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희 두 번째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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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희 두 번째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 출간
  • 김영준
  • 승인 2021.06.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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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화된 도시를 향한 아득한 길
백정희 작가.

[목포시민신문=김영준기자] 무안에서 태어나 목포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인 백정희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이 출간됐다.

푸른사상사에서 출간한 소설 가라앉는 마을은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한 삶의 현장을 목도하며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소설 7편을 실었다. 계급과 자본의 논리로 작동하는 현실에서 고통 받는 민중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외된 자들을 껴안는다는 평가다.

백정희의 소설집 가라앉는 마을은 소외된 계층과 약자들을 향한 속 깊은 애정으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를 짚어낸다. 각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생존권이 보장되지 못하고 자본의 논리 속에서 착취되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도시 공간의 재개발과 농촌 개발에 따른 거주민의 계급적 분리와 생존에 직면한 현실은 주거 난민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빈곤하다는 이유만으로 뿌리내렸던 곳으로부터 주변부로 배제되고, 개인과 사회의 폭력에 직면하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표제작이자 작가의 등단작인 가라앉는 마을은 자본의 논리가 어떻게 거주자인 인간을 추방하고 배재하는지 잘 보여준다. 마을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농촌 지역에 개발되는 생수공장의 취수 작업으로 인해 마을이 가라앉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간의 근원적인 삶의 터전인 이 자본과 문명화에 의해 상실되고 파괴되고야 만 것이다.

신자유주의 시대 이후 자본의 새로운 축적 논리에 급변하고 있는 현재, ‘뉴타운 재개발의 광풍으로 휩쓸려간 도시의 주거지를 배경으로 삼은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바람은 길이 없다계단 위에 있는 집’ ‘마지막 집의 등장인물은 낡은 연립주택부터 임대아파트까지 주거 공간에서 가진 자와 빈곤한 자 사이의 차별과 폭력성을 잘 드러내준다.

그 외에도 백화점 식육부에 근무하는 임금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다룬 외양간 풍경’, 관광 개발에 따른 자연 파괴와 이주를 결정하는 동물들의 비상회의를 그린 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작품 표절과 도용의 문제를 조명한 진혼교향곡은 우리 앞에 펼쳐진 인간 문제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작가 백정희는 무안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1998년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가라앉는 마을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박화성문학상(), 토지문학제 평사리문학상 대상(탁란), 전태일문학상(황학동 사람들)을 수상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2회 받았고, 소설집으로 탁란이 있다.

현재 경기도 광명시에서 살며 목포작가회의와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목포와 광주도 종종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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