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김경완 시민기자] 방사(X)선 의사가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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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광장-김경완 시민기자] 방사(X)선 의사가 된 사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4.3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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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서 나처럼 자기주장 겁 없이 한 사람은 없었다”
캄캄이 X-Ray 검진 개선 위해 군의관 교육 자청
방사선과 전문의 자격 획득 군 마치고 사회 복귀
10년 군 복무 상급 부서에 항의했다 혼쭐 나기도
2013년 6월 환경운동연합 임경숙 국장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있는 고 서한태 박사님.

6. 방사(X)선 의사가 된 사연

[목포시민신문] 1953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곧장 군대에서 일하는 의사(군의관)가 되었단다. 의사들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전문분야로 나뉘어서 공부하고 그 분야에 능통해야 하는데, 군대에서는 모든 분야를 다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 어렵고 힘든 일이었지. 결국 모든 사고나 질병에 대처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었어. 특히, 사병들과 장교들을 검진하고 치료하면서 한 가지 어려움이 있었단다. 바로 엑스레이 분야만은 낯설고 이해하기 힘들었지.

먼저 엑스레이 필름을 보고 어떤 질병이 있는지 알아내야 하는데 대학에서 엑스레이에 대해 전혀 배운 것이 없었어. 엑스레이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으면 눈은 뜨고 있지만 아무 것도 안보이는 거야. 안 보이는데 어떤 진단을 내릴 수 있겠어? 참 답답한 분야가 엑스레이였지.

그렇다고 어림짐작으로 진단하거나 거짓말을 할 수도 없잖아. 필름에 나타난 것을 정확히 판독하지 못하면 부끄러운 것을 떠나 환자에게 적절한 처치를 할 수 없으니까.

일반적으로 엑스레이 사진을 10,000장 정도 본 경험이 있어야만 판독이 정확하다고 했어. 그런데 그런 과정이 없었으니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르는까막눈이나 다름없었지. 그런데도 어느 군의관 하나, X레이 전문교육을 요구하진 못했어. 그러던 어느 날 당돌하게 2군 사령부 의무부가 있는 대구를 방문해 교육담당인 이시우 소령을 만났지.

용무 있어 왔습니다

그래, 무슨 일인가?”

군의관들이 교육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기 바랍니다. 뭘 알아야 일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저도 의과대학을 나왔지만, 대학에서도 안 배운 X-레이를 판독하라니 답답해서 그렇습니다.”

그때서야 내 의견을 받아, 마침 계획된 엑스레이 교육에 나를 포함시켜 주더구나. 그런데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대구에 가야 하는데 내가 속한 부대에서는 나를 안 보내려고 하는 거야. 군의관이 장기 교육에 들어가면 나를 대신할 군의관이 또 있어야 하는데 적절한 군의관이 부족했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또 직접 연대장을 찾아가 교육을 꼭 받고 싶다고 이야기했지. 그랬더니 김재명 연대장이 당장 교육명령을 내려줬어. 부대 내에서 누구도 연대장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잖아. 그렇게 친구 형인 연대장의 도움을 한 번 크게 받은 적이 있단다.

그 덕분에 남들과는 달리 엑스레이 특별교육을 이수할 수 있었지. 그렇게 엑스레이 장교가 된 거야. 똑같은 군의관이지만 전문 군의관으로 양성된 것이지. 그리고 군 전역 1년 전에는 방사선과 전문의 시험에 합격해 비로소 방사선과 전문의 자격을 얻게 되었단다.

입대할 때는 2년간 군생활을 한다고 약속하고 갔었어. 그런데 무려 10년을 근무하게 됐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었겠어. 그래서 제대하기 2년 전쯤에는 당시 의무감한테 항의편지를 보내기도 했단다.

아무리 군대라고 하지만 이해할 수 없습니다. 2년 약속이 벌써 8년 근무까지 이어지다니요. 도대체 언제 전역할 수 있는 것인지 알아야, 저도 계획을 세우고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랬더니 의무차감이었던 김수명 대령이 나를 건방진 놈이라고 생각하고 이 녀석 당장 전방으로 쫓아 버려라하고 협박하기도 했어. 다행히 의무감실에 있는 차영준 상사의 도움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지. 군대에서 나처럼 자기주장을 겁 없이 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야. 하하하.

/김경완 사무국장(목포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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