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여자들의 섹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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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여자들의 섹스북
  • 류용철
  • 승인 2020.10.2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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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윤 저/이매진/2019.06.03

[목포시민신문] [성교육 현장에서 받는 많은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막막할 때 급하게 찾아볼 수 있는 백과사전 구실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성 관련 지식이 주로 남성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여성의 몸은 오히려 잘 모르는 성교육자도 많다. 임신을 하는 몸으로만 여성의 몸을 인식하게 될 때, 성교육은 금욕과 순결을 중심으로 하기 쉽다. 여성을 성적 주체로 인식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성교육 책들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지식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p. 13]

포털 사이트에서 여자, 섹스를 검색하면 청소년에게 부적합한결과는 뺐다는 문구가 뜬다. '섹스는 늦게 알수록 좋다, 본능이니까 잘 몰라도 된다'라는 말을 돌려 말한 것이다. 또한, 여자들의 성을 둘러싼 거대한 무지의 성벽은 이 사회의 견고한 남성중심성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의 평균적 성 지식은 남성 중심이어서 섹스를 하는 여성도 여성의 몸을 잘 모른다. 여성의 몸을 오직 임신하는 몸으로 생각하면 섹스를 둘러싼 이야기는 금욕과 순결 담론으로 흐르기 쉽다. 여성은 어떻게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성적 주체로 바로 설 수 있을까.

책은 성교육 전문가이면서 섹슈얼리티와 젠더 연구자인 한채윤 활동가가 20여 년 동안 인간의 성에 관해 공부하고, 상담하고, 고민하고, 강의하고, 연구한 성과를 한데 모은 것이다.

책의 본질적인 목표는 결국 모든 여자들을 위한 섹스 가이드북이다. 피임과 임신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고,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의 몸에만 집중한다. 즐겁고 안전하고 건강한 섹스는 성별이나 성적 지향에 관계없이 당연히 누려야 할 인권이라는 관점에서 여성이 온전한 성적 주체로서 삶의 만족감을 느끼는 데 도움을 준다.

12개의 예민한 성감대를 공부해보면서 본인/상대방에 관한 탐구를 해보고 싶다면. 체위의 핵심인 각도를 연구해보고 싶다면. 질 분비물의 색깔, 냄새, 가려움을 바탕으로 질염을이알아가고 질의 자가 치유 능력을 높이고 싶다면. 자가 진단으로 80% 이상을 발견할 수 있는 유방암에 관해 읽어보고 싶다면. 이 외에도 유방, 자궁경부, 외음부에 생기는 질병을 조사해보고 싶다면. 완경 이후의 성 생활, 노년의 성 생활을 상상해보고 싶다면. 지스팟 말고도 피스팟, 유스팟, 에이스팟을 알아보고 멀티오르가즘을 알아보고 싶다면. 섹스에서의 여성주의적 대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여자들의 섹스북'을 추천한다.

이효빈 고호의책방 북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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