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현진 경영학 박사] 4차 산업혁명과 서남권 문화 마케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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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현진 경영학 박사] 4차 산업혁명과 서남권 문화 마케팅 전략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4.2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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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진 전 목포시 국장·경영학 박사

[목포시민신문] 최근 퓨전이란 용어가 우리 일상 속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퓨전 음식, 퓨전 의상, 퓨전 음악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이 단어가 낯설지 않고 활용하는 장르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이날치라는 댄스 컴퍼니가 퓨전 밴드를 동원해 판소리를 연주하면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서울·목포를 비롯한 전국 6개 도시를 배경으로 만든 힙합 판소리 범 내려온다가 그것이다.

목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유달산·고하도·해상케이블카의 모습이 신나는 판소리에 실려 유튜브 영상을 타는 모양새가 흥미롭다. 조회 수가 파죽지세인데 판소리의 변신이 가져온 결실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퓨전 국악과 트롯이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방송가의 주 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얼마 전에 종료된 미스 트롯 결선에서 13세 소녀가 국악으로 다듬어진 세련된 창법으로 범 내려온다를 당차게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통예술은 표현 방식과 선택의 폭이 일반 대중문화에 비해 제한적이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고 여겨져 왔었는데, 젊은 판소리꾼들이 우리 소리를 새롭게 알리고 있다. 명창과 고수가 진행하던 지금까지의 국악 장단이 아니라 빠른 리듬에 얹힌 판소리가 세련된 현대 춤과 어울려 신선한 장르의 새로운 음악으로 변신하고 있다.

가야금과 거문고, 아쟁 같은 고전 악기로 연주하던 범주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기타와 드럼, 전자오르간으로 무장한 젊은 세대들이 창작 판소리를 통해 대중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띤다. 수궁가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대중 앞에 소개시킨 이번 범 내려온다영상 외에도 판소리를 해학적으로 표현한 모습도 이채롭다. 이처럼 다른 장르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옷을 입은 무대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판소리 대중화의 일환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전통의 소리를 원형대로 가치 있게 보존해야지 학술적 고증 절차도 거치지 않고 함부로 변형시키면 되느냐고 나무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용기 있는 노력 때문에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던 판소리가 점점 흥미로워지고 고전음악과의 심리적 거리 간격을 좁혀 줬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우수한 우리 문화가 어렵다는 이유로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아서는 미래로 계승될 수 없고 세계 속의 음악으로 확장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홍보 유튜브를 통해 목포가 국·내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사실이다. 즉 사람들의 감성을 움직이는 소박하고도 진솔한 이야기와 특색 있는 영상을 통해 자기 고장을 알리고 지역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지를 새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4차 산업혁명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시대적 흐름을 깊이 인식하고 발상의 전환을 획기적으로 이루어야 하며, 목포·무안·신안·진도·완도 등 서남권 자치단체가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독특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광역화된 문화상품으로 함께 키워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변화를 감지하는 것 만큼이나 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목포시와 신안군이 한국 섬진흥원유치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신안군수가 대승적 차원에서 목포시에 양보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서남권 자치단체들도 목포 유치를 위해 발벗고 뛰고 있다. 지역 상생 차원의 배려와 협력의 가치가 절실히 요구되는 중요한 시기에 나온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이를 거울삼아 서남권이 지니고 있는 블루 오션의 끊임없는 발굴, 문화와 어우러진 관광자원 개발 그리고 바다와의 조화로운 발전 전략을 통해 미래의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주축이 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복합하여 경제적 시너지가 극대화 될 수 있도록 민간과 행정이 함께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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