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가만히 들어 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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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가만히 들어 주었어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8.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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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 도어펠드 글, 그림 / 북뱅크

2019.5.15. 출판

[목포시민신문] 나와 관계하고 있는 사람이 내 앞에서 좌절과 절망으로 외롭고 슬퍼할 때, 또는 화가 나서 말할 때 우리는 어떻게 들어주어야 할까요? 또 내 마음이 그러하다면 내 자신을 어떻게 공감해 주어야 할까요?

이 그림책은 주인공과 동물들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공감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보는 포인트는 동물이 등장해서 하는 말을 살펴보고 차이점을 느껴보면 좋습니다. 그리고 독자에게 재미를 선물해 주는 것은 동물들이 각각의 특성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니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그림책의 표지 그림을 보면 둘이 껴안고 있습니다. 과연 주인공 테일러에게 토끼는 어떤 존재일까요?

테일러가 뭔가 자신만의 새롭고 특별한 것을 만들었는데 난데없이 날아온 새들의 소동으로 모든게 허물어 졌습니다. 이때 닭, , 코끼리 그리고 다른 동물들, 이들은 모두 테일러를 위로하고 도와주려고 했습니다. 어떤 때에는 닭처럼 상대방이 슬픔을 털어내길 유도하는 위로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때에는 곰처럼 같이 소리를 지르며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것이 최선일 때도 있고, 코끼리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동이 상대방의 마음에 가장 크게 와닿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만의 방식을 테일러에게 강요하거나 가르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테일러는 그 누구와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내 좌절과 절망에 빠져 있던 테일러가 다시 의욕을 갖고 도전하게 한 토끼의 힘은 무엇일까요?
토끼는 따뜻한 체온을 느낄 때까지 말없이 테일러 옆에 머뭅니다. 테일러가 말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그리곤 테일러의 감정에 그 어떤 판단이나 조언 평가도 하지 않고말을 가만히 들어줍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수용합니다. 테일러의 존재 자체에 집중해 줍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테일러는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힘을 얻게 됩니다.

토끼처럼 공감한다는 것은 나의 의견이나 선입관을 내려놓고 존재로 상대의 말을 들어주려는 의도입니다. 그 의도는 상대와 그의 말을 통해 흘러나오는 삶의 에너지와 연결하려는 것이며, 상대의 말 뒤에 있는 느낌과 욕구에 연결함으로써 가능하며 그 에너지에는 치유의 힘이 있습니다.
사실 토끼처럼 상대의 마음에 온전히 공감하고 가만히 들어주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는 그저 가만히 들어주는건 어떨까요?
그리고 그 누구보다 중요한 공감의 대상은 나 자신입니다.

/기린의 숲 책방지기 김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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