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갈등 심화… 공항 이전 4자 협의체 ‘삐걱’
상태바
광주전남 갈등 심화… 공항 이전 4자 협의체 ‘삐걱’
  • 류정식
  • 승인 2020.12.27 1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시, 우선 전남 지역 여론 달래야”

[목포시민신문=류정식기자] 광주 공항 이전 해법을 기대하게 했던 정부와의 4자 협의체가 출범 초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민간 공항만 선호하고 군 공항은 기피하는 시·도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갈등만 깊어지는 형국에 시·도민의 우려도 커졌다.

전남도에 따르면 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하는 국토부, 국방부, 광주시, 전남도의 '4자 협의체'가 18일로 예정했던 2차 회의는 전남도의 참여 거부로 무산됐다.

4자 협의체는 지난달 23일 상견례 성격의 첫발을 뗀 뒤 곧바로 좌초했다.

광주시가 민간 공항을 전남 무안 공항으로 내년까지 이전·통합하기로 한 협약 이행을 유보하고 이전 시기를 4자 협의체 결정에 따르겠다고 발표하면서 걸음이 꼬였다.

전남도는 일방적인 협약 파기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무안을 중심으로 전남 직능·사회단체들은 "조건 없이 민간 공항을 이전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며 연일 성명을 쏟아내고 있다.

애초 4자 협의체는 민간 공항이 무안으로 넘어오는 것을 전제로 광주 군 공항의 전남 이전 방안과 대책을 논의하려던 것이었는데, 그 전제가 충족되지 못했으니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는 게 전남도의 주장이다.

광주시는 민간 공항과 군 공항을 각각 관할하는 국토부, 국방부가 참여한 만큼 협의체 틀 안에서 논의를 연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광주시는 "민간 공항만 받으려 하고 군 공항 이전에는 전혀 협조하지 않는다"고, 전남도는 "시·도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했다"고 서로 비난하면서 갈등은 소모적인 감정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갈등이 장기화하면 어렵게 구성한 중앙·지방정부 간 논의 기구도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심 인근에 자리 잡은 광주 군 공항 이전, 전남 무안 공항 활성화 등 광주·전남의 해묵은 현안 해결 방안을 정부와 밀접하게 논의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결과가 우려된다.

협의체 정상화를 위해 이용섭 시장 등 광주시가 전남 지역 사회 여론을 달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상생의 상대 주체인 전남도와의 공식 협약을 무력화한 데 최소한의 유감 표명이나 사과로 실타래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광주 입장에서 보면 군 공항 이전을 보장하는 장치나 약속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민간 공항만 넘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이런 인식이 민간 공항 유보 결정의 근거가 됐겠지만 광주시의 입장을 설명하거나 양해를 구하는 과정은 생략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갈등의 본질인 군 공항을 둘러싼 시·도의 태도를 보면 광주는 너무 조급하고, 전남은 너무 소극적"이라며 "광주시는 적극적으로 이전지 주변 지원 확대 방안 등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전남도는 제안에 귀 기울여 4자 협의체 안에서 대안을 함께 찾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