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제6회 새만금컵 국제요트대회 출전기]바람이 불어야 변화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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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6회 새만금컵 국제요트대회 출전기]바람이 불어야 변화가 생긴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7.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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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채 목포과학대학교 교수

[목포시민신문] 최근 필자에게는 생각만 해도 가슴 뛰고 설레는 일이 생겼다. 지난 715~18일까지 전라북도 부안 격포항 일원에서 펼쳐진 제6회 새만금컵 국제요트대회에 출전한 것이다. 오래된 교육용 요트를 타고 첫 요트대회 출전에서 5위에 입상까지 한 특별한 경험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얼떨떨하고 꿈만 같은 일이다.

요트대회 출전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서 시작됐다. 필자는 해양 친화적인 항구도시 목포에서 30년 가까이 교수 생활을 하며 요트와 섬 해양 디자인의 융합을 연구하고 있지만 바다 위의 현장 경험은 부족했다. 1톤짜리 작은 클래식 우든보트를 만들어 보고, 여러 섬을 다니면서 바다를 알게 되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함이 채워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중 학교 동료 교수인 김인철 교수가 국제요트대회 출전 제의를 해왔다. 나이도 많고 대회 출전 경험도 없었기에 겁이 났지만 매너리즘을 극복할 계기가 필요해 덜컥 수락해버렸다. 이렇게 김인철 교수가 스키퍼(요트 운항을 지위하는 사람)를 맡고 필자를 포함해 7명의 크루가 합류해 한 팀이 됐다.

부산 해운대 마리나에서 엔진수리 등을 마치고 대회에 출전 할 폴라리스호를 타고 통영과 남해를 거치고 여수와 목포를 지나 격포항까지 3일 밤낮을 쉬지 않고 달리면서 한려수도의 이름 모를 섬들을 지나며 아름다움에 감탄하기도 했지만, 김인철교수(스키퍼)와 함께한 세 명의 크루들의 3일의 항해 이야기는 아마도 영화에 나와도 손색이 없을 스토리를 담고 있어 나중에 요트 기행에 꼭 담을 것이다.

포기할 수도 있었던 이번 대회는 이런 팀워크가 시작 전부터 다져진 관계로 크게 빛을 발했다. 우리는 대회 당일 새벽에도 요트를 몰고 나와 각자의 역할을 숙지하고 손발을 맞췄다. 첫 경기는 주변의 소리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을 만큼 긴장이 많이 됐다. 그런데도 오픈레이스에 참가한 17척 중 5등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주변 다른 팀들은 오래된 교육용 요트를 타고 선전한 우리 팀에 놀라움을 표했다. 역시나 팀워크의 중요성 핵심이었다. 첫 경기를 잘 치르고 나자 그때부터는 경기도 더 재밌어지고 자신감이 생겼다. 경기력도 더욱 좋아졌다. 구형 돛이라 비가 왔을 때 물이 먹어 요트가 나아가지 않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끝내 이겨내고 총 6경기를 최종 성적 5위로 입상했다.

필자는 이번 경험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았다. 먼저 화합의 정신이다. 요트는 스키퍼의 지휘 아래 크루들이 일사분란하게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화합은 팀 내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었다. 경기 후에는 경쟁자였던 다른 팀들도 서로 조언과 응원을 건네기도 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도 서로 나누는 등 바다 위에서는 내외국인 선수와 심판이 모두 한 가족인 듯 했다. 이러한 화합이 육지에서도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하나는 바람이 불어야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요트는 바람이 불어야 방향과 속도를 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인생도 도전이나 계기 없이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대회를 앞두고 필자의 첫 대회출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했다. 스스로도 두려움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도전을 했기에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바다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실전 경험을 쌓았고, 한 인간으로서도 더 성숙해졌다고 믿는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의 의미를 절실히 깨달았다. 어떤 도전을 앞두고 망설이는 이가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도전하라.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실행해야 만이 그 답을 찾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어야 변화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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