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신서의 교육이야기] 코로라19가 가져올 교육의 새로운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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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신서의 교육이야기] 코로라19가 가져올 교육의 새로운 흐름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4.0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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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신서/ 전남도교육청 정책기획 자문관, 목포사회혁신네트워크 상임대표

[목포시민신문] 아프리카 오지의 나라 챠드의 문인 무스타파 달렙의 글이 세계 많은 이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 글의 일부를 소개한다.

아무 것도 아닌 '그 하찮은 것'에 의해 흔들리는 인류, 그리고 무너지는 사회, 코로나 바이러스라 불리 우는 작은 미생물이 지구를 뒤집고 있다.

<중략>

그것은 모든 것에 새로운 의문을 던지고 이미 안착된 규칙들을 다시 재배치한다.

다르게, 새롭게. 기업들이 못 해내던 일도 해냈다. 세금 낮추기 혹은 면제, 무이자, 투자기금 끌어오기, 전략적 원료가격 낮추기 등. 순식간에 우리는 매연, 공기오염이 줄었음을 깨닫게 되었고, 시간이 갑자기 생겨 뭘 할지 모르는 정도가 되었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으며, 일은 이제 더 이상 삶에서 우선이 아니고, 여행, 여가도 성공한 삶의 척도가 아님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 깊은 통찰력을 가진 문인은 집에 들어 앉아 우리에게 주는 휴머니티가 무엇인지 질문해보고 이 유행병이 주는 여러 가지를 묵상해보고 이제는 살아있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자고 제안하면서 글을 마쳤다.

순식간에 불어 닥친 태풍이 우리 자연과 생태계를 뒤집고 재배치해 새롭게 다시 시작하게 하듯이 코로나19는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삶의 부분에 역습을 가하고 있다. 대기오염, 탄소배출량 등의 전 지구적 생태환경뿐만 아니라 국가의 역할, 사회보장, 의료보험 등의 제도, 학교교육형태와 온라인 교육시장의 변화, 전자상거래의 확대를 비롯한 상품과 물류의 새로운 진화 등 헤아릴 수가 없다. 현 단계에서는 가늠조차 하기 힘들고 그 영향이나 이후 재편될 새로운 세계와 인간의 삶의 모습과 가치의 변화는 상상하기 힘들게 빠르고 광범하리란 생각이 든다.

교육 분야에서도 지금은 갑자기 불어 닥친 질병으로부터 안전한 교육을 하기 위한 대응적 성격이지만 이후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의 교육체계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촉발하리라 본다.

온라인 학교교육과 교육시장의 흐름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각국의 휴교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유네스코 집계로는 188개국의 학교가 문을 닫아 154천만 명의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온라인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인터넷망이 충실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 휴대용 기기 보급이 충분하거나 확보가 손쉬운 여러 나라들이 이미 기약할 수 없는 개교에 앞서 온라인 수업을 적극 도입했다. 우리도 4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지만 학교 등교는 기약하기가 힘들다. 1학기 내내 온라인교육으로 하겠다는 대학이 이화여대를 시작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학생들이 팬데믹(대유행)을 피해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교육은 학교 교육의 좋은 대체재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학교교육 대체제로서 온라인 교육뿐만 아니라 학원, 유학 등 온라인 교육시장도 급격한 성장과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온라인 교육 업체 위안푸다오가 강의 일부를 무료로 공개하자 500만명이 몰려들어 사이트가 2시간동안 다운됐다. 인도 스타트업 바이주스는 작년 말까지 4000만명이었던 가입자 수는 보름여만에 60% 폭증했다. 호주에서 중국인 유학생과 원어민 영어 교사를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업체 아이잉글리시는 작년 말 3만명이었던 고객이 이달 초 4만명으로 33% 늘어났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효과적인 코로나19 대책으로 꼽히는 만큼, 학생들이 온라인 교육시장으로 몰려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거부할 수 없는 추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온라인 교육이 현실화하는 데 수 년이 더 걸렸을 것을 바이러스가 온라인 교육 발전을 가속화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이러한 흐름은 질 좋은 교육을 동일하게 받을 수 있는 평등교육을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교육콘텐츠의 질에 따라 가정경제의 수준에 따라 교육 불평등을 가속화할 것인지? 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학생들의 일상의 회복, 교육기관의 지원

싱가포르 정부에서는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을 시, 다른 공공장소를 방문할 가능성이 더 높고, 학교에서 학생의 위생 상황을 점검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 등교가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후 싱가포르 사례를 연구하여 학교 등교 시에 문제를 줄이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유니세프의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로버트 젠킨스는 전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학교 문이 닫혔다.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어린이들의 교육과 사회, 경제 분야를 위해 모두의 힘을 모으지 않는다면 코로나19를 극복한 이후에도 오랜 기간 타격을 입을 것이다. 에볼라로 휴교한 예전 사례를 비춰볼 때 어린이들이 학교와 떨어진 기간이 길어질수록 다시 학교로 돌아올 가능성은 낮아진다라고 밝히고 있다.

학생들의 일상의 회복, 일상의 공간은 집이지만 긴 휴학상태인 현재로부터 일상의 회복은 시급해 보인다. 비록 온라인 체제이지만 일상성이 유지되어야 이후 회복도 빠를 것이다. 학교의 노력도 있어야 하지만 가정에서도 돌봄과 함께하는 학습생활이 유지되어야 한다. 앞서 무스타파 달렙이 말했듯이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고, 아이들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학교, 교사는 물론 학생, 학부모 모두 혼란스럽다. 인터넷망이나 기기 등 하드웨어 불균형은 선결 과제다. 영상을 통한 교육이 대면 교육과 어떻게 달라야 할지, 학생들의 수업 집중을 위해 어떤 방법을 강구해야 할지 학교의 고민도 적지 않다. 맞벌이 세대, 다자녀 가구 등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정보소외계층, 장애학생 등 대상 맞춤형 지원과 학습격차 완화를 위해서도 교사의 원격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교육기관은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대량생산체제의 산업화시기에 다수의 기술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태동한 공장형 교육기관이 오늘날의 학교의 출발이다. 이후 이런 형태의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특히 우리나라의 학교체제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물론, 칠판 앞에서 지식교육을 중심으로 해왔던 교사에게도 새로운 변신을 요구할 것이다. 지식전달자에서 조력자로, 영상,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교육매체의 활용자로, 상담과 보살피는 보호자로 더 전문화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교육청에게 제안한다.

학교예산이 정해진 항목에만 지출이 가능한 것을 코로나예산으로 변경하여 유연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한다, 온라인 강의를 위한 공용인프라 및 콘텐츠 지원에 우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도의회와의 협의도 있어야겠지만 가능한 부분은 우선 집행하고 이후 도의회의 의결을 거쳐 추진했으면 한다.

지난 IMF시기와 그 이후 우리 사회는 상당시간 후유증에 시달렸다. 폐업, 해고와 실직, 자살, 상처받은 아이들, 가정붕괴, 조손가정, 귀향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과 아픔을 겪었다. 벌써 그 아픔들은 시작되었고 IMF보다 그 아픔의 깊이는 훨씬 깊고 광범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예상하고 준비한다면 훨씬 줄어들 것이다. 아이들 성장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들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깊이, 그리고 천천히 살펴보는 것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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