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박찬웅 칼럼리스트] ‘비대면’의 불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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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박찬웅 칼럼리스트] ‘비대면’의 불편함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8.2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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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웅
박찬웅

[목포시민신문] 십여 년 김씨표류기라는 영화가 개봉된 적이 있었다. 서울 한강에 밤섬에 표류해 고립된 남자 김씨와 아파트에 스스로 고립된 은둔형 외톨박이로 지내는 여자 김씨 이야기인데... 개봉당시에는 흥행에 좋은 결과를 못 걷었지만,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외국에서 인기가 높아 미국 판으로 리메이크 한다는 소식도 있다. 이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은 코로나19사태 이후 점점 고립 되어가는 우리 삶과 닮아서가 아닐까한다.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매일 수십 번씩 울리는 재난경보 문자와 SNS, 이젠 필수가 아니 의무가 되어버린 마스크, 경조사, 모임, 목욕탕과 식당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은 꺼려지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어버렸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단연 비대면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많은 부분이 비대면화 됐고, 경제, 산업전반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비대면관련 주식과 제약바이오 주식들이 연일 상한가를 치고, 로봇, 플랫폼, AI관련 산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대면산업은 코로나 이전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주목을 받아왔고 미래 산업이자 성장 동력으로 점쳐지던 것들이었는데 이번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더욱 더 가속화되고 힘을 받게 되었다.

맥도날드 패스트푸드점에만 가도 키오스크라는 자동주문기를 사용하고 택시를 탈 때도 카카오택시웹을 이용해서 택시가사님과 대화한마디 한 번의 접촉 없이도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물건과 음식을 인터넷 쇼핑이나 배달 웹을 통해 주문해서 받을 수 있는 불편함 없는 비대면생활이 가능한 방식으로 변화해 버렸다. 그런데 비대면이라는 단어가 코로나 이후에 등장한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빠르게 비대면화되고 있었고. 코로나가 끝나고 일상으로 되돌아가도 비대면서비스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비대면서비스는 보다 발전하고 정교해져서 우리 삶과 더욱 더 가깝게 대면하게 될 것이다.

미꾸라지가 한 마리 맑은 연못을 흐리게 하듯이 또다시 이상한(?)사람들이 잠잠해지던 우리 삶을 다시 혼란스럽게 하고 말았다. 다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전국적으로 시행되었고, 모든 일상이 멈춰버리는 3단계가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더욱 더 비대면이 권장(?)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우리는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방보다는 넓은마당을 혼자보다는 모두를 중요시하고 좋아하는 사회적 경향이 있다. 함께해야 즐겁고 힘이 나고 무엇인가를 같이 이뤄내는 기쁨을 찾는 공동체적 유전자를 간직하는 사람들이어서 인지는 몰라도 아직도 나 같은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비대면 상황을 불편해 하고 어려워한다. 사회적 대면을 통해 성장해 왔고 대화와 만남이 익숙하고 삶과 추억모두를 대면을 통해 이루어왔기에 현재와 같은 비대면 방식에 익숙하지 못한 세대이거나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편한 이들은 마스크에 답답함과 숨쉬기 어려움보다, 보고 싶은 가족과 친구와 좋은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는 어려움이 더욱 더 커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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