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2030 young class’ ⑦ 최영은]여성의 인권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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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2030 young class’ ⑦ 최영은]여성의 인권 다시 보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11.1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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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여성 인권을 검색해보면 여러 기사와 함께 지식인에 올라와 있는 글들을 보게 됩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제목이 아직도 여성 인권이 낮나요?’였습니다. 글 제목만 보더라도 불만 가득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질문의 요지는 여성으로 살면서 여성 인권이 낮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 오히려 역차별적인 모습들이 많다는 내용으로 인권운동 하는 분들을 비하하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직접 겪지 않았다고 해서 자신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일처럼 무심하게, 마치 없었던 일을 사실화하는 사람들인 것처럼 비난하는 모습과 이에 동조하는 댓글들을 보며 이것이 여성 인권의 현주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은 고이면 썩기 마련이듯, 고착된 관점이나 생각들은 문제를 만들게 됩니다. 고여있는 물이 썩었거나 이상하지 않은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다른 다양한 물들이 어떤지 검토해보아야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현재의 상태나 생각이 과연 옳은지, 잘못된 점은 없는지 나의 관점에서만이 아닌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결론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성 인권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와 관점은 어떠한가요? 무차별적으로 비판을 받아야 할 만큼 여성에 대한 인권은 아직도 낮게만 평가되고 있습니다.

과거 세대와 비교했을 때 현재의 2030 세대는 드러나는 차별을 받으며 자라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2020년 서울시교육청 교육 연구정보원 교육정책 연구소의 초중등 성차별 실태조사를 통한 학교 내 성별 갈등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평등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른 해석과 활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학급이 올라갈수록 성평등 의식은 높아지지만, 성차별 경험과 성차별로 인한 갈등 경험도 높아진다는 것인데, 이는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 높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FGI(Focus Group Interview) 연구 부분에서 나타난 결과로 남학생은 성평등을 절대적인 평등이라고 생각하고, 성차별의 상황을 또래 집단문화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전반적인 인식은 높아졌다고 하나, 민감하지 않은, 그들 문화 중 하나로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남자 고등학생들의 경우 성차이를 성차별로 이해하고, 젠더이슈가 되려 성별 갈등을 만든다고 보았으며, 성별에 따라 적합한 직업이 다르다는 고정관념들은 강화되고 있다는 결과도 나타났습니다. 그래서인지 차별이나 여성들을 비하하는 발언에 민감하고 그들과 자기 자신은 다르다고 여기며 남의 일인 듯 무시해 버리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를 종합하여 연구자는 남학생은 성차별이 문제라고 인식은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성별 고정관념이 더 높아져 성별로 인한 차별의식이 강화되고 있다라고 인터뷰했습니다. 남성들의 관점에서 여성과 아동, 청소년 등을 남성과 같은 평등한 존재로 보지 않고,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여겨 여성이 특권을 받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연 여성들이 보호만을 받아야 할 대상인가요?

언제부터 여성이 약하고, 돌봄과 같은 사적 영역에 머물러야 한다는 고정관념들이 생겼을까요? 사회 성 역할론에서는 수렵 채집 시기부터 남성은 사냥하고, 여성은 채집이나 아이와 집에 있는 존재로 보아왔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을 약하고 보호받는 특권을 받고 있다라는 시각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기 인류에서부터 노동의 성별 분화가 있었다는 신화적인 가설에 대해 인류학 분야의 최근 연구는 새로운, 그러나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흥미로운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Haas (2020)‘Female hunters of the early Americas’에서는 새로 발견된 고대의 무덤을 대형 동물을 사냥하던 사냥꾼의 무덤이라고 결론지었고, 기존 정설과는 다르게 여성 사냥꾼의 무덤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3만 년 전부터 8천 년 전까지의 미주 지역 전체의 무덤 발굴기록을 분석했는데 대형 동물 사냥에서의 여성 비율이 30~50%를 차지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타났는데 이는 기존에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남성은 강하기 때문에 공적 영역을 담당하고, 여성은 약하기 때문에 보호받고 돌봄의 역할을 해야만 한다는 편견과 반대되는 결과입니다.

이제 우리는 주변을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었던 인류학 연구의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지금까지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역할을 하며 살아가는 같은 사람이라는 대전제를 기반으로 삼고 있었다면, 진정으로 평등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스스로 가진 편견이나 고정관념은 없는지 새롭게 시선을 가져볼 기회입니다.

남자가 왜 그래?” 혹은 여자가 왜 그래?”라는 말을 자주 써오셨다면, ‘남자가 할 일여자가 할 일을 나눠서 생각해오셨다면, 상대방의 능력과 태도보다는 성별과 외모, 몸매로 사람을 평가해 오고 있었다면 바로 오늘, 지금이야말로 누구나로 바꾸어 볼 때입니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며, 인권은 조건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권리입니다. 성평등은 배려해 주세요가 아닌, 당연히 주어지는 권리로 존중했을 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서로의 권리를 존중했을 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원하는 운동을, 원하는 시간에 이동을, 원하는 일과 직업을 갖는다.’라는 생각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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