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의회 유치성명서 발표 등 경쟁 적극 나서 대조
행안부, 8일까지 공모… 현장실사 후 4월 설립지역 선정
[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 “타지역에선 기초의회에서도 유치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유치경쟁에 발 벗고 나서고 있는데 목포시의회와 지역 정치권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국섬진흥원’ 설립유치에 목포시와 신안군이 따로 유치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목포와 신안 간 과열 경쟁으로 자칫 타 지역으로 뺏기질 않을까하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특히 목포시와 신안군, 양 행정기관이 각각 따로 노는데도 지역정치권은 ‘먼 산 구경’하듯 두 손 놓고 있어 지역 정치력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목포-신안 따로 유치 나서
목포시는 지난달 25일 시청 상황실에서 ‘한국섬진흥원 목포유치 범시민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갖고, 오는 5일까지 공모유치 신청서를 전남도에 제출할 계획이다.
시는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이 지난 2012년부터 도서정책지원 허브로 ‘섬진흥원 설립’을 최초로 제안했고, 제1회 섬의 날 개최지도 목포시”라며 ‘목포 유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또 섬 엑스포 유치와 서남해안 섬 벨트(목포, 완도, 진도, 신안) 협약 체결, 지역 국회의원의 도서개발촉진법 개정안 발의에 따른 진흥원 설립 토대 마련, 지역사회 잇단 정책논의의 장 마련 등 그동안의 노력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게 목포시의 전략이다.
반면, 신안군은 섬문화다양성네트워크TF팀을 구성하고 압해도에 300평의 부지를 마련, 유치전에 뛰어 든 상태다.
특히 2019년 섬의 날 행사 관련 합의문을 거론하며 양보를 기대하는 목포시에 대해서는 발끈하는 모양새다. 전남도가 현재 섬 박물관 추진은 커녕,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는 마당에서 행안부의 지자체 공모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박우량 군수는 “섬 정책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신안에 반드시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신안 유치’를 강하게 주장해, 상생 기조를 흔들었다.
그러나 한국섬진흥원 유치의 경우, 지난 2018년 섬의 날 기념일이 제정된 후 1회 기념식 개최 후보지 유치를 위해 2019년 1월, 김종식 목포시장과 박우량 신안군수가 협약을 체결하면서 ‘목포 유치’를 약속한 바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 ‘먼 산 구경’하는 지역 정치권
김원이 국회의원(목포)이나 서삼석 국회의원(무안영암신안)은 두 손 놓고 있나? 목포 신안 기초의원들은 먼 산 구경하나?
행정안전부가 올해 8월 출범을 앞두고 ‘한국섬진흥원’ 설립지역 공모에 나서면서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경남도 통영, 인천시 등이 유치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경남도는 지난해 섬발전계에 이어 올해는 섬어촌발전과를 신설하는 등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인천 역시 조직을 개편하고 섬 활성화 연구용역을 하는 등 유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통영시는 통영시의회까지 통영 유치를 정부에 건의하고 나서 ‘먼 산 구경’하는 목포 신안지역 정치권과 대조를 이뤘다.
통영시의회는 지난 1월 29일 열린 제206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한국섬진흥원, 국립섬박물관 통영 설립·유치를 위한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하고 행안부와 국회 등 관계 기관에 보냈다.
반면, 목포 신안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건의했고, 서삼석·김원이·윤재갑(해남완도진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지역 의원이 발의한 법안 통과로 섬진흥원이 설립되기 때문에 당연히 서남권에 유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목포시와 신안군이 동시에 유치경쟁에 나서면서 유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사)한국섬재단 이사장인 홍선기 목포대 교수는 “섬진흥원 유치를 위한 제안서조차 목포와 신안이 개별적으로 작성되어 제출된다면, 통합이라는 아름다운 비전은 사라질 것이며 어부지리로 제3의 지역이 선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시점에서 ‘한국섬진흥원’ 유치를 위한 목포-신안의 협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지역 한 인사는 “목포시와 신안군이 각각 따로 노는데도 지역 국회의원이나 시도의원들은 ‘먼 산 구경’하듯 두 손 놓고 있다”며 “만약 유치에 실패한다면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역 정치력 부재를 비난했다.
한편, 한국섬진흥원 설립에 대한 공모기간은 3월8일까지이며 광역자치단체가 2개 이내 후보지(섬을 보유하고 있는 시·군·구)를 신청한다. 필요면적은 631㎡ 이상이다.
행안부는 균형발전, 입지여건, 섬 발전정책 사업과의 연관성 및 참여도 등의 선정 기준에 따라 현장실사와 심사를 거쳐 4월까지 설립지역을 선정, 5월에 재단법인을 설립하고, 7월까지 주요인력을 채용, 8월에 한국섬진흥원을 정식 출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