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김대호 시민기자] 2020년 목포의 모바일 거버넌스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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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광장-김대호 시민기자] 2020년 목포의 모바일 거버넌스를 보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0.12.2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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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김대호 시민전문기자] 하얀 소의 해 신축(辛丑)년을 10여 일 앞두고 있다. 역사적으로 신축년에서는 2가지 큰 사건이 있었다. 조선 경종 즉위 1년 후인 1721년부터 다음 해 1722년까지 노론과 소론이 연잉군(영조) 왕세제 책봉을 둘러싸고 벌인 신임사화가 첫 번째이다. 두 번째는 1961년 일본군 장교 출신 박정희 소장이 일으킨 516 군사쿠데타다. 두 사건 다 나름의 명분을 내세웠으나 정권을 획득해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모바일 VS 아날로그, 아날로그 VS 아날로그, 디지털 라떼의 침묵

페이스북 커뮤니티 ‘목포사람들’을 지켜보면 목포의 현재가 보인다. 아날로그 왕정 시대의 복고를 꿈꾸는 이들이 온라인까지 건너와 벌리는 이전투구에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나름 명분을 내세우지만, 신축년의 두 사건과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모바일 세대’와 ‘아날로그 왕정복고 세력’ 간의 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모바일 세대는 듣고 답하지만, 아날로그 세력은 자기 말만 한다. 수용과 소통보다는 헤게모니에 대한 집착만 있기 때문이다. 수단을 가리지 않는 방법으로 집권에 성공한 비주류는 자신들의 방식으로 공격당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시민들의 침묵이 대체로 무관심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관람이고 조롱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시의원과 도의원으로 대표되는 정치인들이 온라인 광장(SNS)에 자신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직도 온라인을 오프라인에서 누려 온 권력의 연장선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이곳에서도 특혜를 누리고,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하고 있다. 소통 없이 홍보성 활동사진만 올리는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다는 구독자가 자신을 지지자라 믿는 이도 있어 보인다. 된통 당하고 소통을 멈추는 뻘쭘 형도 있고, 소수의 자기반성형도 있다. 도의원들과 시의원들의 격차가 크다. 시의원 중 상당수는 컴맹의 뒤를 잇는 모맹이다. 전경선・최현주・조옥현 도의원은 소통과 댓글, 대안 제시 측면에서 칭찬할 만하다.

이들은 왜 의회와 시민단체의 광장과 언론을 두고 시민의 놀이터를 넘보는 것일까? 의회가 대의민주주의 기능을 상실했으며, 시민단체의 광장에 모이지 않으며,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젠 광장에 모이지 않는다. 과거엔 의회나 언론, 시민단체를 통해 자신을 알릴 수 있었다. 지금은 ‘나를 다르라!’ 외쳐도 줄을 서 뒤따르는 이들이 없다. 읽거나 보지 않으며 참여하지도 않는다.

중앙정치에서 민주・개혁 세력으로 일컬어지지만, 지방으로 오면 수구・보수가 되어 기득권 노릇을 하는 것이 영호남이 다르지 않다. 전광석화로 보수화되어 기득권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목포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견제와 조정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디지털세대(라떼세대)의 침묵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라떼세대와 모바일세대와의 세대갈등이 두드러지는데 아날로그 세력의 기세에 눌려 있는 듯하다. 시민단체가 주요 이슈에서 뒤로 물러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세력과 관계의 함수관계와 밀접하게 연결돼있는 느낌이다. 오거리 거버넌스의 소멸과 광장 세력의 기득권화도 눈에 띈다. 한때 진보였던 이들이 이제 진보의 길을 시작하는 이들을 가로막기도 한다.

빅데이터, 박지원・김원이・윤소하・손혜원・정인채 목포 인물

지난 1년간 목포에 대한 빅데이터 관계도 분석 결과 목포와 전남의 장소성 외에 박지원이 3위를 했다. 시민들의 정서 속에 정치인 박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은 것으로 보인다. 윤소하, 김원이, 손혜원 등의 인물이 주목을 받았고, 목포 해상케이블카 관련 정인채 회장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연관 키워드의 경우 코로나19, 전남, 김원이 순으로 나타났다. 현직 국회의원인 김원이 관계도가 아닌 연관 키워드에서 부각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그 외에도 세월호, 유달산, 제주, 관광객, 고하도, 신안 등이 분석되었다.

4・15총선 관련 외에 이슈가 발견되지 않았다. 주로 관련 인맥 구조가 검색되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전・현직 시장에 대한 온라인상 난타전과 이슈화에도 불구하고 AI가 분석한 언론의 노출도에서는 김종식 시장과 박홍률 전 시장은 검색되지 않았다. 김종식 목포시장의 관계도 분석 결과 코로나19 외에 주목할 만한 내용은 없었으며, 연관 키워드 분석 결과 김휴환 목포시의회의장, 박우량 신안군수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경제활성화, 일자리창출, 지역경제 등도 함께 검색되었다.

오프라인 권력에 복종하지 않는 다중세력의 등장과 복수

미국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1943~)는 다중지능이론을 통해 인간의 지능이 언어 지능, 논리-수학적 지능, 공간 지능, 신체-운동적 지능, 음악 지능, 개인 내 지능, 자연주의적 지능, 실존 지능 등 서로 독립적이고 다른 9가지 능력으로 구성된다는 이론을 전개한다. 파편으로 치부되던 대중이 가상의 공간에서 선으로 연결되어 판을 깨는 게임을 즐긴 후 현실 세계의 변화를 추동하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이탈리아 사회학자 안토니오 네그리 (Antonio Negri, 1933~)는 한국의 촛불집회를 통해 대중(mass)이나 인민(people), 민중(民衆)과 구분되는 새로운 개념이자 세력으로서 ‘다중(multitude)의 출현’을 설명하였다. 다중은 종교와 사상과 신념, 문화와 정치적 견해, 인종과 민족, 젠더와 성적지향, 노동형태와 생활방식, 소비와 소유에 대한 욕망 등이 서로 달라 단일한 정체성으로 규정할 수 없다. 다중은 권력의 책임추궁으로부터 스스로 보호받기 위한 각개약진 보호 본능이기도 하다.

소통하는 자율적 집합 주체로서 다중은 평소에는 각각의 정체성을 가지고 각자의 영역에서 다른 행동을 하지만 특정 의제에 대해 합의하고 동의하면 개별성을 유지한 채 공동으로 행동한다. 이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구체화 된다. 또한, 이들은 조직되고 지도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권리를 위임하는 대의제를 불신하고, 다양한 영역의 다중들이 자신들의 욕망에 근거해 아래로부터 자신들의 사회관계를 새롭게 구성해 나가고자 한다.

특히 현실 세계를 투영하는 가상의 세계로만 치부되어왔던 디지털 공간이 아날로그 공간에 대해 반작용하고 새로운 변화를 추동해 내는 5G급 속도감은 기존의 사회질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빠르고, 즉흥적이고, 파괴적이기 때문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다. 스피노자가 강조해온 절대적이고 직접적인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것이다.

시민을 소외시켜왔던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다중의 복수가 시작고 있다. 진짜 온라인 광장의 주인들은 정치와 검찰, 언론의 민낯을 여과 없이 알고 있다. 성과물을 독차지하려는 세력이 나타나면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매를 든다. 아마도 그 변화무쌍함에 누구의 편인지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진보나 보수 가릴 것 없이 대의민주주의로 기득권을 누려온 이들은 이해할 수도, 감당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진보와 보수, 민주와 반민주, 선과 악의 구도에 익숙한 양비론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 그것은 해석하는 일이 아니라 그렇구나 이해하고 인정하는 일이다.

기득권은 불안해하며 이를 억압하려 하지만 디지털 공간에서 조직되지 않는 다중을 통제하고 훈련 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건드릴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세포분열을 한다. 이제 1인 방송, 1인 미디어, 1인 시위, 유튜브방송 등 개인이 국가권력에 대하여 벌이는 국지전들이 모여 순식간에 전면전으로 확장되었다가 순식간에 흩어지는 디지털 게릴라전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그 어떤 정당도, 시민단체도 이곳에서는 개인이며, 하나의 파편일 뿐이다. 따라서 권력이 억압하고 책임을 물을 세력이 불명확하다. 무대와 관객석의 위치가 순식간에 바뀌게 된 것이다.

한때 한국 민주주의의 메카로 상징되던 목포였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엄청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맥없이 무너진 ‘마지막 아날로그 왕정’ 코닥을 최후를 보는 듯 하다. 대공룡 코닥은 격변의 시기 단기적인 경영이익에 전착한 나머지 땡볕에 떠내려 오는 얼음 한 조각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몰락의 빙하기를 맞이했다.

비공식적인 조직구조의 범람으로 인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기능의 상실, 그로 인한 내부역 량강화의 부족, 리더십의 부재 등으로 절적한 대응 포인트를 연속적으로 놓치는 우로 범하고 있다.

자크 엘루가 쓴 ‘기술의 역사’라는 저서에는 “역사는 창조적 소수가 바꾸어 나간다. 그런데 한번 성공한 이 창조적 소수들은 자신들이 성공한 방법을 모든 곳에 다 통하는 절대적 진리인 양 착각하게 된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성공한 사람들을 노리는 악마는 ‘오만’이라는 이름으로 내부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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