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이철호 칼럼니스트] 코로나 바이러스의 정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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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이철호 칼럼니스트] 코로나 바이러스의 정치·경제학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2.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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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칼럼니스트

[목포시민신문]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전염병은 하나의 도시를 유령화하고도 부족하여 전 인류를 전율케 하고 있다. 우한이 진원지인 까닭에 우한폐렴이라고 하였으나 우리 정부는 이 전염병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통일하여 부르기로 하였다. 중요한 것은 이름이 아닌 것 같다. 중국, 우리나라 그리고 전 세계가 방역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지만 확산되어가는 기세는 왜 이리도 거센지 그 끝을 가늠할 수가 없다.

역사적으로 전염병이 창궐했던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알베르트 까뮈는 오죽했으면 페스트를 소설의 소재로 삼았을 정도이고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역저 ··에서 구대륙인들이 신대륙을 침탈하는 과정에서 전염병이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인류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전염병은 말라리아이다. 그 역사는 무려 30만년이나 되고 3~6억 명을 저 세상으로 보낼 만큼 질기고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아직도 발병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3억 명의 생명을 훔쳐간 천연두를 들 수 있겠다.

정치·문화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전염병 중에 안토니우스 역병은 로마제국의 황제인 아우렐리우스를 포함하여 500만 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정치·경제를 송두리째 흔들었다. 14세기 중반 유럽에서 발병하여 10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최소 7500만에서 2억 명 정도, 당시 유럽인구의 30~40%를 앗아간 가장 악질적인 흑사병은 공중위생에 대한 경각심과 하수도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16세기 초 구대륙인이 신대륙을 점령할 때 발진티푸스, 홍역, 두창 등 전염병은 의도치 않게 어마어마한 살상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중남미의 잉카와 아즈텍 문명을 순식간에 쓸어 버렸다. 북미와 호주의 원주민들 또한 구대륙인들이 전해준(?) 전염병으로 인해 무수하게 사라지게 되었다. 무려 200년 넘게 유행하여 1억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유스티니아누스 역병도 상당한 악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밖에 현대에 와서 에이즈라 불리는 HIV 바이러스도 많은 사상자를 냈다, 전염병은 인류가 지구상에 생존해오면서 끊임없이 맞서온 강적이었다. 그러나 늘 인간은 이것들을 넘어서 여기까지 이르렀다. 예방백신과 항생제 등을 개발하여 인류를 구하였고 문명 발전을 지속가능하게 하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계 정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 확산을 방어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나름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 발생 때 초동대응을 공고히 함으로써 선방한 전례가 교훈이 되었을 것이다. 반면 보수야당은 과거 사스 사태 때 늑장대응으로 방어선이 무너졌던 경험 때문에 정부여당을 몰아세우고 있는 듯하다. 다분히 4월 선거를 의식한 여론몰이라는 느낌이 없진 않다. 여야를 막론하고 백성들의 안위를 염려하는 것은 좋지만 정략적인 접근은 영리한 시민들이 곧 알아차린다는 것도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예상대로 주식시장에는 단기폭락사태를 불러왔다. 주가하락 상황이 장기화할지 여부는 이 바이러스의 확산 정도와 투자자들의 심리에 달려있다고 본다, 과거 금융실명제 실시 발표나 미국의 9.11테러사태 등은 단기폭락을 불러왔지만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대응하기 어렵지 않다. 우습게 표현하면 사고 싶었던 우량주를 마음껏 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물론 향후 패러다임의 변화를 고려해야겠지만. 사상 최대 규모 지역에 이르는 전염병이 될지도 모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접하면서 과거 필자가 펀드매니저였던 시절을 회상해 보았다. 국내외 모든 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자산배분이나 투자종목선정에 피를 말려야 한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변수까지도 고려하여 수천억 원에 이르는 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이와 같은 질병의 발생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예상 가능한 사건이라면, 변동성이 큰 주식투자비율을 낮추는 자산배분전략이나 특화된 투자종목으로 대응하겠지만 단기에 대규모 주식의 매수·매도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FED(연방준비위원회)도 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제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전염병은 소비나 여행 등 인적이동을 감소시키게 된다. 이는 교역의 감소로 이어지고 자금의 이동 또한 감소시키게 된다.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재정확대나 통화완화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사태의 정점이 언제가 될지 모두의 관심사이다.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지만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정치와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는 필연이다. 마지막 한 가지! 주식시장이 과매도 국면에 진입하면 매수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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