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김경애 시인] “북적북적 목포, 법정 문화도시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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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김경애 시인] “북적북적 목포, 법정 문화도시로 가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7.0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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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사람이 가장 잘 사는 사람들

[목포시민신문]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작년 목포문학관 상주작가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일을 시작하기까지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문학관이나 도서관 상주작가에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싶었다. 공고가 나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목포문학관 슬기로운 문학 생활” ‘유튜브 크리에이터과정과 목포문화재단 문화 갯물학교에서 문화 기획자’, ‘로컬 크리에이터양성과정에 참여하였다. 문학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집중해야 할 일이 아닌 일에 곁눈질하는 것 같아 조금은 불편해하면서도 또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한 번 도전해보기로 한 것이다.

문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관심사가 편협하다고 생각하곤 했다. 최근 목포는 4대 관광 거점도시, 도시 재생사업, 법정 문화도시로 가기 위한 여러 가지 일들을 준비하고 있다. 그에 하나로 올해 처음으로 목포 문학박람회준비도 한창이다. 문학박람회는 문학인들만의 잔치도 아니고, 목포만의 일도 아니다. 좀 더 큰 그림으로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 그런데 정작 목포 시민들은 이러한 의미 있는 일들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관심 있는 사람들만 참여하는 듯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성실하게 교육과정에 임했다. 그동안은 대부분 문학 하는 사람들과만 소극적인 소통을 했던 나는 문학이 아닌 다양한 직업과 관심사가 다른 사람들과 만남 자체가 배움의 시간이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 모두 나를 더욱 단련하고 지난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3개월이 지난 후 나의 시각은 많이 달라졌다. 모든 일이 한꺼번에 뚝딱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준비하는 사람들도 처음 시작하는 것이라, 기대감과 두려움, 설렘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한 사람의 생각이나 노력으로는 중요한 일에 성공하기는 어렵다. 목포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내 일처럼 함께했을 때, 좀 더 살기 좋은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 목포는 역사, 예술, 문학 등 풍부한 자산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 예술적인 콘텐츠 등 가장 목포다운 것으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는 시간이 날 때마다 유달산이나 골목길을 걸었다. 될 수 있으면 가보지 않은 곳, 가봤던 곳도 새벽, , 한낮, 또는 방향을 바꾸어 거꾸로 걸어보기도 하였다. 신기하게도 마치 처음 목포에 와본 사람처럼 새로운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늘 가던 길을 다르게 선택하면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산을 좋아해서 다른 지역 산도 많이 가봤지만, 목포 유달산은 오를 때마다 새롭다. 집에서 새벽 5시에 나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고, 마치 다른 지역에서 여행 온 사람처럼 후미진 골목길을 걷고, 맛집을 찾아다니고, 붉게 떨어지는 저녁해까지 바라본 날은 정말 최고였다. 골목길에 피어난 작은 꽃들과 담장, 돌계단, 돌멩이 하나까지 정답게 느껴졌다.

이제 6개월의 준비 기간을 끝내고 71일부터 1231일까지 목포공공도서관 상주작가로 근무하게 되었다.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을 마음껏 풀어내는 시간을 맞이한 것이다. 작년에 목포 문학 자료조사와 스토리텔링을 하면서 절실히 느꼈던 목포 문학 읽기’, ‘목포 문학 유튜브 제작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또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시민, 학생들과 함께 나누고 목포 문학을 더 알아갈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나에게도 새로운 닻이 올려졌다. 하지만 나 혼자는 할 수 없는 일. 함께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공유하면서 의미 있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이 떨림이 좋다. 그래서 나는 늘 도전한다. 북적북적 목포, 법정 문화도시로 가자! 그러면 우리들 모두 문화도시 한복판에서 신나게 놀아보는 것이다. 잘 놀 줄 아는 사람이 가장 잘 사는 사람들이니까! 목포는 정말 아름답구나.

약력

2011문학과의식등단. 시집 가족사진, 목포역 블루스있음.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석사졸업, 목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수료. 전남도립도서관, 목포문학관 상주작가 역임. ) 목포공공도서관 상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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