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칼럼-주용기 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계기로 신안갯벌을 보다 잘 관리하고 보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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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주용기 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계기로 신안갯벌을 보다 잘 관리하고 보전해야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8.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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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한국의 갯벌이 신안갯벌(전남 신안)을 포함해 서천갯벌(충남 서천), 고창갯벌(전북 고창), 보성-순천갯벌(전남 보성·순천) 등 총 5개 지역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같은 등재 결정에 대해 기뻐할 일이지만 과연 지금까지 세계 수준에 맞게 갯벌을 잘 관리하고 있는지는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그동안 이 지역 모두가 국제적인 람사르습지와 국내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도 말이다.

조선소와 연륙교 건설 계획을 재검토해야.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맞게 잘 관리하려면, 먼저 해당지역에서 계획된 개발계획을 모두 철회해야 한다. 등재된 신안갯벌의 범위를 보면 압해도의 북서쪽과 북동쪽 갯벌이 제외되어 있다. 당시 신안군수(현재 군수로 당선)7년 전에 이곳의 일부 갯벌을 매립해 조선소를 건설하려던 계획이 있던 곳이다. 지금이라도 이같은 개발 계획을 공개적으로 철회하고, 이 지역의 갯벌을 유산 구역으로 추가 확대하기를 바란다. 사실 이곳의 갯벌은 압해도 주변 갯벌 중에서 가장 많은 도요물떼새가 먹이를 먹거나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이용한다.

또한 신안군은 신안갯벌 사이에 위치한 섬들을 연결하는 7개의 연륙연도교가 이용 중이고, 추가적으로 3개의 연도교가 건설 중이라면서 교량식 다리로 건설되고 있어 해수유통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여러 지역에서 교량 건설로 인해 바닷물 흐름에 영향을 주어 주변 갯벌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으로 인해 이 신안갯벌이 세계자연유산 등재 결정되었으니 향후 갯벌을 가로 질러 대형교량 건설을 하는데 있어 갯벌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고, 오히려 이런 개발 사업을 추진하도록 면죄부 역할을 할 것이다. 더욱이 등재 신청서에서 환경영향평가법과 제도를 통해 유산지역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발계획은 모두 검토가 이루어지며, 합리적 검토와 사전 예방적 조치가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이와 같은 법과 제도가 개발 사업을 미리 제어하기가 쉽지 않다.

해상풍력발전기 건설 계획 철회해야

한편 문재인 정부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신안갯벌과 바다에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월 전남 신안군 임자대교에서 투자협약식이 열렸는데 정부는 앞으로 48조원을 투입해 해상풍력발전기 1000기를 건설해 전기 8.2GW을 생산하겠다.”면서 이는 한국형 신형 원전 6기 발전량에 해당하고, 서울과 인천의 모든 가정이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렇게 신안갯벌과 바다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단지가 건설된다면 이곳을 이동경로로 이용하는 수많은 새들이 풍력발전기 날개에 부딪혀 죽거나 많은 피해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풍력발전기가 가동되면서 발생되는 저주파로 인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고, 어민들의 생업활동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정부와 전라남도, 신안군은 기존 건물의 지붕, 옥상, 벽면, 주차장 등에 소규모 분산형의 태양광발전용 시설을 우선적으로 설치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재생가능에너지 생산하게 되며, 소비자들이 에너지 절약 및 효율적인 사용도 가능해지고, 생물다양성 보전과 기후변화 저감, 핵발전 가동 중단과 탈핵 지속 추진 등에도 기여하게 된다.

해양쓰레기 제거와 발생 저지에 적극 노력해야

그리고 신안갯벌을 끼고 있는 해안가에 널부러진 쓰레기를 곧바로 수거해 처리하는 데 적극 노력해야 한다. 여전히 해안가에 생활쓰레기와 해양쓰레기가 방치되어 있고, 불법 소각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영산강하굿둑의 수문을 열어 민물을 바다로 흘려 보내면서 많은 육상쓰레기가 바다로 들어오고 있으며, 바다에서 어업을 하는 동안 망가진 그물들이 해안가로 밀려 들어오기도 한다. 따라서 해양 및 육상쓰레기가 바다와 갯벌에 쌓이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수립되고 적극적으로 이행되도록 해야 한다.

영산강하굿둑 내외로 해수유통이 이루어져야

더 나아가 영산강하굿둑을 통해 바닷물이 들어가고 나올 수 있도록 해수유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영산강이 신안갯벌을 포함한 영산강하구의 갯벌과 바다에 유기물과 퇴적물을 공급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처럼 영산강 상류에서 내려오는 민물이 많을 때만 하굿둑 수문을 개방할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수문을 개방해서 5내지 10킬로미터 정도 바닷물이 왕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영산호의 수질이 개선되고 퇴적물이 영산강 하구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모래성분이 많아지고 유기물이 많은 갯벌이 되어 생물다양성이 높은 바다와 갯벌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체 농업용수 확보방안을 제시하고, 지역 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신안갯벌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전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이전에도 신안갯벌이 람사르습지이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었는데 지정취지에 맞게 잘 관리를 해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행정, 전문가, 지역주민 대표 등이 참여하는 신안군 세계유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안군수와 민간인이 공동대표가 되어 관리계획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 이 회의가 상시적으로 개최되어야 하며, 그 협의 결과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어떤 개발 사업이라도 계획 단계부터 이 위원회에서 사전 심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다. 더욱이 영산강하구를 공유하고 있는 목포시, 무안군과의 공동협력과, 이들 지자체 관할 구역의 갯벌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만약 신안갯벌이 잘 관리되지 않고 훼손된다면 언제든지 세계자연유산에서 제외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약력

-전북대 무형유산정보연구소 전임연구원

-생태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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