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신서의 교육이야기] 코로나19의 엄습! 교사와 학부모 무얼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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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신서의 교육이야기] 코로나19의 엄습! 교사와 학부모 무얼 해야 하나?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3.2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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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신 서 / 전남도교육청 정책기획자문관

[목포시민신문] 전국 유치원과 초··고등학교 개학이 32일에서 9일로 또, 23일로 잇따라 연기됐다가 다시 2주 뒤인 46일로 미뤄졌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한 특단의 조치다. 사상 처음으로 진달래 피는 3월 개학이 아닌 ‘4월 벚꽃 개학이 현실화되면서 휴업 기간이 총 5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들은 여름·겨울방학을 3주 줄인 데 이어 법정 수업일수(··190)10% 이내로 단축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때문에 당장 1학기 중간·기말고사, 각종 체험학습을 비롯한 학사일정이 전면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해 일선 교육현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개학 추가 연기(휴업연장)로 수학능력시험(수능) 연기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능을 1,2주 연기한다면 올해 1119일로 예정된 시험일은 1126일 또는 123일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학 추가 연기로 수업일수가 줄어듦에 따라 수업시수를 줄이기 위한 고시 개정 작업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천재지변이나 교육과정 운용상 필요시 '초중고 수업일수 190(유치원은 180)에서 10%를 줄일 수 있다'는 법규에 따른 것이다. 3차 추가 연기로 2주일간 더 개학이 연장돼 수업일수가 총 10일 줄어들어 올해는 180일만 수업해야 된다. 하지만 현행 법규상 규정된 수업일수 감축과 달리 기준 수업시수는 줄일 수 있는 규정이 따로 없어 학생과 교사에게 큰 학업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수업시수를 채우기 위해 일선 학교에선 7~9교시 수업도 강행해야 할 상황에 내몰린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상황을 인지한 교육부가 일선 학교의 혼란을 막기 위해 기준 수업시수를 규정한 교육과정 고시 긴급개정 카드를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수업일수가 줄어든 비율에 연동해 수업시수를 줄여야만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연히 추진되어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이 모두 일은 4월 개학 전에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진정된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다. 학생들은 밀집된 공간속에서 밀접 접촉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확진학생이 학교에서 한 명만 발병해도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밖에 없다. 해당 학교는 당장 폐쇄 되고 감염되지 않은 학생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수업일수, 수업시수 등의 학사일정으로 다른 학교에서 더부살이 수업을 받아야 할 긴박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학교 일선에선 최악의 상황에 맞는 조치들이 충분히 준비되어야 한다. 그래야 법적으로 확진자가 나온 학교의 학생 전원이 유급되는 또 다른 교육대란을 막을 수 있다.

교수출신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교사에 대한 인식

개학 연기로 일선 학교 교사들은 출근하여 자기반 학생들과 상견례도 하지 못하고 3주째 전화와 SNS 등으로 소통하고 과제를 검사하고, 대면 학습이 아닌 온라인 학습으로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교사들은 단순 지식의 전달자를 뛰어 넘어 학생과 교류하며 높은 수준의 자기 효능감을 가지고 있을 때 자기가 하는 일에 더 많은 창의성과 열정을 발휘한다. 이런 교사들의 열정과 창의적 노력이 학생들의 학업성취와 학습동기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것은 오래된 교육학의 정설이다.

필자도 교사는 부모와 형제 다음으로 학생을 이해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당사자이며, 때로는 학생간 다툼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공정하게 지도해야할 상황에서 조차 자기반 학생입장을 두둔하는 경우까지 발생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게시 글이 이러한 평범한 교사들에게 찬물을 끼얹고 자존감을 떨어뜨렸다.

조 교육감은 개학연기로 계약이 미뤄진 비정규직 교원들의 대응책 요구에 대해 사실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습니다라며 후자에 대해서 만일 개학이 추가 연기된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코로나19로 학교 문이 닫히면서 교육공무직과 방과 후 학교 강사 등은 현재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 문제를 돌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라는 표현은 정도에 지나쳐 보인다. 교사나 행정공무원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온몸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정부와 지자체와는 다르게 교육부, ·도교육청은 공문으로 싸우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일선학교가 싸우기를 독려하고 있는 교육감은 일 안하고 월급 받는 그룹일지 모르지만 자기 자식과 같은 학생들을 만나지 못한 채 허허러운 맘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교사를 지칭하며 일 안한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초·중등교육과 학교현장을 이해하지 못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울, 경기, 대전, 전북, 부산 5개 지역의 교육감이 대학 교수출신이다. 교수를 하면서 이 땅의 교육 개혁이나 학교현장의 변화를 위해서 학자나 교육행정가의 입장에서 노력하는 것에 경의를 표하지만 분명한 것은 학교나 교실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일천함으로 인해 학생과 교사들에 대한 인식과 문제를 파악하는데 부족함이 있어 아쉽다.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8년동안 대학 교수 출신이 전남도교육감을 맡았었다. 재임기간 전남교육의 학교 현장의 변화는 얼마나 이루어 졌는지, 외형적 변화만 만연했는지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지금도 일선 학교에서 교사들은 교육 활동과 동떨어진 일들에 시달리며 생활하고 있다. 과중한 행정업무, 도를 넘는 악성 민원, 교사 홀대에 이어 교사혐오까지 만연한 상태다. 학교의 교육 활동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는 책임자라면 교사를 일 안 하고 월급 받는 그룹이라고 지칭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 다시 생각

2014416일 진도 병풍도 앞바다 맹골수도에서 세월호가 전복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6년의 시간이 흘렀다. 304명의 승객들이 구조되지 못한 채 수장됐다. 그 일은 국가의 존재이유에 대해 국민들은 묻게 되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과 교사들의 수학여행 중의 죽음은 국가책임과 함께 교육방향에 대하여 많은 화두를 던졌다.

그 해 6월 지방선거는 세월호 침사에서 비롯된 안전이 주요 이슈로 등장한 세월호 선거였다. 이제 이번 4.15 총선은 가히 코로나19 총선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은 대한민국 미래자산의 건강과 안전이다.

두 번에 걸쳐 연기되고 다시 개학이 2주 늦춰졌다. 이 초유의 사태에 일선학교의 혼란을 예방하고 지역사회 전염병 감염을 막기 위해 학교가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교사들은 코로나19 예방수칙, 지역 감염상황, 출입제한지역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안내, 학습결손이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여 제시, 취약 계층의 학생에 대해 지역사회의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식사, 일상생활이 방치되지 않도록 하는 것, 온라인 학급과 교실을 개설하여 학급의 하루와 교과의 학습량을 공유, 이 기간에 반드시 읽어야 할 도서목록제시와 읽은 책 내용을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있도록 간단히 정리양식 등을 제시한다.

, 가정에 머무는 자녀를 돌보야 하는 학부모는 그냥 자녀들의 일상을 방치하기 보다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할 일 몇 가지를 제안해보자 한다.

먼저, 휴식과 학습,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가 포함된 일과표를 작성하도록 하는 것, 컴퓨터 사용시간, 사용내용 등에 대한 합의, 운동을 부모가 함께하는 것, 적어도 학교에서 제시하는 여러 프로그램은 반드시 실천하도록 하는 것, EBS를 비롯한 온라인 학습을 자기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이 기간이 오히려 의미 있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일상의 파괴! 학교가 빨리 정상화되기를 희망한다.

집으로 피난했던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오고, 학교는 아이들의 지적, 정서적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학부모는 그런 학교를 신뢰하고 지지하는 일상의 안온한 풍경이 교육현장에서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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