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위기’ 전남 학생 수 줄고 기초학력도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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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위기’ 전남 학생 수 줄고 기초학력도 저하
  • 류정식
  • 승인 2021.01.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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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18만 9천여명… 5년 동안 2만 4천여명 감소
국어·수학·영어 등 전남 수능 성적 전국 ‘최하위권’

[목포시민신문=류정식기자] 전남 교육이 위기에 처했다. 학생수도 줄고 기초학력도 줄었다.

광주전남의 학생 수가 최근 5년 사이 53천여명이나 감소하면서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따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광주전남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광주지역 초··고 학생은 모두 173천여명으로 지난 2016202천여명 보다 5년 새 29천여명 줄었다.

앞으로도 해마다 2천여명의 학생이 줄어들어 오는 2026년에는 학생 수 16만명이 붕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작은 학교가 많은 전남지역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올해 전남지역 초··고 학생은 모두 189천여명으로, 지난 2016213천여명 보다 5년 사이에 24천여명이 감소했다.

전남의 경우도 오는 2030년에는 학생 수 16만명이 붕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는 일선 학교의 통폐합은 물론 교원 축소와 교육 양극화 등을 유발해 지방 교육 위기와 직결되고 나아가서는 주민 이주, 상권 붕괴 등을 가속화시켜 지방 소멸을 현실화할 수 있다.

전남교육청의 경우, 학생 수 60명 이하의 작은 학교가 절반에 달하는 지역의 현실을 감안해 가장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전남교육청이 내놓은 묘안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연계한 미래형 통합운영학교다.

오는 2022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미래형 통합운영학교는 학생들의 지속적인 성장과 적응을 도모하기 위해 기초교육과정 9년을 일관되게 운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도교육청 백귀덕 장학사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으로 전국에서 가장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미래형 통합운영학교에 타 시도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 지원단을 꾸려 미래형 통합운영학교 출범에 수반될 부분에 대한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의 교직원과 학부모·학생들은 '지역소멸', '학교 통폐합'에 대한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미래학교 육성과 초··고 연계 교육과정 운영이 시급한 과제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라남도교육청 정책기획과와 전남교육정책연구소가 공동으로 지난 11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전남 교직원들은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소멸 위기 심화'(3.85, 이하 5점척도)'학생 수 감소로 인한 농어촌 및 원도심과 소규모학교 통·폐합 위기'(3.83)를 가장 심각하게 인식했다. 학부모들은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농어촌 및 원도심과 소규모학교 통·폐합 위기'(3.28)'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소멸 위기 심화'(3.16)를 가장 크게 우려했다.

이런 전남교육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해결 과제로 교직원들은 '학생수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학교 육성'(67.4%)을 꼽았다. 또 학부모들은 '학생의 안정적 성장발달을 위한 초··고 연계 교육과정 운영'(54.0%), '최첨단 교육시설 등 미래교육 환경 조성'(49.0%), '지속가능한 미래학교 육성'(44.5%)을 전남교육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로 제시했다.

조사를 공동 주관한 도교육청 김태문 정책기획과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전남의 교육가족들은 인구 및 학령인구 감소를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면서, 전남교육청이 학교 통·폐합 대신 미래학교 육성, ··고 연계 교육과정 운영 등을 추진하기 바라는 기대와 요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전남 학생 수능 성적 전국 최하위권

지난해 전남지역 수능 성적이 전국 최하위권에 머무는 등 떨어진 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초학력·수리력 향상 방안 등 장기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이혁제(목포4) 의원이 2020학년도 수능 성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학생들의 각 과목 수능점수가 지역별로 큰 차이가 났다.

국어의 경우 전국평균은 97.1점이었다. 서울은 100.9, 대구 99.6, 제주 99.6, 광주 97.9점 순으로 높았으며 강원 92.7, 경남 93.7, 전남 93.9점 순으로 낮았다.

사교육 비중이 가장 높은 과목인 수학 가형의 경우 지역별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전국 평균은 96.8점이었으며 제주 104.0, 서울 103.4, 대구 99.6, 부산 99.3점 순으로 높았다. 반면 전남은 88.9점으로 전국 17개 시·도중 가장 낮았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나형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강원, 충남, 전남 순으로 낮았다.

각 과목의 등급비율 또한 전남 학생들의 성적이 최하위에 머물렀다.

국어의 경우 1등급 비율이 서울은 5.7%, 대구 3.7%, 경기 3.7%였지만, 전남은 2.1%에 그쳐 경남 1.9%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수학 가형의 경우 서울 학생들의 7.0%1등급 이었지만, 전남학생들은 1.1%만이 1등급 이었다. 전남은 2등급까지 합쳐도 3.5%에 그쳐 서울 1·2등급 비율 15.1%와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수학 나형 또한 서울은 1등급 6.3%, 2등급 7.8%였지만 전남은 1등급 2.5%, 2등급 4.0%에 머물렀다.

절대평가로 시행하는 영어도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은 9.4%1등급, 16.9%2등급으로 무려 4명 중 1명이 80점 이상이었지만 전남은 1등급이 3.6%에 그쳤으며, 2등급도 10.0%에 머물렀다.

이 의원은 수시 1차에 합격하고도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 불합격하는 사례가 전남 대입의 고질적 문제점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남 학생의 수능 성적이 매년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전남의 경우 수시 집중 현상을 보이긴 하지만 향후 정시 확대 기조에 따라 이제는 수시와 수능을 모두 준비해야할 시기가 왔다초등학교 때부터 기초학력과 수리력 증진, 독서량 증대 등 장기적인 학력향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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