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전 이주의 책] 1일 1미술 1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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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추전 이주의 책] 1일 1미술 1교양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2.1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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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욱 지음 / Qrious
2020년 7월 20일 발행

[목포시민신문] 커피 한 잔과 바게뜨 빵 두어 조각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입으로 빵을 씹는 동안 눈으로는 유튜브를 즐긴다. 지난 가을 즈음 좋아요를 누르고 구독한 유튜브 컨텐츠 서정욱 미술토크를 보는 일은 아침의 일상이 됐다.

카메라를 응시하며 또박또박 한 글자 한 글자 차분하게 읽어나가는, 조금은 혀가 짧은 듯한 발음이 매력적인 그녀의 음성은 배경에 레이어되는 주제 화면을 명쾌하게 밝혀준다. 한 점 한 점의 작품을 감상하며 서양 미술사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이 있다. 작가의 생애를 풀어 놓으며 그림 속에 담긴 애환과 상징을 이야기하는 동안 작품은 어느덧 친숙함으로 다가온다. 나는 서정욱 미술토크 열혈 구독자가 돼버렸다.

<11미술 1교양>은 유튜브에서 만난 서정욱 미술토크, 소박하고 낭랑한 목소리의 주인공, 서정욱 박사가 쓴 책이다. ‘처음 만나는 100일간의 서양미술사 교양 수업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책을 읽는 동안 그녀의 또박또박한 음성이 지원되는 듯하다. 텍스트는 독자의 눈 높이를 충분히 배려한다. 읽기 쉽다. 그런데 글의 표정은 사뭇 진지해서 작품의 세계로 깊숙히 빠져들게 만든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역사적인 천재적인 화가들이 같은 시기에 같은 공간에 존재했던 걸까요? 혹시 어떤 사회적 분위기가 이런 천재들을 동시에 만들어내었던 것은 아닐까요? 사람들은 문화와 예술의 큰 발전을 이루었고, 다양한 분야의 천재들을 배출했던 이 시기를 르네상스 시대라고 말합니다.’(1, p100) ‘그렇다면 어떤 시대적 배경이 르네상스를 만들었고 그런 특별한 예술가와 작품들을 탄생시켰던 걸까요? 그 큰 이유는 사고의 전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1, p102) ‘아마 고야는 자신이 처했었던, 그리고 보아왔던 현실을 자신의 마음의 눈을 통해 그때그때 그림으로 표현했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권력의 부패를, 전쟁의 참혹함을, 도덕성의 상실을, 그리고 인간의 야만성을. 고야는 세상을 세심하게 바라보는 특별한 눈을 가졌고, 항상 그것들을 가감 없는 솔직함으로 표현하였던 섬세한 마음을 가진 용기 있는 화가였던 것 같습니다.’(1, p245)

서양미술에 관한 책들이 다양한 이야기 방식과 소재로 출판되고 있다. 자극적 사건들과 흥미로운 뒷이야기들로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서거나, 너무 진지하고 전문적이어서 작정하고 읽어야 하는 책들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가 핵심을 짚어가는 방식은 자극적이지 않고 차분하고 진지하다.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며 전문적이되 어렵지 않은 글의 톤으로 미술사를 이야기한다. 미술 작품과 작가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 또한 따뜻하고 포용적이다.

미술사의 사조,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 화가들의 인생 등이 담긴 100편의 이야기가 각각 50편씩 1권과 2, 두 권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하루에 한 편씩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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