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독의 이주의 영화] 이장-올해 아시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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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독의 이주의 영화] 이장-올해 아시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영화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2.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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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35일 개봉하는 정승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영화 이장은 어쩌면 가족의 적나라한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진짜 가족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아버지의 묘 이장과 이장에 따른 보상금 때문에 다섯 남매가 모인다. 그런데, 4명은 함께했지만, 막내인 아들은 행방을 알 수 없다. 고향 큰아버지는 장남 없이는 묘를 열지 못하겠다고 역정을 낸다. 막내 승락(곽민규)을 찾기 첫째 혜영(장리우), 둘째 금옥(이선희), 셋째 금희(공민정), 넷째 혜연(윤금선아)이 나선다.

이들 5남매에겐 나름의 고민이 있다. 그 고민은 모두 가부장제에서 비롯된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인 고민들이다.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금옥, 평범한 주부인 금옥은 남편 때문에 고민이 커가고, 결혼을 앞둔 금희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10년째 대학생활을 하는 페미니스트 혜연은 가부장적 세상과 매번 불화를 겪는다. 집안 막내이자, 유일한 남자인 승락은 자신이 책임져야 할 문제를 만나자 두려움에 숨어버린다.

영화는 이렇게 5남매를 통해 가부장제가 가족 사이에 심어준 차별과 모순을 잘 보여준다. 그것은 가족의 문제를 넘어 육아휴직 때문에 직장을 그만뒤야 하는 사회적 차원의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남성들은 너무 쉽게 가부장제가 주는 편의 속에 숨어버리곤 한다. 영화 속에서 결혼을 앞둔 금희가 필요 경비를 꼼꼼히 계산해 남자친구에게 보내자 남자친구는 금희에게 생활비를 너무 많게 계산했다며 치약 칫솔 등 생활용품은 내가 부모님 집에서 자주 가져오면 된다고 말한다. 가부장제는 이렇게 남성들에게 부모라는 식민지를 합법적으로 지배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부모라는 식민지는 남성들에게 때론 무한한 착취 경제를 제공한다.

이런 가부장적 현실은 무엇이 전통이고, 가족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영화 이장은 정승오 감독이 어릴 적 제사를 지내면서 고모와 누나는 절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누군가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의식인 제사에서 가족 내에 차별받는 존재가 있다는 것, 가족 내의 차별을 둘러싸고 있는 철옹성 같은 외피의 정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된 작품이다.

영화 이장20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되어 CGV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을 수상했고, 35회 바르샤바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작품 최초로 신인감독경쟁 대상 & 아시아영화진흥기구가 수여하는 넷팩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또한 이장기생충과 함께 북미 최대의 아시아 영화 전문 매체인 AMP(Asian Movie Pulse)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 TOP 25에 선정되는 등 해외에서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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