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정은채 목포과학대 교수] 섬의 가치와 섬 주민의 풍요로움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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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정은채 목포과학대 교수] 섬의 가치와 섬 주민의 풍요로움을 위해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3.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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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채 교수(목포과학대학교 요트디자인융합과)

[목포시민신문] 은 영해를 지키는 이 나라의 첨병이다. 한국의 영해는 영토의 3배가 넘고 그 소중한 영해의 중심에 섬들이 있다. 섬은 국토의 변방이 아니라 국토의 전위로서 이 나라 3700여개의 섬들은 저마다 독창적인 문화의 꽃을 피우며 역사를 만들어온 바다의 별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섬은 버려진 땅이었고, 섬 소외의 시작은 섬이 변방으로 밀려나면서 부터다. 본디 섬이 변방은 아니었다. 세상의 중심이었으며, 바다와 섬은 육지보다 더욱 활력 넘치는 삶의 공간이었다.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청해진(완도)과 벽란도, 거문도와 흑산도, 영종도, 선유도 같은 섬들은 국제 해상교류의 중심지였다. 공도정책으로 조선시대 수백 년 동안 섬은 버려졌다. 대한민국에 들어서도 섬과 섬사람들은 소외와 차별을 천형처럼 안고 살아야 했다. 지금도 섬 소외는 진행형이다.

오랫동안 버림받은 섬들. 그 섬을 지켜온 것은 바로 섬사람들이다. 그런데 섬사람들은 아직까지도 국민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권조차 소외되어 있다. 여객선은 여전히 대중교통이 아니고, 먼 바다 섬들은 일 년에 칠팔십일씩 교통이 단절되는 현대판 유배를 살고 있다. 섬에는 기본적인 응급의료 시설도 부재하다. 제때 치료받지 못해 작은 사고로도 목숨을 위협받는 일이 허다하다. 섬사람들은 또 육지에서는 당연히 누리는 문화 혜택으로부터도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국민으로서 의무는 다하면서 권리는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섬사람들의 소외와 차별을 개선 시켜주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깨달았다. 섬사람들 스스로 힘을 모아야만 이 차별과 소외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음을.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섬은 더 이상 방치하고 버려도 좋은 부속 도서가 아니다. 섬은 해양 영토를 지키는 첨병인 동시에 해양생물, 광물, 수산자원의 보고다. 국가는 더 이상 섬들을 부속 도서로 천대하지 말아야 한다. 국가의 영해와 소중한 해양, 생물자원들을 지키는 섬 주민들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 주어야 마땅하다.

박종만 작.
박종만 작.

섬은 그 자체로도 소중하지만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가치 또한 크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벌써 2백 년 전에 섬은 우리나라의 그윽한 수풀이니 진실로 경영만 잘하면 장차 이름도 없는 물건이 물이 솟아나듯, 산이 일어나듯 할 것이라고 섬의 가치를 설파한 바가 있다. 수산업, 광업, 레져 산업 등 섬 산업을 고도화, 다각화하여 섬 경제를 활성화하면 대한민국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제 섬을 변방에서 해양수산의 4차 산업혁명시대 중심으로 대전환이 필요하다. 늦었지만 정부에서도 시대적 요구와 섬의 가치를 인식하고 88일을 국가기념일인 섬의 날로 지정했고 2019년 제1회 섬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전국섬주민협의회가 설립됐다. 그러나 법적, 대표성에서 미비한 점이 많아 섬 주민들과 각계 의견을 모아 전국섬주민협의회를 더욱 발전적으로 계승해 비영리 법인 사단법인 한국섬주민연합중앙회로 명칭을 변경해 새롭게 설립하고자 한다. “)한국섬주민연합중앙회의 설립을 통해 섬의 생태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이 나라 모든 섬 주민들이 국민으로서의 기본권을 보장받고, 지속가능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데 힘을 모으고자 한다. 섬 주민들과 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섬의 주권을 되찾기 위한 여정의 첫걸음으로 섬마을 행복걷기를 통해 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섬 주민들과 함께 풍요로운 삶의 여정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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