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목포지역 요양보호사 실태①] “요양보호사에게 폭언·폭행 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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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목포지역 요양보호사 실태①] “요양보호사에게 폭언·폭행 다반사”
  • 류용철
  • 승인 2021.01.29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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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5%만 일하는 목포… 돌봄노동, 열악한 환경
필수노동자 인식전환 시급, 고용환경 처우 개선돼야

[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 목포지역 한 요양기관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A씨는 자격증을 박탈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치매노인을 돌보던 중 자신을 성추행하려던 노인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노인의 팔목에 손톱자국을 낸 게 화근이었다. 가족들은 치매걸린 노인이 뭔 성추행이냐며 A씨에게 책임을 물었고 그를 고용한 시설센터장도 문제가 커지면 자격증을 박탈당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때로는 돌봄 노인들이 성희롱이나 폭언·폭행을 해도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다A씨 같은 요양보호사들이 많다. 심지어 돌봄노인의 가족들에게까지 성희롱을 당하고 이혼까지 하게 된 사례도 있다.

지역 요양보호사들의 고용환경과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돌봄노인들과 환자의 폭언·폭행에 그대로 노출되거나 부당한 업무 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도 이를 호소할 수 있는 대상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목포시의회 이금이 의원이 목포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A씨와 같은 요양보호사의 돌봄이 필요한 목포지역 잠정 노인 대상자 수는 37,500여명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목포인구 225,684(20209월 기준) 중 인구 고령자로 분류되는 65세 이상 비율 16.6%가 이에 해당된다. 실제 2,880명은 노인 돌봄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요양기관과 재가센터 등 목포지역 요양시설은 104. 자격증을 취득한 요양보호사 1,585명이 노인돌봄서비스를 하고 있다.

요양보호사는 필수노동자인가

목포지역 6개 교육기관을 통해 노인돌봄서비스 자격증을 취득한 전체 요양보호사는 9,773(20209월 기준), 이중 15%만이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반면, 일선에선 자격증 소지자가 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본적인 통계조차 정확하지 않는 실정이다.

자격증 소지한 요양보호사가 15%만이 현장에서 일을 한다. 10여년에 걸친 국가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홀로 돌봄을 떠안고 있는 가정이 많다. ‘일하는 사람서비스를 받는 사람도 만족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목포지역 노인돌봄서비스 질적분석과 관련된 자료가 미약하다. 앞선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이주와 포용사회센터 연구진과 한국갤럽이 노인 돌봄가족 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한 달 기준으로 정부 제공 서비스나 사설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까란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한 사람이 66.8%로 나타났다.

왜 그럴까. 돌봄노동 현장을 들여다보면 그 원인이 보인다. 질 높은 돌봄이 불가능한 열악한 노동환경이다. 연구진과 한국갤럽은 요양보호시설에서 일하거나 방문서비스(재가)로 일하는 돌봄노동자 약 300명을 별도로 설문조사했다.

평균 나이 54.5세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여성들이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설문에는 돌봄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전체 설문 대상자의 57.7%가 유급휴일을 갖지 못했고, 68.4%별도 계약기간이 없거나, 계약과 상관없이 고용주가 그만두라고 하면 그만둬야 한다고 답했다. 설문 대상자들은 돌봄일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중복응답), 급여가 충분치 않고(78%) 돌봄일이 육체적으로 힘들어서(48.8%)라고 답했다.

돌봄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겨우 버티듯 일하고 있다는 것은 돌봄 대상자들에게도 양질의 돌봄이 제공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관련 시설이 꾸준히 늘면서 지역 요양보호사의 저임금과 열악한 고용환경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 역시 늘고 있다.

2008년부터 지역 요양보호사를 양성해 온 목포요양보호사교육원 김지영 원장은 중앙정부에만 맡기지 말고 지자체가 민간기관 운영에 더 개입해 요양보호사들이 돌봄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큰 틀에서는 사회 전반적으로 돌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금이 시의원은 돌봄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지역 경쟁력을 기르는 투자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한 목포지역의 경우도 앞으로 돌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가 지역 경쟁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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