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목포시원도심 '마을펍 마을호텔' 시민자산화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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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목포시원도심 '마을펍 마을호텔' 시민자산화 '눈길'
  • 김영준
  • 승인 2020.07.1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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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가능한 목포도시재생을 위한 중간점검 ③
목포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중간점검'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목원동 선도사업이 2014년부터 시작됐으니 목포 도시재생사업도 7년째이다. 7년을 지나오면서 드러난 공동체 자생과 연결 문제와 시의 매칭 예산 부족 문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력 확보 문제 등을 고려, 과감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편집자 주)

만호동 ‘건맥1897협동조합’ 주민 주도, 원도심에 ‘새 바람’
지역 공간 가치 보존·정체성 확보… 새로운 시도와 대안

 

[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

만호동 건해산물 거리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마을 공동체 ‘건맥 1897 협동조합’은 마을펍(펍 1897)을 열었고 마을 소유의 게스트하우스(스테이 1897)는 공사가 한창이다.

시민자산화, 공동체 토지신탁과 같은 새로운 방식의 지역공동체 지원 정책을 제대로 적용할 수 있는 곳은 서울이 아닌 지방 중소도시다면서 지방 도시에서 도시재생의 대안적 정책을 실험할 수 있을 것신현방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지리환경학과)의 말이다.

시민자산화는 지역 주민들이 토지와 건물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자산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사용하는 대안적인 소유 방식이다. 공동 소유 자산의 관리와 운영에 주민들이 민주적으로 참여하며, 자산 운영을 통해 발생한 이익도 지역 공동체와 나눈다.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원도심이나 농어촌 지역 공동화 등의 문제를 풀 대안으로 꼽힌다. 지역자산화, 공동체자산화, 사회적 부동산 등으로도 불린다.

마을펍, 원도심의 새 바람

목포시 만호동 건해산물 거리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마을 공동체 건맥 1897 협동조합의 새로운 시도가 눈길을 끈다.

30여년 전부터 인구가 줄어들고 상권의 침체로 쇠락, 그 자체였던 이 원도심에 불어온 변화의 계기는 지난해 9월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처음 열린 건맥 1897 축제였다. ‘1897 개항문화거리 도시재생뉴딜사업의 하나로 진행된 건맥 축제는 시쳇말로 대박이 났다. 거리에 사람이 북적이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고 마을 주민들은 말한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어 상인회와 함께 건맥 축제를 기획한 목포시도시재생지원센터 전은호 센터장이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마을펍을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주민들도 흔쾌히 동의했다.

석달 만에 건맥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조합원 100명의 출자금으로 6천여만원의 초기 자본을 마련했다. 임팩트투자 플랫폼인 비플러스의 소셜 펀딩으로도 6천만원, 사회적 금융기관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을 통해 12천만원 등 초기자본을 마련했다. 이렇게 마을펍(1897)을 열었고 마을 소유의 게스트하우스(스테이 1897)는 공사가 한창이다.

전은호 센터장은 미래 발전의 토대로서의 유무형의 자산을 지역과 시민이 함께 소유하고 운영함으로써 삶과 공간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시민자산화는 지역(local)에서 새로운 전환의 시대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전략이라 할 수 있다시민자산화가 활성화되려면 부동산을 부의 축적 수단으로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사회 전반에 공유의 경험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자산화의 모범 사례

영국 런던 남부 서더크 자치구의 넌헤드 지역에 있는 공동체 소유 펍 아이비 하우스에는 공동체 주주 371명이 147천파운드를 출자했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마을 주민들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펍(대중 술집)이다.

아이비 하우스라는 이름의 이 유서 깊은 펍은 오랜 기간 마을 사람들에게 사교의 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음악 공연, 결혼식, 주민 모임 등 크고 작은 마을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 1970년대에는 펍 록공연의 명소였다고 한다. 주민들이 처음부터 펍을 소유했던 것은 아니다. 손님으로 이곳을 드나들던 주민들이 펍의 주인이 되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건 2012년 펍에 위기가 찾아오면서다. 도시 재개발 사업으로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건물주가 건물 매각에 나선 것이다.

교류와 회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펍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마을 주민들이 지역공동체 회사를 설립해 건물을 사들였다. 이어 공동체 주식을 발행해 371명의 주민 투자자를 모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 펍은 영국 최초의 공동체 소유 펍이자, 최초의 협동조합 소유 펍으로 재탄생했다. 펍 운영과 관련된 주요 안건은 주민 투자자를 중심으로 꾸려진 운영위원회에서 논의된다. 지역공동체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펍답게, 이곳은 마을 사랑방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낮에는 요가, 뜨개질, 어린이 음악교육 등 주민들의 다양한 여가활동 장소로 쓰이기도 한다. ‘아이비 하우스는 주민들이 마을 건물 등을 공동 자산으로 만드는 시민자산화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목포 만호동에서도 아이비 하우스처럼 주민이 주인인 마을펍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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