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광장-김경완 시민기자] 과학인의 지식이 사회에 기여해야-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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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광장-김경완 시민기자] 과학인의 지식이 사회에 기여해야-17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8.1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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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오면서 전문가들에게 실망한 적이 많단다. 왜냐하면 교수나 학자들이 자신의 지식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것을 너무도 많이 봤기 때문이야.

영산강 보전운동을 할 때 일부 대학 교수들이 주정공장이 들어서도 영산호는 크게 오염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했거든. , 해양학자들이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드는 사업에 찬성하는 것도 그래. 바다가 미래의 자원이고 희망이라고 가르치는 해양학자가 어떻게 바다를 없애자는 주장을 할 수 있는지.

생태학자들이 4대강 공사로 자연이 회복될 거라고 말하는 것도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야.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경기도 서해안의 시화호 간척을 예로 들어볼까?

김정욱 서울대 교수는 시화호 호수로 들어오는 유입수가 적고, 인근에 공단지역이 있어서 오염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어. 그래서 시화호 방조제 건설을 반대했지. 그런데 고려대 환경토목과의 모 교수는 방조제를 막아도 시화호 수질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어. 오히려 추진되어야 한다고 역설했지. 그런데 시화호가 어떻게 되었니?

완공된 그해부터 적조와 각종 오염으로 내부 호수가 썩고 말았어. 하는 수 없이 시화호 배수갑문을 열어 바닷물을 드나들게 한 후에야 수질이 나아지고 있단다. 결국 시화호 사업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지.

그런데 시화호 사업을 추진한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그러니 시화호와 똑같은 사례가 또 생기는 거야.

새만금 사업도 마찬가지야. 만경강과 동진강의 하구 갯벌의 생산력과 가치를 무시하고 농토를 만들겠다고 33km 세계 최대의 방조제를 만든 것이 새만금 사업이야. 이때 사업 책임자인 한갑수 농림부장관이 식량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 적이 있었단다. 새만금 간척사업을 꼭 해야 할 이유가 농경지가 그만큼 필요하다는 뜻이었지. 그런데 3개월쯤 지났을까? 우리나라에 쌀이 남아돈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어. 쌀을 생산하지 않는 농토에 정부지원금을 주겠다는 정책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농사지을 땅이 남아도는데 갯벌과 바다를 막아 농토를 만들겠다니 얼마나 한심한 정책이니. 갯벌과 바다는 각종 어류와 생물들이 태어나고 자라는 소중한 터전이야. 생물종이 가장 많이 사는 그 갯벌을 없앤다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닭의 배를 스스로 갈라버리는 바보 같은 행동이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행정가와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교수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암울하단다. 이들처럼 자신들의 이익 때문에 지식을 팔아먹는 행위는 씻을 수 없는 죄라는 것을 꼭 명심해 둬야 해.

2000년부터 대통령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 참여한 적이 있단다. 위원은 현직 장관 열 두 명과 일반인 20명이었어. 나 혼자만 목포에서 올라왔지, 모두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야. 대부분 외국 유학경험이 있고, 당시 직장도 훌륭한 사람들이었어.

그래서 서울에 가면 내 뜻을 펼칠 수 있겠구나.’하고 잔뜩 기대를 했지. 그런데 위원회가 열릴 때마다 너무 답답했단다. 대한민국을 큰 틀에서 지속가능하게 발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텐데, 자꾸 엉뚱한 논의만 진행했기 때문이야. 너무 답답한 나머지 내가 다섯 가지를 주제를 제기했어. 한국사회의 가장 중요한 환경쟁점을 가지고 논의해 대통령에게 방향을 제시하자는 뜻이었지. 새만금, 경인운하, DMZ, 지리산 댐, 물관리 일원화까지 다섯 가지였어. 그리고 논의할 때 해당 부처 장관들은 논의에 참여하지 마라고 했지. 부처 이기주의가 너무 심했기 때문이야.

가령, “새만금 사업은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으니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라고 실질적인 의견을 제시해야 해.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해 사업추진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농림부장관이 자기 부처의 이익을 대변하면 국가 발전에 거스르는 행위지.

안타깝게도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의견을 모으지 못한 채 종료되고 말았단다. 각 부처별로 자신들의 입장에 비춰봤을 때 이익이 되면 따르고, 그렇지 않으면 반대만 했기 때문이지.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먼 훗날의 역사를 의식하고 판단해야 하거든. 개인보다는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여길 때 그걸 선택해야 한다는 거야. 나라가 망하든 말든지 자기만 잘먹고 잘살겠다고 하는 것은 소인배의 생각이야.

김경완 시민기자/ 목포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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