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어쩌면 나는 사람이 아니라 조개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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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어쩌면 나는 사람이 아니라 조개일지도 몰라
  • 류용철
  • 승인 2021.01.29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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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석 씀/발코니출판사

2020.11.20

[목포시민신문] 자신을 조개일지 모른다라고 소개하는 작가 희석을 나는 작가의 전작 <부전승 인생>으로 만났다. 한국에서 남성으로 태어남이 여성에 비해 누구와 경쟁을 하지 않고 부전승으로 올라간 삶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쓴 글을 읽으며 이런 남자가 있군 긴가민가 했다.

남자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무엇일까 궁금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에 피했던 남자가 쓴 페미니즘 책들을 뒤로하고 읽은 작가 희석의 글들은 조금 희망적이다. 페미니즘을 여성 권리를 위로 올리려 하는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30년 남짓한 자기의 인생을 통으로 자기검열 하며 쓴 글들을 꽤 공감했었다.

<어쩌면 나는 사람이 아니라 조개일지도 몰라>는 전작들과 비슷한 연장선이지만,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낯가리는 성격 등 여러 가지 면을 조심스럽게 드러내며 독자들과의 거리를 좁혀보겠다는 수줍은 의지가 담겨있다. 전에 책들이 힘이 넘치고 확고했기에 내성적인 사람일 거라곤 생각하진 못했고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사람을 사랑하면서도 사람과 섞이기 싫어하는 모순이 종종 지독해서 내가 미웠고, 미울 때마다 글을 썼고, 남자들이 만든 연대와 협력으로부터 밀려난 내가 조개처럼 온몸을 닫고 생각한 것들을 담았다는 이 책을 권해본다.

작가 희석의 책으로는 에세이 <부전승 인생>, 시집 <괴물>, 소설 <2039> 이 있다.

지구별서점 지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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