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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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10.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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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씀

난다출판사

2017.7.1

[목포시민신문] 박준 시인과 시인이 쓴 책들을 만날 때 나는 시공간을 거슬러 나만 아는 그곳에 살며시 다녀올 수 있다. 시보다 소설을 좀 더 읽던 시절 나이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뀐 가을 혼자 제주도에 갔다. 우도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니 쏟아지는 비로 육지로 가는 배가 뜨지 않았다.

비를 피해 들어갔던 이름 모를 어디에서 만났던 지금은 이름도 가물거리는 한 사람, 미소가 예뻣던 언니에게 시집<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를 소개 받았었다. 낯선 곳에서 처음보는 사람에게 평소에 잘 읽지 않는 시집을 건데 받았을 때의 기분은 몇 년이 지나도 생경하다. 언니와 나는 비 오는 제주도를 이틀동안 이리저리 여기저기 쏘다녔다. 이렇게 박준 시인은 나의 몇 되지 않은 행복한 추억이 담긴 그 때 그 곳으로 데려다주는 사람이 되었다.

이렇게 박준시인님의 책과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게 된 건 산문집<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에 담긴 글이 공간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방식으로 쓰여있다고 느껴서 이다. 박준 시인의 섬세하고 자잘한 의미가 담긴 짧은 이야기들은 지나간 그 곳, 공간으로 데려다 준다. 그해 인천, 그해 경주, 그해 여수, 그해 협재, 그해 화암, 그해 묵호, 그해 혜화동,그해 행신, 그해 삼척, 그해 연화리의 장소, 공간이 담긴 짧은 글들이 내 맘 속에 남았다.

사람을 좋아하고 작은 것들을 한번 더 바라볼 줄 아는 것 같은 박준 시인은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2008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가 있다. 신동엽 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편운문학상,박재삼문학상을 수상했다.

/지구별지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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