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와 함께-최송춘 목포환경련 공동의장] 사유화냐 공유화냐, 기로에 선 삼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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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와 함께-최송춘 목포환경련 공동의장] 사유화냐 공유화냐, 기로에 선 삼학도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7.0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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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시민의 휴양 휴식 공원 돼야
최송춘(목포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1. 지저분한 구 석탄부두에 세련된 호텔이 들어서면 좋은 일 아닌가?

[목포시민신문] 목포시가 석탄부두에 호텔이 들어설 것처럼 나발을 불었지만 정작 호텔이 들어설 곳은 소삼학도 끝 해경부지이다. 어둡고 칙칙한 석탄부두와 삐까뻔쩍한 5성급 호텔 이미지를 대비해 시민의 환심을 사고자 꼼수를 부린 것이다. 실제로 아직도 많은 목포시민들이 석탄부두 자리에 호텔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호텔이 들어설 자리는 옛 해경부두, 그러니까 유달산과 목포항, 영산강을 조망할 수 있는 삼학도 중에서도 가장 노른자위 땅이다. 업자에게 최대한의 특혜를 준다는 것인데, 여기는 옛날에 기름탱크 몇 개도 보기싫었던 곳이다. 그런데 10층이 넘는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선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랜드마크? 숲이 우거진 삼학도를 능가할 랜드마크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또한 목포시는 용어 선택을 분명히 해야 한다.

삼학도 구 석탄부두가 아니라 삼학도 일반화물부두이다. 지저분하고 더럽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인 것 같은데 공공기관이 그런식으로 꼼수를 부려서는 안된다. 이 부두는 폐쇄하기 전까지는 삼학도 복원화사업 지원 용도로 올해 발표한 해수부의 4차항만기본계획에 명시하고 있다.

2. 설문조사와 용역보고서는 신뢰할만한가?

삼학도는 삼학동, 만호동, 동명동 주민의 것만이 아닌, 유달산과 더불어 목포의 상징이며 전체 시민의 것임에도 인근 주민 370명의 설문조사 결과로 전체 시민의 의견인양 규정해 버렸다. 설문 조사 내용 또한 조잡하기 짝이 없다. 우선 삼학도 구)석탄부두 개발방향 설문조사서라는 제목부터가 의도적이다. 또 달랑 4개 문항(그나마 이중에서도 거주 동네, 주관식 의견 문항 빼면 2개에 불과) 중 구)석탄부두 개발방향을 공원기능, 공원기능+체류형 관광인프라 조성을 묻고는 대부분의 의견이 체류형 관광인프라 조성에 찬성했다며 호텔을 밀어붙이는 것은 가히 코미디가 따로 없다.

또한 삼학도 관광객 유치 시설 계획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 조사 결과보고서라는 명칭의 용역보고서는 특정업자에게 특혜를 주려는 맞춤형 용역조사로, 결과 또한 맞춤형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단적으로 용역보고서 107쪽에 호텔 건립을 명시하였고, 편익비용분석은 현재의 친환경생태공원 조성과 비교분석을 해야함에도 호텔 건립 하나만 분석하여 경제적 가치만 보게 하고 행정적 가치를 외면하고 있다. 목포시민은 바보가 아니다. 목포시민을 너무 띄엄띄엄 보고 있다.

지난날 만신창이가 된 삼학도를 많은 목포시민들이 10년 넘게 정치권에 건의하여 2000년부터 21년간 1400억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삼학도복원화공원조성사업을 마무리 단계에서 본래 계획을 저버리고, 시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그야말로 최소한의 행정요식행위로 공원조성 부지를 유원지로 변경하겠다는 거다. 예전 계획은 쓸모없는 계획이라는 시장의 판단으로 도시계획의 연속성이 없어지고 정치적 계산에 따른 땜질식 계획만 늘어난다.

3. 공원은 공원대로 살리고 바닷가 쪽을 개발한다니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지 않은가?

목포시는 기존 공원은 훼손하지 않으면서 개발하겠다고 하고 조성면적의 50를 공공시설로 조성해 이용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겠다고 하니 시민들이 삼학도를 이용하는데 별 지장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고층 호텔과 대규모 부대시설이 들어서지 않으면 시민 누구나 100%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반틈 밖에 이용 못하게 하면서 무슨 큰 선심이라도 쓰는 것처럼 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호텔은 말그대로 지불능력이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이지 자선사업체가 아니다. 아무나 얼쩡거리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다. 그것도 5성급 호텔이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미 해변맛길 3구간인 삼학도 구간은 당초 계획(그림1)과 달리 코스가 바뀐 것(그림2)만 봐도 우선 배려의 대상은 5성급 호텔이지 시민이 아니다. 만일 해경부지에 호텔이 들어선다면, 앞으로 갑을관계가 어떻게 될지 눈에 훤하다. 아마 삼학도에 뭐하나 할려고 해도 협의란 미명 아래 돈을 투자한 호텔의승인을 받아야 하지 않겠나.

그림 1
그림2

4. 삼학도에 호텔 말고 더 좋은 대안은 있는가?

우선 그간의 3차항만기본계획과 삼학도복원화 공원조성사업 당시 계획만으로도 삼학도는 명품 명소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휴식 휴양을 위해 시민공원을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꽃과 나무 숲을 조성하는 건 기본이고 여기에 해변광장, 노천카페, 어린이놀이시설, 자동차극장, 음악분수광장, 일광욕장, 레일바이크, 피크닉장 및 레포츠시설, 친수놀이시설, 대공연장, 체력단련시설 등 다양한 시설계획이 다 있다. (그림3) 이렇게만 되면 세계적인 명품 수준 아닌가. 그런데 왜 알짜배기 땅을 민간업자에게 내주어 전체적인 계획을 망치려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34년 전, 모 시장이 대반동해수욕장을 특정업체에 팔아먹은 결과가 어떤가? 목포에서 가장 풍광이 수려한 대반동해수욕장이 지금도 존재한다는 상상을 해보자. 지금과 같은 원도심 공동화 현상이 있기나 할까? 삼학도를 특정업체에 팔아먹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삼학도는 50, 100년의 목포를 설계하는 바탕이 되어야 한다. 현재의 친환경생태공원조성사업을 착실히 추진하고 부족한 부분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보완해야 한다. 활용계획 또한 이 사업의 연장선에서 나와야 한다.

5. 삼학도 국가정원화는 가능한가?

앞으로 삼학도 국가공원화 추진은 삼학도의 조건에 부합한 적절하고 충분한 가치가 있는 좋은 대안일 수 있다. 삼학도는 국공유지가 98%이다. 이미 국민과 시민의 것이다. 호텔과 같은 인공 구조물은 세월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지만 숲과 나무는 세월이 갈수록 그 가치는 높아져 간다. 삼학도를 최고의 브랜드 가치로 만드는 것은 5성급 호텔 유치가 아니라 생태 숲 공원 조성이다. 일자리,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따져볼 때 민간 5성급호텔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할 정도다.

목포시에서는 삼학도 국가정원은 이런저런 이유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얼마 전 김종식 시장이 신규직원과의 간담회에서 한국 섬진흥원을 목포 삼학도로 가져올 수 있었던 것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치밀한 전략과 논리개발을 통해 선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기울어진 운동장도 바로잡는 분이,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고 희망하는 삼학도 국가정원화를 위한 치밀한 전략과 논리개발은 안하시면서 왜 안된다고만 하는지 모르겠다.

그림3.

6. 김종식 시장은 행정의 달인이라는데 어련히 잘 알아서 하시지 않을까?

오랜 세월 동안 추진해온 도시계획을 순식간에 얼렁뚱땅 잘도 변경시키는 것을 보면 행정의 달인이 맞긴 맞다. 비단 이번 삼학도 호텔문제가 아니더라도 북항으로 이전계획인 목포수협 부지도 해변친수공간조성 계획에서 있지도 않은 국제크루즈선 접안 시설이 필요하다며 20189월 취임 후 곧바로 부두건설 계획으로 바꿔 버렸다. 이곳에 부두가 건설되면 이용은 제주연안여객선을 운용하는 특정회사가 하게 될 것임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4대관광거점도시로서 체류형 관광지 조성 계획을 수립할려면 5성급 호텔 유치와 같은 유치한 계획이 아니라 훨씬 효과가 큰 삼학도 국가정원화 추진계획을 세워서 4대 관광거점도시에 걸맞는 50100년을 내다보는 관광진흥종합계획이 필요한데도 이런 데에는 관심이 없는듯하다. 또 목포시 관광진흥조례에는 관광진흥위원회를 설치하여 관광진흥에 관련한 사항을 심의, 자문, 협의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목포시는 4대관광거점도시로 지정된지 3년째이고, 체류형 관광지를 조성한다며 삼학도 공원에 호텔유치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이러한 사항을 심의, 자문, 협의하기 위한 관광진흥위원회를 구성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시민의견 수렴에는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다. 시장님은 불철주야 목포시정에 대해 고민하신다고 하는데, 정작 그 고민 속에는 시장만 있고 시민은 없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진정한 행정의 달인은 행정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행정에 반영하는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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