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현진 박사] 중국의 디지털 금융 발전과 목포권의 대응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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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현진 박사] 중국의 디지털 금융 발전과 목포권의 대응 방안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2.0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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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진 경영학 박사. 전 목포시청 국장

[목포시민신문]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매김 한지 이미 오래다. 일과 삶, 생활 패턴이 완전히 변해 버린 뉴노멀 현상으로 TV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며칠 전 리모컨을 뒤적이다 EBS 교육방송에서 방영한 중국의 핀테크 관련 프로를 흥미롭게 보았다. ‘차이나 플랫폼의 급격한 지각변동 속에서 그 전략과 명암은 무엇일까라는 내용이 주제였다. 그걸 보는 동안 중국에서 근무할 때 체험했던 경험, 최근의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의 현실 등 많은 부분이 오버랩됐다.

10여 년 전 만해도 중국의 결제 시스템은 대부분 현금이었다. 그에 따른 부작용이 없지 않아 해프닝도 가끔 생겼다. 예를 들어 지방 도시에 출장을 가면서 공항에서 택시를 탈 때 요금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흔히 있었다. 외지에서 온 사람에게 택시미터기를 조작하여 비싼 요금을 물리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당시에는 그런 일을 자주 경험했다.

또한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위조지폐가 사회문제화될 정도로 골칫거리였다. 100위안짜리 위안화를 받으면, 상점 주인이 위조지폐인지 아닌지 감별한다며 지폐에 인쇄된 마오쩌둥의 얼굴을 이리저리 만져보거나 플래시로 비쳐 보면서 감별하곤 했다. 고객을 한참동안 기다리게 하는 것은 물론 위폐라며 눈을 부라리는 경우도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한 일이지만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 같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현금 결제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의 중국은 어떨까? 중국에 갈 때마다 새로운 변화를 실감한다. 재작년에 베이징에 갔었는데 과거와는 전혀 딴판이다. 이제는 현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이 QR코드나 앱을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결제한다. 중국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통해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게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했다. 택시 요금이나 음식 요금도 휴대폰을 활용해 알리바바그룹이 개발한 알리페이나 IT 대기업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페이로 결제한다.

핀테크 도입을 통한 스마트 상점도 이미 정착되었다. 스마트 상점이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상점을 말한다. 음식점 테이블에 앉아 주문과 결제 업무를 처리하는 스마트 오더가 대표적이다. 몇 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의 서민적인 식당에서 테이블 위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직접 결제하면서 그 편리함을 체감하고 놀란 것이 바로 이러한 핀테크 시스템이다.

10년이라는 시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중국은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기술 혁신의 가속화에 따라 중국은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선두주자로 급부상했다. 금융 뿐 아니라 우주·항공, 조선, 바이오 등 여러 분야에서 중국 굴기 현상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앞으로 우리는 이렇게 변한 중국을 마주해야 한다. 지금은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 때문에 관계가 소원해진 점이 없지 않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여행을 비롯한 제반 규제가 풀리게 되면 많은 중국인들이 해상케이블카와 1004섬을 보기위해 목포권으로 몰려들게 될 것이다. 이 경우 모바일 핀테크가 일상화된 중국인들이 한국화폐 대신에 알리페이나 QR코드 앱을 활용한 전자 결재를 요구 할 수도 있다. 전자상거래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등 서울 심 가게 중엔 이미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서비스(支付寶·즈푸바오)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적지 않.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여러 가지 해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지방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실천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보다 한 단계 위로 성큼 올라서 버린 중국인의 IT수준에 걸맞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인공 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실크로드를 구축하여 글로벌 차원에서 손님 맞이 수용 태세를 지금부터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삶의 주변에 파고드는 디지털 혁명의 속도는 너무 빠르다. 이처럼 급변하는 소용돌이가 우리 앞에 다가왔는데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초경쟁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현실감 있게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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