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조준 동신대 교수] 정직(正直)하게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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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조준 동신대 교수] 정직(正直)하게 사는 것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4.0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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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준(동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목포시민신문] 외출하려던 어머니가 문에 자물쇠를 채웠다. 옆에 있던 아들이 물었다. 왜 자물쇠를 채워요? 나쁜 사람들이 들어와서 물건을 훔칠까봐요? 어머니는 대답했다. 아니, 정직한 사람을 위해서란다. 정직한 사람도 문이 열려 있으면 유혹을 받을 수 있거든...

사람은 스스로 `대체로` 정직하다고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살아가면서 착한 일을 해왔기 때문에 사소하게 저지른 잘못 정도는 괜찮다고 여기는 보상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정직한지 아닌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본인이 그렇다고 믿는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하면 정직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구분이 불명확한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정직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이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으로부터는 물론이고 TV프로그램이나 영화, 신문과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너무나 많이 들어왔던 말이다. ‘정직하게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사람도 많다. 그러나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정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연구결과에서도 나타나듯이 정직이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저 거짓말하지 않는 것을 정직으로 아는 사람이 허다하다. 실제로 우리가 기억하는 정직한 사람은 아버지가 아끼는 나무를 베어버린 후 아버지에게 사실대로 말해 후에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는 한 미국 대통령의 일화나, 서점에서 일할 때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아무도 보지 않았으나 사실대로 이야기했다는 또 다른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제리 화이트박사가 쓴 정직, 도덕, 그리고 양심이라는 책에서는 사람의 정직함을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분리하여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즉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정직이다. 여기에서의 정직은 거짓 없이 사실대로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법률적 정직함이다. 누가 보던 말던 정해진 법을 잘 지켜나가는 것을 말한다. 범법행위를 하지 않는 것, 여기에서는 그것이 정직함이다. 세 번째는 양심적인 정직함을 말한다. 자신의 양심에 따라서 스스로 양심을 깨끗하게 지켜가는 것, 그것이 양심적 정직함이다. 세 가지 정직의 개념 중에 가장 어렵고 중요한 것이 바로 양심적 정직함이라 할 수 있다. 양심적 정직함을 지켜 가기 위해서는 아주 높은 인격과 뚜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단순히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존경, 겸손함, 따뜻함, 양보, 인내, 그리고 이타주의적 행동 등을 포함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정직의 개념을 넓히면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분노와 그에 대한 투쟁도 양심적인 정직의 요건이 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을 경계했던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생전에 하셨던 말씀이 기억난다. “나는 여러분께 말씀드린다. 자유로운 나라가 되고 싶으면 양심을 지켜라. 우리가 균등하게 평화롭게 정의롭게 사는 나라를 만들려면 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한다. 안하고 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이다”. 이렇게 보면 정직하게 사는 것은 단순히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믿음, 타인에 대한 존경, 이타주의적인 태도, 그리고 기득권자들의 부조리와 권력을 가진자들의 불의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가 바로 정직하게 사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4차혁명시대를 맞아 세상은 발전하고 있으나 여전히 거짓말과 양심을 속이는 행위들은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우리가 늘 정직하게 사는 것을 생각해보아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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