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서산동 보리마당 할머니들의 이색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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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서산동 보리마당 할머니들의 이색 전시회
  • 류용철
  • 승인 2020.03.05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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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명 3개월간 준비 36점 전시 ‘눈길’
‘서산동네 사람들 이야기에 물들이다’ 서산동 보리마당 시화골목에 전시된 할머니 35명의 작품을 감상 중인 관광객들. 사진은 광주일보 갈무리.

[목포시민신문=유용철기자] 조기새끼이야기로 유명한 목포 서산 다순구미에서 갯내와 함께 한평생 살아온 할머니들이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와 그림으로 풀어낸 이색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전시는 서산동 보리마당 시화골목에서 펼쳐지고 있는 서산동네 사람들 이야기에 물들이다’. 65세 이상 할머니 35명이 3개월 동안 준비해 모두 36점을 전시했다.

우리 영감이 옛날에 선장을 해서 돈 많이 벌었어. 집에서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뚝딱 만들어주고 해서 편하게 살았어. (중략) 시방도 막둥이아들하고 사는데, 근디 아들이 혼자 사니까 좋은 색시 있나 좀 알아보소.”(황성섭 할머니)

영감하고 딸 하나밖에 안 뒀어. 연탄 나르는 일을 했지. 지금은 길도 좋아졌는디, 그때는 길도 옹삭해서 힘들었어. 지금은 관절염으로 손가락이 떨려. 내 나이 시도 못할 정도로 많제. 영감은 진즉에 가불었어.”(양지심 할머니)

할머니들이 평생 살아오면서 못다한 이야기나 마음 속에 간직해 온 이야기, 기억에 남는 이야기, 행복했던 순간들을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듯 그림으로 풀어냈다. 맞춤법이 틀려도 좋고, 수준 있는 그림도 아니지만 어머니 혹은 그 어머니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는 가슴 뭉클한 사연이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전시회를 기획한 기린의 숲 책방지기 김해경 씨는 동네(보리마당 시화골목)3군데로 나누어져 있어 맘이 아팠다. 골목 간 서로 연결고리를 만들고 이 마을에 사는 자긍심도 심어주기 위해 마련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김씨는 이번 전시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주민공모사업이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나갈 생각이라며 글을 모르는 할머니들이 적지 않아 그림책을 활용한 문해(글을 깨치는)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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