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박정용 문태고 교사] 목포가 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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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박정용 문태고 교사] 목포가 사는 길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1.2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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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용 문태고등학교 교사

[목포시민신문] 우리나라 사람들은 막연하게 북유럽 국가들에 대한 로망이 있다. 오래 전부터 이들 나라들은 복지국가로, 교육 모범국가로, 낙농 선진국으로, 사회적 차별이 없는 천국으로 불리며 알게 모르게 우리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왔다. 특히, 요즘 들어와 덴마크는 자전거 고속도로(Cycle Superhighways)’까지 만들어 환경적으로, 경제적으로 충분한 유익을 얻고 있다고 한다.

덴마크는 면적이 43,098(남한 면적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이고 인구는 570만 명 정도로 작은 나라이다. 이 나라는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자전거에 우선을 두는 정책을 펼쳐 자전거 이용에 따른 사회·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전체 국민 중 남자의 47%, 여자의 53%가 자전거 이용을 생활화하여 약 76500만유로(1200억 원)의 사회·경제적인 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수도 코펜하겐에는 134만 명이 86.2의 면적에 거주하고 있다. 코펜하겐 지역만 해도 주민들이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하여 연간 21500만 유로(2866억 원)를 절약했으며, 질병으로 아픈 날 수가 1100만 일로 주민 1인당 평균 아픈 날이 1년에 하루가 채 되지 않는다. 절반 정도의 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매일 출퇴근하는 것만으로도 자동차 이용 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92%나 줄이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 개선, 병가 일수 단축, 교통 체증 해소에 기여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부러워해야할 것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남만 부러워 할 것이 아니라 조금만 관점을 바꾸기만 하면 우리도 코펜하겐만큼 사회·경제적 유익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국토교통부 2020년 지적통계(20191231일 기준)에 의하면 목포시는 면적이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51.62172위이고 이는 61.02인 광주광역시 남구보다도 더 작다(목포시가 라이벌로 여기는 여수시는 512.0895, 순천시는 911.0624위이다). 전국에서 목포보다 더 작은 도시가 있을까 싶다. 인구는 224천명으로 88, 인구밀도는 4,490명으로 전남 1, 전국 65위이다(행자부통계 202012월 기준). 하지만 역발상해보면 면적이 작고 인구밀도가 높으니 유리한 점도 생긴다.

덴마크 코펜하겐처럼 목포시에 자전거 도로를 확충하여 시민들이 자전거를 기간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게하면 어떨까? 지역이 좁으니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굳이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과 통학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자전거를 이용하면 목포시 어디든 30분 이내로 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보면 해가 갈수록 학생들의 자전거 이용은 급감하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학교에 있는 자전거 거치대가 아침 등교시간에는 꽉 차서 모자랄 만큼 상당수 학생들이 자전거로 통학을 했었지만 지금은 자전거로 통학하는 학생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을 지경이 되어버렸다.

이유는 지금의 자전거 도로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자전거 도로가 자주 끊기고 또한 노후화 되어 울퉁불퉁하여 자전거 승차감이 떨어지고 심지어 위험하기 까지 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자전거 전용로가 인도와 겹쳐있어서 보행자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그러니 많은 예산을 들여서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용지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시민들만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목포를 찾는 방문객들도 자가용을 운전하여 목포에 올 필요 없이 자전거를 타고서 목포의 명소를 탐방하고, 골목골목에 있는 맛집을 찾고, 저녁노을 지는 영산강 하구둑을 달리고, 벚꽃 핀 유달산 순환도로를 타고, 자전거를 싣고 케이블카로 고하도에 내려 섬을 일주하는 등 멋진 낭만을 즐길 수 있도록 전국적인 자전거 여행의 명소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생각만 해도 신명나지 않는가?

목포가 2019 국제슬로시티 총회에서 국내에서 16번째로 슬로시티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 슬로시티를 구성하는 문화콘텐츠를 연결시켜줄 수단을 효과적으로 구성하였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니 말만 있었지 실체는 없는 일이 되어 이제는 잊혀진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버린게 아닌가 하여 안타깝다. 공동화 되어 가는 구도심 속에 놓여있는 문화유산들이 살아 숨 쉬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시민이나 방문객들이 자전거를 타고 유유히 거리를 달리며 목포의 속살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도록 해주는 일이 진정으로 실체가 있는 슬로시티가 아닐까?

자전거 타기 편리한 도시를 만들어 목포가 전국에서 최초로 친환경 생태도시로 거듭났으면 한다. 목포는 면적이 작고 인구밀도가 높아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자전거 고속도로를 조속히 설계하고 만들어 친환경 생태도시로 거듭나고 슬로시티의 아름다운 유산들을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온전히 드러내는 것만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경제적으로 번영하는 목포가 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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