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목포대 홍선기 교수]기후위기, 100년 만의 폭염과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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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목포대 홍선기 교수]기후위기, 100년 만의 폭염과 폭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8.0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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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 한국섬재단 이사장

[목포시민신문] 728일 가디언(The Guardian)지에 의하면, 전 세계 150개국 과학자 138000여 명이 공동성명을 통해 세계 각국 정부의 화석연료 사용 중단 및 생물다양성 보호 강화를 요구하였다. 미국 오리건주립대 윌리엄 리플 교수(William J. Ripple, 생태학 전공)지구 기후위기의 주요 지표 중 상당수가 임계점(tipping point)에 접근하고 있거나 이미 넘었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고 주장하고 있다. 팬더믹에 의하여 화석연료가 줄었음에도 이후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올해도 불볕더위가 지속하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37~38도를 오르내리고 있고, 그나마 해양도시인 목포는 33도 정도에서 머물고 있다고 하지만, 체감온도는 높게 느껴진다. “기후 온난화라는 말은 이미 고전적인 단어가 되어버렸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연재해를 보니 기후위기(climate crisis) 상황이 틀림없다. 2018년 기록적인 더위를 경험했던 한반도이지만, 올해는 코로나 팬더믹 상황과 겹쳐서 폭염의 고통은 배가 되고 있다. 부디 시민들이 건강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이 더위를 넘기길 바란다.

며칠 전 독일을 비롯하여 서유럽과 중국을 강타한 폭우로 마을이 산사태에 잠기고, 도시가 침수되어 마비되는 상황이 속출했다. 과거에도 폭우와 산사태, 홍수 같은 사건이 있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제는 강수량인데, 하루에 쏟아지는 강우량이 500~1000mm로서 국가별로 다르겠지만, 며칠 동안 국지적으로 거의 반년치 비가 내리는 기록적인 기후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 남서부에 있는 라인란트팔트주에서는 714~15일 이틀간 내린 비가 1제곱미터() 140~160리터()였다고 하니 폭우의 위력을 상상할 수 있다. 폭우로 81명의 사망과 1300명이 실종되었다.

중국의 허난성, 산시성, 네이멍구자치구 등 지역에선 최근 나흘 동안 700이상의 비가 쏟아져 도심이 마비되어 15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96명이 사망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중국 북서부 간쑤성에서는 높이 100m에 달하는 모래폭풍(황사)이 도시를 덮었다고 한다. 여름철에 이 지역에 모래폭풍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한다. 이처럼 중국 내에서도 국지적으로 폭우와 가뭄 등 자연재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73일에는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에 기록적인 폭우로 인하여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 15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마을이 침수되는 사건이 생겼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자료에 의하면, 2019년 일본 수해 피해액이 198억 달러(한화 약 227,4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액은 과거 10년간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자연재해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일본 정부의 전망에 따르면, 여기에 글로벌 기후위기에 의하여 일본 평균 기온이 21세기 말까지 최대 섭씨 4.5도 상승하고, 또한 잦은 폭우와 태풍으로 인한 홍수 발생이 2~4배 증가할 것을 예상한다면, 사회적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지난 6월 캐나다 서부에서 발생한 이상 기온은 전 세계인을 경악하게 하였다. 한여름에도 시원하기로 유명한 밴쿠버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은 것이며,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리턴 지역은 49.6까지 올라갔다.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었고, 북위 50도 이상 지역에서 측정된 최고 기온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이상 열 현상을 일으킨 원인이 열돔(heat dome)’이라고 하는데, 2018년 한반도를 강타한 40도 폭염도 이것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의 자료에 의하면, 열돔은 대기 속의 고기압 순환이 돔(dome)이나 모자(cap)과 같은 역할을 하여 표면에 열을 가두어 열파(heat wave) 형성을 촉진하는 기후 현상을 말한다(https://oceanservice.noaa.gov/facts/heat-dome.html). 대기 중에 순환되어야 할 열과 습기가 열돔에 갇혀서 지속적으로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캐나다는 북극과 가까워서 제트기류에 의하여 차가운 공기가 내려와 더운 공기를 몰아내야 하는데, 북극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서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기록적인 폭염도 열돔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일본은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40이상의 폭염이 지속되었고, 우리나라는 81일 홍천군이 41를 기록하여 기상 관측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하였다. 서울특별시 최고 기온이 근대적 기상 관측(1907101)이 이뤄진 111년 만에 39.6°C를 기록하였다. 또한 폭염일수도 31.2일로, 1994년을 뛰어넘어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고 기록하고 있다(당시 기상청 보도자료).

한여름 더위는 당연한 일기 현상이지만, 40°C 이상의 기온이 한달 넘게 지속됨으로서 발생하는 다양한 피해는 시민들의 일상을 힘들게 할 뿐 아니라,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에 문제를 발생한다. 이러한 더위는 늘 태풍이라는 열대성 저기압에 의하여 상쇄되었지만, 최근엔 태풍이 대량의 강우를 포함하고 있어서 또 다른 대규모 자연재해를 발생하고 있다. 가뭄, 폭우, 바람 등 한여름에 발생하는 자연재해는 앞으로도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고,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필자가 본지 칼럼에서 여러 차례 밝혔지만, 해수면에 가까운 도시일수록 저지대의 주거지, 폭우에 의한 산지 주변의 주거지역 안전은 매우 필수적인 대응책임을 우리 모두 잊으면 안 될 것이다. 코로나 팬더믹의 종료는 곧 기후 팬더믹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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