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최정훈 박사] 재정자립도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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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최정훈 박사] 재정자립도의 역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3.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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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경제학 박사

[목포시민신문] 동일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고려하는 시점이나 기간에 따라 달리 해석하고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단기적 관점에서 보느냐, 장기적 안목으로 보느냐에 따라 평가와 해결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익금과 이익률처럼 규모와 비율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지자체와 관련해서 보면 재정자립도에 대한 비판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먼저 간단히 용어를 설명하면 재정자립도란 지방정부가 재정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어느 정도나 자체 수입으로 조달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지방정부의 일반회계세입에서 자체재원(지방세와 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지방세는 지방자치단체가 관할구역 내의 주민, 재산 또는 수익 등에 대하여 부과하는 세제이며, 군세는 5개 세목(주민세, 재산세, 자동차세, 지방소득세, 담배소비세)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외수입은 지자체가 스스로 벌어들이는 수입 중에서 지방세수입을 제외한 나머지 수입으로 재산임대수입, 사용료수입, 순세계잉여금 등이 있다. 일반회계는 지방세, 세외수입, 지방교부세, 조정교부금, 보조금, 지방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방교부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수직적 재정불균형과 지방정부 간의 수평적 재정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내국세의 19.24%에 해당하는 금액(보통·특별교부세) 등을 용도에 제한없이 교부해야 하는 보조금으로, 이를 자주재원이라 한다.

재정자립도가 높을수록, 즉 지자체 예산에서 자체수입이 많을수록 재정의 자주성이 높고, 지방정부의 지속가능성과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기에 재정자립도는 지방정부의 재정력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되고 있다. 2020년 당초예산 기준으로 목포시는 19.2%로 전국 일반시의 평균 29.1%보다 10%p 낮은 상황으로 매우 열악한 수준으로, 2019(18.7%)보다는 높아졌으나 3,4년 전에 비해서는 1.5%p 이상 하락한 상태이다. 이러한 숫자만 보고서 현재 목포시 예산운용에 큰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여기서 간단한 질문을 하면, 예산 8천억원, 자체재원 2천억원, 재정자립도 25%, 예산 1조원, 자체재원 2천억원, 재정자립도 20% 라면 어떤 재정구조를 선택해야 할까? 아마도 대부분 를 선택할 것이다. 자체재원이 2천억원으로 동일하다면 예산규모가 클수록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하에서 자체재원은 단기에 변화가 미미하므로 국가사업예산을 많이 확보하면 할수록 재정자립도는 필연적으로 하락하게 된다. 그렇기에 단기적 관점에서는 자체재원의 감소가 아닌 국가보조금 등 사업예산 확보에 따른 재정자립도 하락은 당연하지만 바람직한 방향이 된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인구가 유입됨에 따라 자연적으로 자체재원이 증가하여 재정자립도가 증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정자립도는 근시안으로 일면의 관점에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장단기를 고려하고 총체적 관점에서 판단하고 해석해야 한다.

최근의 목포시 재정자립도의 하락현상은 자체재원의 하락이 아닌 사업예산의 확보 등 국가보조금의 증가에 따라 발생한 것이다. 일반회계(당초예산 기준)를 보면 2019년에는 13.7%, 202013.4%가 증가하였다. 목포시 자체수입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내외로 작기 때문에, 단기에는 예산규모의 변화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법제도적으로 지방세율 인상, 새로운 지방세 도입, 지방교부세 법정부담률 인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지방세율 인상은 현재 존재하고 있는 지역간의 경제력의 차이로 인해 지자체간 재정의 불균형을 오히려 심화시킬 우려가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하며, 신규 지방세의 도입은 지역주민의 조세부담률과 세원의 분포 정도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지자체간 세수 격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다 중요한 점은 산업단지나 기업체 유치 또는 신성장동력의 발굴 등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주민의 소득이 증가하고 인구가 증가하여 지자체의 자체수입이 증가하여 재정이 탄탄해지고, 이는 다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활용하는 선순환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과거보다는 현재가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기대되는 목포가 되기를 소망하며,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함께 나아가길 바라며, 최근 한국섬진흥원유치와 관련하여 신안군과의 대립보다는 대화를 통해 모두가 승리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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