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양승희 칼럼니스트] 최재천 교수가 초대하는 풍성한 "통섭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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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양승희 칼럼니스트] 최재천 교수가 초대하는 풍성한 "통섭의 식탁"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7.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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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최재천 교수는 동물학자이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개를 넘나들며,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자연 과학을 즐거운 운동이거나 놀이처럼 여긴다.

과학에 관련 책은 일단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렇다. 그런데 그가 정리한 <통섭의 식탁>은 메뉴 소개, 메인 요리, 디저트, 일품 요리, 퓨전 요리로 나뉘어져 있다. 그 중 메인 요리만으로도 독후감과 서평이 60여 편이 넘는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만큼 끌어당긴다. 취지를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글은 교과서에도 올려 있다. 그의 서적은 중, 고생들의 필독서이기도 한다.

그가 읽은 책들은 논문에 가까운 책들일 터. 그런데도 선별한 책들의 내용은 이해하기 쉽다. 재미있다. 표현도 부드럽다. 그래서 소개한 책을 꼭 사서 읽어야지 하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유투브를 들어가면 최재천 교수의 강연이 많다. 그 강연을 듣는 사람들 중에는 나이가 지긋한 분들도 많다. 듣는 사람들의 얼굴들에 웃음이 담겨 있다.

최재천 교수는 초등학교 때 집에 있는 동아 백과사전을 외우다시피 보았다고 한다. 어머니가 사준 세계 동화도 닳도록 여러 번 읽었다고 한다. 중학교 때 사준 한국 단편 전집, 노벨상 문학 전집도 사주어서 읽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책을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라고 말한다.

그는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손수 노벨상을 받은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를 사서 읽었다. 수필인 <모닥불과 개미>를 통해 모닥불 속에 갇힌 동료를 구하러 뛰어가는 개미들의 이타적인 행동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동물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어린 시절에서부터 익힌 글읽기는 미래를 정하게 하였고, 독자들을 즐겁게 만드는 글쓰기를 이끌어 냈다.

<통섭의 식탁>에 실려 있는 74세의 노학자 이어령의 <젊음의 탄생>에 대한 평가를 보면 재밌다. 멋지다. ‘온갖 아이디어들이 그물 위 멸치들처럼 후드득후드득 마구 튀어 오른다. 너무나 많은 아이디어가 한꺼번에 섞이고 버무려지는 바람에 읽는 이의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피카소와, 상대성 이론의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을 야구에 비교한다. 아인슈타인은 타율을 신경 쓰지 않는 장외 홈런을 때린다. 반면에 피카소는 수없이 많은 단타 결과로 홈런을 한다. 이처럼 홈런의 특성으로 재미있게 표현한다. 그래서 그의 글은 지루하지 않다.

나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관심이 많다. <종의 기원> 진화론은 자연선택론이라는 것. 그 예로 갈라파고스에서 연구한 핀치 이야기를 통해 진화론을 재미있게 알았다. <통섭의 식탁>에는 진화론이 언급된 책들이 여럿 있다. 조너던 와이너의 <핀치의 부리>를 읽으면서 종의 기원을 재미있게 학습했다. 다윈은 음악과 미술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0.1 그램의 희망>이라는 책을 쓴 이상묵 교수는 지구물리학자인데 불의의 교통사고로 횡격막 하나로 숨을 쉬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늘은 모든 것을 가져가시고 희망이라는 단 하나를 남겨주셨다는 그의 말을 그냥 넘어갈 수 없게 했다.

메리 아펠호프의 <지렁이를 기른다고?>라는 책에서는 우리가 환경의 파수꾼으로서 지렁이를 기르자고 한다. 지렁이는 토양의 영양분을 순환시켜주는 데 공헌하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지렁이는 자연 생태계의 온갖 쓰레기를 먹어치운 다음 기름진 흙으로 배설한다. 지렁이와 같은 쥐며느리를 비롯한 각종 원생동물도 있다고 알려 준다. 그러면서 자연은 스스로 정화할 때 가장 바람직하다고 한다. 또한 알면 사랑한다고도 말한다. 그러하니 갯벌의 환경 정화를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은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곳이다. 조금만 노력하면 자연은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온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무엇인지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는 독서를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씨름하는 게 가치 있다고 말한다. 창의성도 훈련이라고 말한다.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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