 않은 기득권자들의 저항이 있었다.

원래 변혁이나 개혁은 혁명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검찰개혁을 한다고 오래전부터 시도해 왔지만 검찰의 저항에 부딪히고 말았다. 개혁에 대한 기득권자들의 저항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똑같다. 그러나 위앙의 변법시행에 관한 실천 의지력은 강력했다.

그런데 백성들도 당시에는 나라를 별로 신뢰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위앙은 변법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서 간단한 이벤트를 구상한다.

도성남문밖에 통나무를 북분밖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상금으로 십금(拾金)을 주겠노라고 방을 써 붙였다. 그러나 응모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러자 위앙은 상금을 오십금으로 대폭 인상했다. 그러자 한 사나이가 통나무를 옮겼다. 위앙에게 찾아가니 상금을 약속대로 오십금을 주었다. 이 소문은 온 나라 방방곡곡으로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간단한 이벤트 하나로 국가에 대한 신뢰는 회복 되었다. 성공한 이벤트였다.

백성들의 준법정신이 철저해졌다. 그렇게 2년이 지났다. 그런데 태자 건()이 범법(犯法)한 것이다.

위앙은 난감해졌다. 태자 건에게 벌 주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를 가르치는 스승에게 옷에 먹물을 입히는 경()이라는 형벌을 내렸다.

그런데 4년이 되자 또 태자 건이 범법했다. 그러나 위앙은 태자 때문에 변법시행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범법자는 지위고하(地位高下)를 막론하고 법대로 처벌한다는 대원칙을 재확인했다. 특히 위앙은 장차 국군(國君)이 될 태자에게 벌을 주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위앙은 장차의 불이익(不利益)을 감수할 각오로 태자 건에게 법대로 코를 베는 형벌을 내렸다.

효공도 태자에게 가하는 형벌에 간여하지 아니했다. 위임사항이기 때문이었다. 이리하여 진나라에는 불법, 비리, 비행, 부조리, 착취 등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진나라의 경제는 날로 부흥했고 국력도 급진적으로 향상되어 갔다. 드디어 위앙은 군사행동을 감행한다.

제일 먼저 타겟이 된 곳은 위공이었다. 위앙을 죽이려 했기 때문이다. 위앙은 위나라를 침공하여 많은 읍성을 점령했다. 그 공로(功勞)로 상()15개 읍성을 효공 22년에 하사 받아 상군으로 봉해진다. 이때부터 위앙은 상군 또는 상앙이라 불리운다.

진효공은 44세를 임기로 졸한다. 상군은 즉각 도망친다. 그러자 태자 건이 혜문공으로 즉위하자 상군을 모반죄로 추포 거열형(車裂刑)으로 처형한다. 그러나 혜문공은 상앙이 만들고 시행해 온 변법은 그대로 존속시켰다. 그리하여 혜문공의 고손인 염정이 11세에 즉위하고 그가 천하통일(天下統一)의 과업을 이루었고 스스로가 짐을 진시황제라 부르라고 하명했다.

진나라가 천하통일의 과업을 이룩한 그 원동력은 상앙의 변법시행에 있었다. 우리가 역사를 통해서 배워야 할 것은 법질서가 엄정하게 시행되는 나라는 부강했고 법질서가 문란한 나라는 부정과 부패, 부조리, 권력남용 등이 판을 쳤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런 나라. 그런 정권은 망하고 만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12/12 군사쿠데타의 주역으로 대법원에서 사형을 선고 받은 죄인 전 대통령 전두환은 사면복권되었으면 반성하고 조신하며 조용히 있어야 할텐데 12/12 40주년이 되는 지난 12일에 당시의 공모자들과 강남의 고급식당에서 샥스핀 파티를 가졌다 한다.

5/18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신분으로 법원에는 알츠하이머 때문에 출석할 수 없다고 하고서 골프를 치러 다닌다고 한다. 1천억원의 추징금을 내라고 하니까 29만원 밖에 없다고 배짱을 내밀었다. 이러한 거물급은 대한민국의 사법권으로는 어찌하지 못하는 것인가.

성폭행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배우 장자연 사건은 왜 밝혀 내지 못하는가. 235,000명의 시민이 장자연 사건을 재수사해 달라고 청와대에 진정서를 전달할 정도로 국민은 지금까지의 수사결과에 불신을 가지고 있다.

김학의 별장사건도 깨끗하게 밝혀 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법기관의 수사력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인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시에 계엄령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미국으로 도피하여 기소중지 상태이다. 미국과는 범죄자 인도협약을 맺고 있는 줄로 아는데 왜 소환하지 않고 있을까.

관세청에 따르면 2억원 이상 1년 이상 세금미납자수가 개인이 172명 법인이 85개소이며 총미납액이 9천어원이란다. 개인최고 미납액이 4505억원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인가. 요즈음은 tv만 틀면 유재수 전 부산 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은 하명수사 의혹 등 권력형 비리로 보이는 사건들로 가득 매우고 있다. 조국 정국이 막 잠잠해 지려는가 했더니 권력형 비리의혹으로 시끄럽다. 국회는 어떤가. 국회의원의 연봉은 15176만원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연봉을 받고 있다. 9명의 보좌관의 연봉도 국고 지급이다. 사무실 보조는 별도이다.

그런데 일은 하지 않고 싸움질만 하고 있다. 불썽사납다.

국회의원에게도 무노동 무임금제 실시로 어떨까. 하기야 이거도 국회의원 자신들이 정하는 일이니까 아무리 국민이 외쳐대도 소용없는 일이겠지.

그래서 국회의원을 선출할 때 잘 생각해야 할 일이다. 우리의 법망이 너무 허술해 나라 안 사정이 이러한데 국제정세마저 심상치 않다. 러시아와 중국의 비행기는 왜 우리 영공을 드나들고 있을까. 일본은 왜 우리 무역전쟁을 풀지 않으려 하는가. 북한의 김정은은 우리 대통령과의 약속을 어기며 미국과의 대화서도 선뜻 나서지 않은 걸가. 이럴 때 일수록 진나라의 상군과 같은 강직한 법조인이 출현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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