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김경완 시민기자] 삼학도를 더 이상 훼손하지 마라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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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광장-김경완 시민기자] 삼학도를 더 이상 훼손하지 마라⑭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7.22 22:5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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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김경완 시민기자] 목포를 찾는 관광객은 유달산과 삼학도를 찾아보고 싶어 한단다. 아무래도 목포 출신의 가수 이난영이 부른 목포의 눈물때문이겠지.

삼학도는 세 마리의 학이 깃든 전설을 가진 아름다운 섬이란다. 목포 앞바다에 위치해 있었는데, 1960년대 제방으로 연결되어 육지가 됐어. 그리고 석탄부두와 공장, 관공서가 들어섰단다. 이렇게 삼학도가 공장부지로 이용되니 싸이로라는 저장탱크가 필요하게 됐어. 밀가루를 만드는 공장에서는 밀 저장 싸이로를 원했고, 시멘트 회사는 시멘트 보관 싸이로를 원했지. 싸이로라는 것은 시멘트로 만든 큰 저장 창고인데 어찌나 높고 큰지 멀리서 보면 삼학도가 다 가릴 정도로 흉물스러웠어.

먼저, 곡물싸이로를 막아낸 일을 들어보겠니? 삼학도에 설립된 호남제분공장은 미국에서 밀을 수입해 밀가루를 만들고 있었단다. 그 공장이 1984년 삼학도 일부 녹지를 해제하고 싸이로를 만들겠다고 하자 시민들의 90% 이상이 반대했어. 녹지훼손도 원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삼학도 경관을 잃고 싶지 않았거든. 시민들은 삼학도가 녹지로 남아 휴식공간으로 만들고 싶어 했으니까. 공장 편에서 싸이로를 건설하려는 상공회의소와 개발위원회가 공청회를 준비하면서 이런 소문을 퍼뜨렸단다.

목포사람이 다 찬성하는데, 서한태 박사 혼자만 반대한다.”

드디어 공청회가 열리는 날. 나 혼자 반대하는 것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싸이로를 반대하는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필요했지. 그런데 공개적으로 나서 반대할 사람이 선뜻 나타나지 않는 거야. 아무래도 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지. 그런다고 나 혼자 공청회에 참석한다면 거대한 싸이로가 아무 반대 없이 만들어질 것 아닌가. 겨우 목포예총 문영식 지부장과 장양구 약사회장, 그리고 나까지 세 사람이 공청회에 반대자로 참석했어.

공청회가 시작되고 싸이로 건설의 찬성과 반대 의견이 진행되는데, 반대측인 우리는 세 사람이 발언하고 끝나 버렸어. 그런데 찬성측은 다섯명, 여섯명, 일곱명째 계속 이어지는 거야.

이렇게 되면 공청회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거지. 여론과는 상관없이 공청회는 찬성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었어. 정말 이 아름다운 삼학도에 흉물스러운 구조물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할까. 절망적이더구나.

하는 수 없이 촌놈식으로 끝장내야겠다고 생각하고 발언 기회를 얻었어.

개발과 보전은 공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종이에 싸이로 건설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분명하게 자기 이름을 기록하세요. 지난날 찬성해 놓고도 훗날 나는 안했다고 발뺌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이 명단을 길거리에 붙이고, 대대로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읍시다.”

그러자 사회를 맡고 있던 찬성론자가 깜짝 놀라 두 손을 가로 저으며 공표하고 말았어.

이 문제는 모든 것을 백지화 합니다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곡물 싸이로 건설을 막게 된 셈이됐어. 그런데 2년 후 이번에는 시멘트 싸이로가 논란이 됐단다. 19865월이었는데, 이번에는 쌍용건설에서 시멘트 싸이로를 건설하겠다는 거야. 사업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공해가 없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펼쳤지. 여기에 삼학도에 땅을 가진 부자들이 찬성했어. 땅을 가진 이들은 소수이지만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노린 터라 적극적으로 나선거지. 또 항운노조가 크게 환영했어. 싸이로가 들어서면 항운노조는 화물운반비로 매년 큰돈을 벌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시멘트 싸이로는 돌이킬 수 없는 환경오염시설이야. 무엇보다 삼학도에서 목포시내 방향으로 남동풍이 자주 부는데, 그때마다 시멘트 가루가 시내까지 날아오면 어떻게 되겠어. 장성군의 시멘트 공장 주변 사람들은 먼지 때문에 살 수 없다고 할 정도였으니 그곳과 다를 바가 없지. 더군다나 크지도 않은 삼학도의 산림을 훼손하면서까지 들어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난 틈만 나면 사람들이 모이는 다방이나 식당까지 달려가 시멘트 싸이로를 건설하면 안된다고 주장했지.

삼학도는 목포의 상징으로 녹지공원으로 남겨둡시다.

한번 싸이로가 들어서면 야금야금 공장지대로 바뀌게 되요. 석유난로도 처음에는 연기도 안나고 냄새도 안난다고 했는데, 사용해 보면 그렇던가요? 공장도 한번 들어서면 공해를 막을 수가 없어요

시내로 날아오는 시멘트 가루를 마실 각오 없이는 싸이로 허가하지 마라

어차피 훼손된 삼학도이기 때문에 싸이로도 만들자는 것은

일제강점기에 어차피 식민지니 독립운동을 하지 말자는 말과 똑같아요.

삼학도를 이윤추구에만 혈안된 기업에게 넘겨주면 안됩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었어. 오죽했으면 이제까지 싸움에 져본 적이 없었는데, 이 싸움은 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까지 했을까. 그러나 질 때 지더라도 최선을 다해봐야 하지 않겠어?

다행히 8월 어느날 예총 모임에 초대받아 삼학도에 시멘트 싸이로가 들어서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 큰 계기가 되었어. 예총에서 나의 호소를 듣던 공생원 윤기 원장과 회원들이 이것은 우리 예총에서 할 일이다.’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었거든. 그렇게 예총과 기독교인이 힘을 모아 99일 삼학도보전회가 창립하게 되었단다.

삼학도보전회는 우선 돈이 적게 드는 홍보용 유인물을 배포했어. 1차로 우리의 나아갈 길을 배포했지. 그리고, 2차로 삼학도를 아름답게’, 3차로 찢겨진 삼학도에 날개를을 인쇄해 연이어 시민들에게 나눠주었어. 물론 삼학도를 공원화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더 이상 삼학도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었지.

이 과정에서도 안전기획부라는 정보기관의 압력과 협박을 받아 임원들이 몹시 난처한 처지에 빠지기도 했어. 하지만, 예술인은 물론 학생, 종교인들까지 동원되어 삼학도 보전 의지를 내 보이자 쌍용은 삼학도에 세우지 않고 영암군으로 이전하고 말았어. 이렇게 시멘트 싸이로도 우리 힘으로 막게 되었단다. 이렇게 2년 연속 삼학도 보전운동을 승리로 이끌었지.

이제 삼학도는 공원으로 자리를 잡았단다. 그 많던 공장과 관공서들이 모두 떠나고, 그 자리에 숲이 조성되어 있어. 삼학도 주변에는 둥그렇게 운하가 감싸고 있는 모습이란다. 도심 가까운 곳에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삼학도가 곁에 있으니 참 좋구나. 이럴 때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조그만 보람을 느끼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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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오 2021-07-25 07:07:13
호텔 필요합니다

김일 2021-07-25 07:06:30
호텔 올립시다
제 가족 10표 드립니다

이콕 2021-07-24 08:45:51
삼학도를 지킵시다. 우리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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