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조준 동신대 교수]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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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조준 동신대 교수] 격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09.1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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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준(동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목포시민신문] 살다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격려보다는 비난이 많은 세상임을 알게 된다. 때로는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격언을 들먹이며 듣지 않아도 좋을 비난을 쏟아낸다. 물론 그 진심은 믿는다. 정말로 사심 없이 상대방을 위해 한 말이라는 것을... 하지만 가끔은 우리가 너무나 아껴서 사용하지 않고 있는 그 격려가 필요할 때도 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새로운 도전 앞에 두려움을 느낄 때, 사방이 꽉 막혀 도무지 해결법이 보이지 않는 순간. 그 때, 주위의 누군가가 해주는 따뜻한 격려 한 마디는 망설이는 가슴에 용기를 주고, 새로운 도전을 향할 희망을 주기도 한다. 칭찬은 일이나 상황의 결과에 대한 행동이지만 격려는 과정에 대해 에너지를 주는 행동이다. 따라서 적절한 순간에 하는 격려는 일의 결과에 중요한 결과를 미치기도 한다. 희망을 심어주는 격려의 메시지를 들을 때, 우리의 뇌는 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격려(encouragement)’라는 말은 라틴어로 심장(cor)’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격려한다를 어원 그대로 해석하면 심장을 내어 준다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하니, 격려란 나의 심장을 상대를 향해 내어 주는 행동이 된다. 격려의 말을 내 심장을 내어주듯 온 마음을 다해 전할 때, 상대의 가슴과 뇌가 움직이게 된다.

얼마전 따뜻한 하루라는 곳에서 보내준 편지에서 읽은 글이 생각나 소개하고자 한다.

열심히 일하던 세무서 직원이 갑자기 직장에서 해고되어 일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그는 원래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었지만 결혼을 하여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열심히 일하던 사람이라 그 충격은 더욱 컸다고 합니다. 남자는 너무 많은 걱정에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왔는데, 직장을 잃었다는 사실을 아내에게 말하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워 차마 직장을 잃었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런 남자의 아내는 근심이 가득한 남편의 얼굴을 보고 부드럽고 편안하게 물어보았습니다. “당신의 표정을 보니 큰 고민이 있는 것 같네요. 당신 혼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면 저는 몇 배나 더 힘들고 괴로움을 느껴요.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저를 위해서라도 말해 줄 수 있나요?” 아내의 말에 남자는 실직한 사실을 말했습니다. 말을 마친 남자는 고개를 수그렸지만 아내는 여전히 온화하게 웃으며 남편 앞에 펜과 잉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당신은 그동안 가정을 위해 열심히 일하느라 너무 바빠서 글을 쓰지 못했어요. 지금부터는 마음 놓고 쓰고 싶은 글을 쓰세요. 당신의 재능이라면 훌륭한 작품을 남길 수 있어요.” 이렇게 자신의 글을 쓸 수 있게 된 남자는 미국의 소설가 너대니얼 호손입니다. 세계적인 명작으로 칭송받는 소설 주홍글씨는 그의 노력과 재능뿐만 아니라, 아내 소피아의 현명한 이해와 응원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가슴이 뭉클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마음을 감동하게 하는 이러한 격려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그 격려의 부족이 가족간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슬픔을 느낀다. 오래전 한 여교생은 전교 2등을 여러번 하고도 전교 1등을 하지 못한다고 꾸중하는 어머니에게 나는 2등 하느라 고생했다는 칭찬과 격려를 듣고 싶었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또 한 학생은 미술에 재능이 있는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부모 때문에 자살을 택했다. 그리고 이러한 비극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인데, 상대의 인격을 존중한다는 것은 나와 다른 상대의 다양성 앞에서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격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받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될 때 가장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간에는 어떤가? 상대방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 존재하는가?

지금 우리는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정말로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어려움은 우리가 자초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누구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시기이다. 지금은 격려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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