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바나나우유에는 바나나가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우리나라의 상록활엽수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나무로 손꼽히는 돈나무도 언뜻 ‘돈(錢)’을 떠올리지만 돈과는 전혀 상관없는 나무다. 돈나무과의 상록활엽관목인 돈나무는 바닷가의 산기슭에서 키가 2~3m정도 까지 자라는 아담한 나무다. 두꺼운 잎은 어긋나지만 가지 끝에 모여 달린다. 하얀 꽃은 양성화로서 5∼6월경에 새로 난 가지 끝에 핀다. 둥글넓적한 열매는 누렇게 익어 늦가을 세 갈래로 갈라져 붉은 속살을 드러낸다.
돈나무의 제주도 본명은 똥낭이다. 똥나무란 뜻인데 된 발음을 순화하여 돈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돈나무는 열매가 익어서 벌어지면 그 안에 붉고 끈적끈적한 점액물질이 곤충을 불러들이는데 계절적으로 나비와 벌은 자취를 감추고 똥파리, 진딧물, 딱정벌레 등이 몰려들어 무리를 이루는 모습이 지저분하다고 하여 똥나무라 하였는데 이 나무의 이름을 처음 들은 일본인이 ‘똥“을 ’돈‘으로 발음하게 되어 돈나무로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우세하다. 돈나무란 이름에 어떤 깊은 사연이 있을 것으로 잔뜩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허망한 결말이다.
돈나무가 분포하는 지방에서는 귀신을 쫓는 나무를 대표하는 음나무를 대신하여 ‘섬음나무’라고도 불리는데 돈나무 가지를 꺾거나 잎을 비빌 때 악취가 나고 특히 뿌리의 껍질을 벗길 때 나는 고약한 냄새가 귀신을 쫒아 낼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 한다. 돈나무는 자칫 지저분함과 악취로 오명을 벗어나지 못 할 것 같지만 꽃에서 나는 달콤한 향기는 그러한 불명예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우리고장에서는 고하도에서 자생지를 발견할 수 있지만 단아한 수형과 사시사철 풍요로운 정원수로 인기를 끌면서 가까운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한 나무가 되었다.
글과 사진 : 황호림 (숲해설가 / 목포기독병원 사무국장)
37. 똥나무가 돈나무가 된 사연은? “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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