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독의 이주의 영화소개] 파도가 삶을 바꿀 수 있을까? “파도를 걷는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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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독의 이주의 영화소개] 파도가 삶을 바꿀 수 있을까? “파도를 걷는 소년”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6.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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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서퍼들에게는 바다가 육지다.

끝없는 바다 육지에서는 매일 다른 모습을 한 파도가 밀려온다. 사실 '파도'라는 이름을 붙일 수도 없다. 보드 뒤를 살짝 미는 그 파도는 생에 처음 만난, 다시는 오지 않을 마지막 파도다.

파도의 크기와 모양, 밀려드는 속도, 부서지는 지점까지.

성난 야수 같기도, 연인의 눈길 같기도, 고삐 풀린 아이의 장난같기도 한 파도의 모습은 인간의 군상과 맞닿아 있다.

서핑은 바다 위에서 파도와 호흡하며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유일하게 자연스럽고, 가장 부자연스러운 양가적인 행위다. 때문에 서핑은 삶과 많이 비유된다.

"파도가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영화가 서핑을 통해 질문을 던진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본격 서핑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이 개봉했다.

특히, 부산 송정을 배경으로 한 한국 첫 서핑 소재의 웹툰 <파도를 걷는 소녀>를 만든 제작사가 기획한 서핑 영화여서 더 의미있다.

영화는 제주에서 외국인 블법 취업 브로커 일을 하는 이주 노동자 2세 김수가 바다와 만나 파도를 타고, 다시 성장하는 영화다.

방황하는 청춘들이 서핑을 통해 스스로를 만나고, 남과 소통하는 법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영화는 지난해 열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장편경쟁부문 배우상''심사위원 특별언급' 2관왕을 달성해 화제가 됐다.

이미 독립영화에서 '청춘'은 단골소재이다.

영화 <소공녀>,<리틀포레스트>,<아워바디>등은 청춘만의 색다른 자아 찾기를 담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파도를 걷는 소년>은 다른 점이 있다. 이주노동자 2세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역동적인 '서핑'이라는 액티비티를 제주를 배경으로 펼쳐낸 것도 차별점이다.

독립영화계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배우 곽민규, 드라마에서 지평을 넓히고 있는 신인 배우 김현목의 연기는 또다른 '청춘'의 모습을 입체감 있게 그려냈다.

배우 곽민규는 이 영화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평경쟁부문 남자 배우상을 수상해 '충무로 블루칩'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는 최창환 감독이 메가폰을 쥐면서 젊음이 느끼는 불공정, 억압, 경쟁, 소외의 무거움을 전혀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언어로 곡진하게 풀어냈다.

그는 단편 <호명인생 (2008)>, <그림자도 없다(2011)>때부터 노동문제, 청년실업에 대해 천착해왔다.

감독이 전작 <내가 사는 세상>에서 청년 예술가들의 실업문제를 디제잉으로 얘기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무대를 바다로 옮겨 바다와 청춘이 얘기하듯 이야기를 풀어냈다.

최 감독은 영화를 위해 제주로 아주 이주했다. 제주라는 공간이 주는 느낌을 담고, 서퍼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를 옆에서 느끼기 위해서다.

때문에 <파도를 걷는 소년>을 통해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애틋한 제주의 일상을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다.

<파도를 걷는 소년>64일부터 목포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MM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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