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2030 young class’ ③ 정희연]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우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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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2030 young class’ ③ 정희연]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우리의 시선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10.2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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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최근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으로 우리 사회의 디지털 성폭력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는 결코 텔레그램이라는 플램폼의 등장으로 나타난 단순한 신종범죄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왜 그동안 우리 주변에 만연해 있는 디지털 성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디지털 성폭력이 우리 사회와 일상에 만연해 있었기 때문에 범죄임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클 것이다. 이로 인해 현재 디지털 성폭력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일상의 공포가 되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어렵지 않게 여성을 상품화하는 모습들을 겪게 된다. 인터넷 뉴스만 접하더라도 여성의 몸이 노출되거나 성관계를 연상케 하는 광고에 끊임없이 노출되고 있고 매일 사용하는 SNS속에서도 여성들이 성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하는 게임 내에서도 여성캐릭터는 과연 싸움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록한 허리와 큰 가슴을 가지고 섹시할수록 강해지는 이상한 룰을 가지고 있지만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게임 유저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여성의 몸이 섹시한 모습, 성적인 대상이 되어 누군가의 대화거리가 되는 일이 너무나도 흔하다. 아직도 남성의 집단 문화 안에서는 여성의 몸을 평가하고 얼굴을 평가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버닝썬 사건만 보더라도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과 같이 비밀 대화방, 불법 촬영물, 다수의 여성 피해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자신들의 집단 속에서 자신이 가해자라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 여성을 그저 성적인 대상, 유희의 대상 등으로 밖에 보지 않는 듯하다. 그동안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 바라봐 왔던 모든 시선에 대해 다시 바라보고 바로 잡아야하는 이유이다.

일상 속에서 많은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지만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된 처벌이 아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신고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는 듯하다.

특히나 디지털 성폭력의 경우 자신이 피해를 입었음을 인지하지 못해 피해자가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신체적 접촉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해자들이 자신의 범죄를 축소하거나 은폐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디지털 성폭력이 수면 위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불법 촬영물을 궁금해 한다. 또한 피해자의 행실에 대해 비판한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피해자들은 또 다른 피해를 입게 되고, 계속해서 제2, 3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이 세상에 피해를 받아야 마땅한 사람은 없다. 우리는 디지털 성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성폭력에 대한 올바른 시선을 가져야 한다.

디지털 성폭력은 단순히 특정 가해자들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불법촬영물을 가지고 있는 것, 시청하는 것, 유포하는 것 모두 범죄이자 디지털 성폭력의 가해자임을 알아야 한다.

보지 않는 !  촬영하지 않는 유포하지 않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  나가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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