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감독의 영화이야기] '바람의 언덕' 세계가 주목하는 독립예술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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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의 영화이야기] '바람의 언덕' 세계가 주목하는 독립예술영화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2.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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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영 감독의 신작 ‘바람의 언덕’

[목포시민신문] <들꽃>(2014), <스틸 플라워>(2015), <재꽃>(2016)을 거쳐 박석영 감독의 신작. 이 영화가 바로 <바람의 언덕>(2019)이다. ‘꽃 시리즈로 불리던 세 편의 연작에서 박석영은 삶의 체념과 의지 사이를 오가며 길 위를 떠돌던 소녀들의 난망과 아이들을 잃은 줄도 모른 채 살아가는 어른들의 무감을 그려왔다. 목포 국도1호선 독립영화제와도 인연이 있으며 정하담 배우와 김태희 배우와 목포를 방문한 기억이 있는 박석영 감독이 <바람의 언덕>을 목포 시민과 만나기 위해 3월에 방문한다.

이 영화는 그렇게 세상을 떠돌고 삶에서 도망쳤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잠시나마 서로를 응시하고, 아득한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시간이다. 미리 말하자면, <바람의 언덕>은 우연처럼 찾아온 영화였으나 비겁하지 않은 극중 인물들을 통해 박석영감독은 전국을 돌며 이 영화를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친절함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이 과정은 감독과 배우 그리고 관객 모두에게 힘을 주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에서 중년 여인 영분(정은경)은 오랫동안 간호한 남편이 세상을 뜨자 의붓아들 용진(김태희)을 두고 고향 태백으로 향한다. 언제나 그녀는 삶을 새로이 시작하고 싶었다. 아니, 늘 새롭게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였다. 한편, 한희(장선)는 태백에서 필라테스 학원을 운영하는데, 살림이 그리 넉넉해 보이진 않는다. 이따금 찾아오는 호흡 곤란 증세도 그녀를 괴롭힌다. 새 삶을 찾아 고향을 등진 영분과 언젠가는 잃어버린 혈육을 만나고픈 한희, 영화는 크고 작은 만남의 순간을 거쳐 마침내 심중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두 사람을 곁에서 지켜본다. 삭풍이 훈풍으로 변하는 바람의 언덕에서 우리는 위안과 휴식을 얻을 수 있을까.

매번 마주하게 되는 삶의 밑 언저리에서 우리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우리 자신을 볼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진짜 내 안의 안식처를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항상 여성이 중심이 되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결국 계속 진행? 하는 인물들의 시간들은 결국 포기가 아니라 또 다른 여정이며 계속 진행하는 현재인 것이다.

서로에게 무책임한 우리들 각각의 모습이지만 결국 우리는 다시 제자리로 가기 위한 우리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이다.

3월이 되면 박석영 감독과 배우들 모두가 목포 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을 방문한다. 이날 독립영화관에 목포 시민들로 가득차 영화 속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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