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 바라는 나를 위해 애쓰지 않기
소노 아야코 저
김욱 역
책읽는 고양이
2016년 10월 20일
원서 : 人間の分際
[목포시민신문] 얼마전, 내가 좋아하는 광주 양림동 어느 공간의, 수많은 책들이 꽂혀져 있는 책장의 한 귀퉁이에서 특별하게 발견한 책이 오늘 소개할 ‘약간의 거리를 둔다’이다.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면서 문단에 데뷔한 일본의 소설가 소노 아야코의 에세이로 원저인 『인간의 분수人間の分際』는 출간되자마자 종합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 책은 객관적 행복을 좇느라 지쳐버린 영혼을 위로하고, 나 자신을 속박해온 통념으로부터 벗어나 ‘나답게 사는 삶’으로 가볍게 터닝할 수 있게 해 준다.
소노 아야코 특유의 쉽고도 가슴에 와 닿는 표현 속에 녹아 있는 메시지는 총 70여 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글 속에는 누구나 쉽게 공감할 만한 내용이 곳곳에 숨어 있다. ‘나도 그랬지!’라고 스스로 무릎을 치게 만드는 내용들로 소소하지만 중요하면서 신선한 내용들로 꽉 차 있다.
‘나 다운 삶’으로의 전환은 의외로 명료하다. 지금까지 질주해온 삶의 패턴으로부터 약간의 거리를 두면 삶이 조금은 쉬워지는 마법이 생길 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음은 책 속의 한 구절이다. 음미해 보라!
“거리라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의미를 갖는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떨어져 있을 때 우리는 상처받지 않는다. 이것은 엄청난 마법이며 동시에 훌륭한 해결책이다. 다른 사람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내 경우엔 조금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으면 세월과 더불어 그에게 품었던 나쁜 생각들, 감정들이 소멸되고 오히려 내가 그를 그리워하는 건 아닌가. 궁금함이 밀려온다. (p. 121)
/윤선미(퐁당퐁당 책방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