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김경애 시인]매혹적인 명시 낭독 아카데미’ “아름다운 당신, 詩 낭독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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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김경애 시인]매혹적인 명시 낭독 아카데미’ “아름다운 당신, 詩 낭독하는 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8.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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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낭독은 나를 물들이는 문장과 만남의 시간이다. 20여 년 전에는 아이들을 위해 동화구연을 시작했고, 10여 년 전에는 시 낭송을 했다. 책을 눈으로만 보는 것보다 소리를 내서 읽을 때 훨씬 글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내 영혼에 들어와 작은 울림이 되어 씨앗이 되었다. 특히 좋은 문장을 읽을 때 정신과 마음에 새겨져 오래 기억된다. 때로는 기도처럼, 마음에 위로가 되고, 내 목소리가 나의 친구가 되었다.

낭독은 가장 편안한 목소리로 그 글의 흐름과 분위기에 맞게 읽으면 된다. 시 낭송은 외워서 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다. 낭송은 조금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것 같고, 낭독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무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는 시 낭송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워,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불편할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기회가 되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낭독회를 꾸려보겠다는 마음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다.

마음으로 생각하면 이루어지는 걸까? 3년 전 전남도립도서관 상주작가로 근무하게 되었다. “매혹적인 명문장 낭독 아카데미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나는 아이디어를 낸 셈이고, 도서관에서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모든 판을 만들어준 셈이다. 그때 20여 명이 넘는 분들이 함께했다. 다들 나보다 목소리도 좋고 삶도 아름다운 분들이 많았다. 그 후에도 목포문학관, 화가의 집, 아트신선미술관, 고호의 책방, 퐁당퐁당 독립서점, 카페 테바, 에코의 서재, 바보마당 눈꽃 카페 등에서 계속 그 모임이 유지되었다.

최하림 시인의 최하림 시전집-예술정신과 시정신”, 황현산 평론가의 밤이 선생이다-한 인간의 고뇌가 세상의 고통이며, 세상의 불행이 한 인간의 슬픔이다”, 황지우 시인의 김현과의 피크닉, 보광사, 게 눈 속의 연꽃, 유마힐”, 김선태 시인의 동백숲에 길을 묻다-느리게 산다는 것, 느리게 쓴다는 것의 의미”, 이대흠 시인의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당신의 말은 향기로 시작되어 아주 작은 씨앗으로 사라진다”, 김해자 시인의 술은 좋아하지만 술 마시면 눕지 못하는 지병이 있는 그 여자, 술이 출렁거리는-해자네 점집”, 나희덕 시인의 파일명 서정시-종이에서 시가 싹트리라 기다리지 말라등 시집 속의 주옥같은 글들을 찾아 읽었다.

올해는 목포공공도서관에서 3년째 그 맥을 잇게 되었다. “아름다운 당신, 낭독하는 밤상주작가 프로그램이다. 김이듬 시인의 히스테리아-여성성이 실현되는 생명력 넘치는 세계, 억눌린 자와 상처받은 삶이 치유되는 인간성 회복의 장으로 시작되었다. 다음 시간에는 김소연 시인의 수학자의 아침-정지한 사물들의 고요한 그림자를 둘러보는 시간”, 김승희 시인의 단무지와 베이컨의 진실한 사랑-저녁에 해 떨어지는 시간에 어렴풋이 이해가 되었다 지금, 여기는, 지상이라고”, 허형만 시인의 겨울 들판을 거닐며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을 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등의 시들을 읽을 계획이다.

요즘 코로나 영향이나 1인 미디어 세대가 되면서 낭독이 더욱더 대세다. 꼭 성우가 되고 시 낭송가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 나에게 들려주는 목소리, 낭독의 시간. “매혹적인 명시 낭독 아카데미의 특별한 점은 대중화된 시보다도 요즘 혼자 읽기 어려운 시, 좋은 시집을 찾아 좀 더 깊이 시를 이해하면서 서로 삶을 나누는 것이다. 잊지 않고 늘 응원해주는 3년 전의 인연과 새로운 인연이 만나 새롭게 꾸려진 아름다운 당신, 낭독하는 밤도서관과 낭독의 문은 항상 활짝 열려있다. 누구나 시와 함께 아름다워지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 약력

2011문학과의식등단. 시집 가족사진, 목포역 블루스있음.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석사졸업, 목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수료. 현재 목포공공도서관 상주작가로 활동 중. kakim045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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