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16년 동안 지역신문을 발행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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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16년 동안 지역신문을 발행하면서
  • 류용철
  • 승인 2021.04.3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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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용철 대표이사

[목포시민신문] 모처럼만에 목포에 화재거리가 생겼다. 희망적이면서 절망적인 소식이다. 유달경기장 부지가 아파트 분양을 전문하는 건설회사에 예정가의 3배에 이르는 값에 팔렸다. 일부 시민들은 목포가 전국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희망적 논의를 이어갔다. 목포의 도시 브랜드가 향상되고 있다며 시민들이 공감하는 듯하다. 물론 경쟁과 서열짓기, 자본주의 습관에 익숙한 이들의 평가에 상당수 시민들이 동조하며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 고가의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우리가 매일 이곳을 지나며 바라보는 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정말 목포 브랜드가치가 향상되고 살기 좋은 곳이란 호평을 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아파트 부동산의 욕망에 대한 논쟁은 차치하고 과연 목포라는 브랜드 가치가 소위 명품 아파트에 의해 좌우되고 목포사람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지는 따져볼 문제다.

도시의 삶의 질을 측정하는 척도에서 다른 도시에 비해 목포시는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목포는 전국 자치단체에서 가장 적은 면적에서 가장 높은 인구밀도의 도시다. 노령인구 증가로 복지예산은 시 본예산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남악신도시 개발로 인한 원도심 쇠퇴는 가속화되고 인구 이동으로 목포시 순인구는 매해 감소하고 있다. 목포의 도시 위험지표는 매년 뒷걸음이다. 범죄 발생율과 교통사고율은 도내 최고(?)로 불명예스럽다.

조금 더 도시의 구성원간의 문제로 접근해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지역을 이끄는 리더들의 인문적 양식은 서민과 동떨어져 있다. 정치 세력간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다툼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갈등의 중재자 역할과 지역발전의 나침판 역할을 해야 하는 지역내 집단 지성들은 사라지고 자신의 이익에 충실하기 바쁘다.

민선 이후 목포 지역 지도층들은 자신의 욕망을 탐하는데 바빠 지역을 돌보는 것엔 소홀했다.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백억원의 국민혈세가 투입되는 와중에도 지역 유명 사학들은 그 욕심을 멈추지 않았다. 사학재단의 욕망에 부역하는 공직자들의 그릇된 의식도 한몫했다. 아파트 분양 등으로 자본을 축척한 근화건설과 목포시 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고 김호남 사장은 중앙고등학교를 인수했다. 민선1, 2기 목포시장을 역임한 고 권이담 시장은 홍일재단에 이어 전북 정읍의 대학인 정일학원을 매입했다.

지역 정치권은 어떠한가? 지역의 발전적 대안을 제시, 견인하지 못하고 민원인을 가장한 선거꾼들에 끌려 다니며 지역 대안을 모색하지 못하고 민원해결사로 전락했다. 지역 사회 개혁을 주도하던 80~90년 민주화운동 세력은 각종 정파적 희생양으로 전락해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박지원 전 국회의원 낙선과 함께 몰락한 구 정치세력은, 촛불민심의 힘으로 민주당을 선점한 신진 정치세력에 점령당해야 했다. 민주당 바람에 당선된 이들은 목포시의회를 점령하고 의회민주주의를 성희롱과 이권개입 등 사리사욕의 장으로 전락시켜버렸다. 이들의 목포정치는 호남정치 1번지란 명성에 걸 맞는 위상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발전 의제발굴에 노력하고 견제와 비판을 하는 지역 언론은 사망선고를 받고 고사 지경이다. 지역내 기자들을 말 그대로 언론인이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이권개입과 타락, 공무원 괴롭히기 등 세간에서 말하는 기레기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시정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시민단체는 또 어떠한가? 옛 새마을협회나 바르게살기, 자유총연맹 등 시 보조금을 야금야금 챙긴 단체를 관변단체라 비판했다. 이제는 몇몇 시민단체들은 정부 또는 전남도, 목포시 민간단체 보조금을 받는 단체로 전락하면서 지역사회 의제설정 기능을 방기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거 민주화운동 시절 사회정의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헌신하고 공익적 가치를 추구했던 모습이 차츰 엷어지면서 지역에서 기득권화 가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집단지성을 자처하던 학계 인사들은 다 또 어디로 숨어들었지 알 수가 없다. 선거 때 잠깐 얼굴을 내밀었다가 두더지처럼 어디론가 사려져 버린다. 목포권에 7개가 넘는 대학이 있다. 이런데 이곳에 근무하는 교수 또는 인사들의 지역에 대한 발전적 대안을 찾는 활동은 어디에도 없다.

생업을 위해 일반 시민들의 다툼은 늘상 있어왔다. 이를 조율하고 민생을 볼 살펴야하는 지역 집단지성들이 사라지면서 사이비 집단지성이 자리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다툼은 한층 더 거칠어지고 종점 없이 치닫는 마주 오는 기차처럼 달려가고 있다. 오직 죽기 살기로 덤벼 상대를 무너트리고 우격다짐만 난무하는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렇다고 누가 나서 돌을 던지는 사람도 없다? 안타까운 현실만이 무더운 여름을 행해 달려가고 있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지역 사회를 지탱하는 제단체들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요구된다. 목포 브랜드 가치 향상은 지역사회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업무에 모두 충실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맹자는 항산(恒産)이 항심(恒心)이라 했다. 우리가 모두 곱씹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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